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유행병과 테크놀로지와 그리움과 목적 잃은 편집증이 함께 만들어낸 지구는 과거와 달리 이방인들로 가득 찬 낯선 땅이 되었다. 신체의 변천을 경험한 인간은 전에 없던 장소에서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 볼품없는 모습으로 관성적인 행위만 반복하더라도 결국엔 종말을 견디는 법을 배워간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사이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타자적 존재들의 SF를 시각 작업으로 써내리고 싶었다. 외계에서 온 누군가, 인류에게 복종-혹은 복수-하는 인공지능, 생체실험을 통해 탄생한 신인류 등.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적 계보를 타고 내려온 이 낯선 후손들은 다종다양한 시공간에서 권력자, 침략자, 괴물, 영웅, 배제된 소수자, 혹은 평범한 시민으로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하루를 보낸다. 낯선 땅의 이방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전시 서문 중.
참여작가: 김연재
출처: 유영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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