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Nostalgia.’
어디에도 머무르고 살 수 없는 이산의 시대, 이방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노스텔지어의 순기능을 삭제와 은유의 방식을 통해 말하다.
작가노트
우리는 모두 태어난 곳으로부터 멀리 떠나왔다.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도전하며 외부의 자극과 싸우고 승리하고 때로는 좌절한다. 그럴때마다 마음 한켠에서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또는 특정 과거의 추억을 꺼내어 지금을 위로하고 역경을 이겨내는 원천으로 삼는다. 과거에 머무는 것이 때로는 현실을 아프게 하고 적응하지 못하게 하는 병이 되기도 하지만, 향수는 우리가 현재에 머무르기 버거워 할 때마다 아늑한 동굴이 되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따뜻한 집이며, 어머니이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인간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과거를 제대로 그리워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우리가 현재를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얀 거짓말’ 이라는 단어가 있다. 타인을 속여 의도적으로 진실을 속이는 행위가 때로는 타인의 신뢰와 관계를 지키기 위해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럴 때 흰 색의 긍정과 순결의 의미를 빌어와 거짓말에 순기능을 부여한다. 우리가 떠나왔던 그곳도 이제는 하얗게 바랬다. 흐릿하지만 따뜻하고 순수한 기억을 작품으로 하여금 다시 떠올리며 우리의 현재가 위로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작가소개
김현희 작가는 시대에 따른 가치의 변화와 미적 아름다움을 한국 전통가구라는 연대적 매개체를 통해 서사한다. 조각과는 달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 변화를 가져오는 느린 속도감을 가진 가구를 오브제로 하여 동시대의 이슈를 탐구한다.
참여작가: 김현희
그래픽디자인: 이석현 (Seokhyeon Lee)
조향: 박태멘 (Temen Park)
글: 라현진 (Hyunjin La)
후원: 서울문화재단 (SFAC)
참여작가: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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