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개인전 : 결 Traces

OCI미술관

2015년 11월 5일 ~ 2015년 12월 27일


OCI미술관(관장 김경자)은 2015년을 마무리하는 전시로 《김민정: 결》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1년 이탈리아 밀라노로 유학을 떠난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김민정이 24년 만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첫 귀국전이기도 하다. 김민정은 해외에서 활동하면서도 수십 년 간 한지와 먹을 주요 매체로 사용하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여러 작업 중에서도 한지 콜라주 회화 30여 점을 엄선하였다. 


작가가 2002년부터 시도하고 있는 이 작업은 향이나 초로 태워낸 얇은 한지를 집요하리만큼 켜켜이 붙여나간 것이다. 그의 작업에서 불에 그을린 종이의 가장자리는 먹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갈색 음영을 드리우며 강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이 흔적은 한지의 담담한 물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며, 화폭에 깊이를 더하고 심상적 공간을 확장한다. 


김민정에게 한지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철학적 사고(思考)를 펼쳐내는 정신 공간이다. 미니멀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종이의 결을 가다듬으면서, 작가는 스스로의 숨결과 사유의 결을 고스란히 화폭 위에 옮겨 담는다. 


전시 출품작 중 작가의 세계관이 확연히 드러나는 작품은 <Pieno di vuoto(Full of emptiness)>와 <Vuoto nel pieno(Void in fullness)>, 그리고 <Pieno su pieno(Full of fullness)>이다. 작게 태워진 구멍을 보다 크게 태워진 구멍으로 덮어 가기를 거듭하는 이 작업은 채움과 비움의 관계가 양가적이면서도 동시에 순환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그 외 <Insight>, <Order>는 작가의 예술적 영감과 단상(斷想)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Tension>에서는 공간적 긴장감을, 그리고 <Alveare(Hive)>, <Story>, <The Street>는 점으로, 선으로, 물결과 같은 흐름으로 드러나는 강렬한 무언의 박동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5년 신작 <Dobae>를 처음 대중 앞에 선보이기도 한다. 반듯한 한지를 한 면 가득 쓱쓱 바른 이 작업은 황토방의 바닥 같기도 하고, 창호지처럼 보이기도 하여 한국인에게 익숙하고도 반가운 이미지이다. 현란한 색도, 기교도 없는 미색 한지로 표현되었지만, 종이의 표면 위에 향으로 태워낸 자국이 수도 없이 흩어져 있어서 마치 우주의 성좌(星座)를 옮겨놓은 듯 엄숙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번 새 연작에서는 이전보다 한 단계 더 함축적이고 미니멀해진 작품 경향과 인위적 의도를 최소화하여 무(無)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작가의 최근 행보를 엿볼 수 있다. 

OCI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하여 김민정의 섬세하고 사색적인 작업 세계를 국내에 소개하는 한편, 작가의 명상과 직관의 세계가 관람객과도 정신적 교류의 물결을 자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The Street, 2015, mixed media on hanji (Korean mulberry paper), 140 x 200 cm


Alveare, 2013, mixed media on hanji (Korean mulberry paper), 74 x 144 cm


Dobae, 2015, mixed media on hanji (Korean mulberry paper), 95 x 135 cm



Nautilus, 2010, mixed media on hanji (Korean mulberry paper), 217.5 x1 52.5 cm


출처 - oci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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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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