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의 ‘엠큐브프로젝트’ (M’Cube Project) 는 동시대 미술의 가치를 통찰과 깊이로 다져가는 중진작가를 지원하는 전시 프로그램입니다.
현기증이 일만큼 단내가 진동하는 김들내의 아이스크림은 뜻밖에 허무에 대한 이야기다.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의식을 거부하는 인형 이미지로 내면의 무의식을 드러내던 김들내는 달콤함의 대상을 현대인의 욕망이 투사된 이미지로 변주해낸다.
윤기 흐르는 시럽이 가득 올려진 아이스크림과 갖가지 달콤한 것들로 정교하게 치장된 디저트는 아름답되 속되고, 달콤하되 흉포하다. 욕망이란 주체할 수 없는 충동적 파괴력을 동반하기에 단맛의 허기가 채워진 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의 뒷맛은 끈적거리는 허무함과 상실감뿐이다.
김들내는 사랑이라는 감정도 그가 하이퍼리얼리즘 기법으로 묘사한 세상의 온갖 달콤한 것들과 그 이중적 속성이 닮아있다고 말한다. 치열한 욕망이 선사하는 순간적인 만족과 이내 뒤따르는 허무와 불안감, 그 서글픈 역설이 현대인의 초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Sweet Sweet Girl’ 속의 소녀는 인생의 무게처럼 머리에 이고 있는 아이스크림 덩어리가 녹아내릴수록, 그 달콤하고 끈적이는 맛과 향기가 온 몸으로 떨어져 내릴수록 표정은 슬픔으로 가득하다. 달콤하면서도 서글픈 초상이다. (갤러리밈 수석큐레이터 김현진)

I LOVE U_oil on linen_91x91cm_2013

I LOVE YOU_oil on linen_112x112cm_2015
출처 -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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