과정추적자

우민아트센터

2019년 5월 8일 ~ 2019년 7월 27일

2019 주제기획 ≪과정추적자≫는 개관 이후 지난 8년 동안 30여명의 유망 작가의 전시를 발굴·지원해 온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전시들을 돌아보고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5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그들의 작업적 역량을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본 전시는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 전시를 기점으로 작업적 방향성의 변화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관람자들이 작가들의 작업에 대해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2019 상반기 주제기획 ≪과정추적자≫ : 작업적 방향성의 변화과정 추적하기 

2019 주제기획≪과정추적자≫는 제작 시기에 따른 연대기적 구분이나 형식적 구분과 같은 객관적 작업 분류 기준이 아니라 작업적 방향성의 ‘선회점’이 되어온 개인적이거나 상징적인 주관적 관점을 기준으로 작가와 출품작을 선별하는 과정을 함께 진행하였다. 
본 기획은 ‘선회점’이라는 장치를 도입해 기존에 지속해오던 작업적 태도와 관성을 깨고 변화를 시도하는 지점에 주목한다. 이로써 참여 작가들이 지난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을 계기로 현재까지 작업적 방향성을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서 어떻게 바뀌어 나가고 있는 지를 전시의 형식을 빌려 확인하는 자리라 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작가와 함께 나누며 작업적 방향성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객관적 대상에서 자아로, 그리고 주체의 이산까지
공간이나 사물들에게서 발현되는 기이한 에너지의 배치와 경계의(교란)에 관심을 가져온 갈유라 작가는 지역에서 마주친 낯선 현실에 개입하여 더 이상 가동되지 않는 지역사회의 생활양식을 재가동 시키거나 식자재로 취급되어온 대상에 잠재적인 생명력을 복원해내는 시도를 해왔다. <지상의 양식 The Fruits of the Earth(2015)>프로젝트를 기점으로 공동체보다, 앞선 자아로 작업적 방향성을 선회하였는데 그 중간 지점에 위치한<디지털 레이싱(2017)>은 특정 공간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던 이전 작업에서 벗어나 장소와 사람과의 관계를 특정하지 않은 채 0으로 돌아가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이후 <오토스포라1: 야곱의 사다리(2018)>로의 작업적 변화는 객관적 대상에서 자아로의 에너지의 이동일 뿐 아니라 에너지를 전달하는 주체의 이산과정 (인간-사물)로 주제가 확장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재현 대상에 대한 거리두기에서 주관적 개입으로의 이동
곽상원 작가는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개인이 겪을 수 있는 소외, 불안, 고립과 같은 감정에 주목해왔다. 작가는 이전까지 재현하는 대상에 대해 거리 두기를 하거나 객관화된 관점으로 접근하였다면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전시를 기점으로 익명성보다는 개별성으로, 객관에서 주관적으로 관심이 구체화되는 작업관의 변화를 반영하듯 파편적 인물과 풍경을 통해 화면에 드러내고 있다.

개인의 기억과 연관된 장소에 대한 관심에서 타인이나 공공의 기억과 장소에 대한 관심으로의 이동
이경희 작가는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픽셀 같은 기억을 장소를 통해 찾아가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종암동 프로젝트(2014)>작업 이후 개인의 기억과 연관된 장소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우연한 기회로 관심을 갖게 된 주한미군 부대를 배경으로 <No U.S. Army there(2017)>작업을 시작으로 타인이나 공공의 기억과 장소에 대한 관심사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작가는 한국 전쟁과 미군의 개입이 남긴 모순적 상황에 대해 주목하며 최근에는 <U.S. Army there(2019)>를 통해 사회적 지위나  직업군에 따라 부여되는 보편적이거나 전형적인 이미지에 가려진 개인의 개별적 특성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타인에게만 향하던 위로가 자신에게로 이동
이선희 작가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헌 옷가지를 수집하여 뜨개질하는 작업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 위안, 위로의 마음을 전달하는 작업을 해왔다. 뜨개질을 편물로 만들어가는 방식에 있어 오랜 시간 동안 심리적 압박을 느꼈던 작가는, <너무나 많은 시작(2014)>통해 뜨개질로 완성된 편물을 실타래로 다시 풀어버리거나 <스스로 버려지는 것은 없다(2014)>에서 과거의 실패작으로 여긴 편물 작업을 세라믹 형태로 재탄생시키면서 재료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감행하며 작업적 방향성을 선회하게 된다. 작가는 앞선 작업들을 계기로 이전까지 타인에게 건네던 위로로 부터 스스로에게 먼저 건네려는 태도로 관심사가 이동하면서 최근에는 그 고민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획일화된 이상향의 강박으로부터 예술가인 자신이 독자적으로 꿈꾸는 이상향으로
이상홍 작가는 ‘조형 드로잉’이라는 이질적인 것들의 접목에서 발생하는 ‘소통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오브제 설치드로잉 작업을 통해 지속해오고 있다. 특정한 방향의 관심사로 모아지지 않는 작업의 특성상 여러 채널로 진행되는 작업들 간의 접점에서 만들어지는 흔적을 선회점이라 생각하는 작가는 예술가로서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라라랜드를위한나라는없다>라는 전시명의 전시를 통해 다양한 변주와 확장을 경험해 나가며 이어가고 있다.

≪과정추적자≫ 라는 기획의 제목으로 부터 쉽게 연상되는 완성된 결과물보다 중요시했던 과정미술이라는 미술사적 개념에 일부 기대어 ‘선회점’이라는 장치를 통해 작가들의 작업적 방향성의 변화 궤적을 정리해 나가고자했다. 이로써 작가의 의식으로부터 발현되어 전개되는 과정을 전시를 통해 정리해보고 의미화하거나 관람자들이 작가의 작업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조지현

기획 : 조지현
출처: 우민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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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이경희
  • 이선희
  • 곽상원
  • 이상홍
  • 갈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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