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선 개인전: Magic Circle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2023년 12월 13일 ~ 2023년 12월 19일

권지선은 현시대의 놀이가 가지는 역할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연령대에 따라 놀이문화가 정착하는 양상을 탐구한다. 특히 놀이의 개념이 쾌락주의적으로 인식되는 성인놀이문화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현 상태를 재고하게 하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스스로를 ‘진정한 호모루덴스가 되기위한 호모파베르’로 정의한 작가는 순수한 것으로 신성시되는 아동의 놀이와 터부시되는 성인 놀이의 이미지들을 충돌시켰을 때 발생하는 것들에 집중한다.

Magic Circle
튕겨나가거나 빨려 들어가거나,

진실한 몰입을 꾀하는 상황들이 있다. 이는 주로 자의적인 선택이 우선시되는 상태를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오락기계 앞에 앉아 조이스틱을 잡는 순간, 게임의 참여자는 진공상태와도 같은 순간을 체험한다. 그 순간 화면의 캐릭터를 조종하는 이들에게 서로의 과거와 미래는 중요하지 않다. 요란한 오락실의 소리는 일순간 소거되며 게임과 순간만이 존재한다. 가장 순수한 것들이 발현되는 때이다. 스스로의 게임에서 찾은 그 순수한 파편들을 포개어 전시장으로 가져온다. 하나의 조각이 튕겨내는 공기는 얼마나 무거운가. 동시에 하나의 조각이 끌어당기는 시선의 거리는 얼마나 길고 짧은가. 그 선과 원이 모인 형 은 또 어떠한가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순간의 파편들이 모여 하나의 마법진을 그린다.

유희와 놀이는 인간의 필수적 요소로 여겨진다. 이 필요에서 파생되어 나온 수많은 말과 글이 그 맥락을 곡선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권지선의 조각들은 그 곡선 어딘가에서 살짝 삐져나와 작게 열린 열매와 같다. 이것들이 바로 순수한 파편이겠다. 그 조각들을 나는 ‘진정한 호모루덴스가 되기위한 호모파베르의 결과물’로 정의한다.

놀이가 가진 자발성은 사회가 유지 및 발전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놀이가 낳은 공동체의 행동은 문화가 되며 문화는 기록된다. 우리는 남겨진 기록을 통해 현 상태를 재고할 수 있다. 또한 deep/dark play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은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비이성적인 문제들을 어떠한 방법론을 통해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초석 마련의 기반이 된다.

조각이라 불리는 이 파편들이 그려내는 ‘매직서클’은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지우개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린아이는 소리 지르며 달려오고 엄마는 인상을 쓰며 들여다보는 수많은 조각들에게 오늘도 감사함을 표한다. 완벽하지 않은 짜임의 공간 안에서의 더 큰 유희를 모색하고, 얼기설기 엉성하게 생겨난 순간의 견고함을 실감하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권지선
그래픽 디자인: 박현우
후원: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출처: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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