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라 작가의 <개발제한구역>展은 작업실 주변을 산책하다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발견하여 그곳에서 채집한 이미지들을 회화로 기록한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이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그녀는 개발제한구역이라고 지정된 장소가 다소 낯설기도 하였고,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풍경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경관을 정비하고, 환경을 보전한다는 명목 하에 개발제한구역은 작가의 생각과는 달리 관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아 걷잡을 수 없이 자란 잡초들과 여기저기 뒤엉켜 버린 건초들이 방치된 풍경이었다. 작가는 이전 작업에서 보여주었던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인하여 발생하게 되는 도시 이면의 버려진 것들에 주목하여 작업을 진행하였었는데 도시가 아닌 근교로 나와도 똑같이 방치된 것들이 존재하는 현상을 마주하게 되면서 그곳에서 발견되는 건초더미들과 죽은 나무들, 누군가가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이번 전시의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이번 전시는 도시근교로 벗어나도 여전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개발과 방치의 공존 현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내면의 감정들을 개발제한구역의 풍경에 투영시킨다.

출처: 가창창작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