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기록하고 저장하는 매체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클라우드같은 서비스를 통해 어딘가에 나의 기억들이 층층히 구름처럼 떠있겠지만 그 때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의 미세한 결이나 몸의 예민한 반응들은 이미 거기에 없다. 나의 작업은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이나 장면을 몸의 감각으로 새기고 기록하려 했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접었다 펴고 잡았다가 흩어지는 것 사이, 실낱같이 이어지는 긴장의 연속선 상에서 작업이 진행된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예기치 않게 갑자기 모든 감정들이 환기되는 것처럼 ‘하나의 순간’을 기록하려 했던 이 시도들이 마음 한켠에 접혀 있던 감정을 펴보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출처 : 갤러리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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