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인 개인전 : 우물 바닥에 조약돌 닿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공에도사가있다

2017년 1월 24일 ~ 2017년 2월 5일

이 전시는 시인 이제니의 시 <별 시대의 아움> 중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것은 이제 막 떠올랐다가 사라져버린 완벽한 문장. 영원히 되찾을 수 없는 언어의 심연.’

저는 세계를 구성하는 질서들의 구성요소를 분해해 원자적 개별자로 쪼개고, 그 질서들의 원리를 변용하여 분해된 개별자들을 재조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질서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제가 종종 사용하곤 하는 재료 중에는 언어로 포함됩니다. 

이 전시는 언어를 기능할 수 있게 하는 규칙의 귀퉁이들을 뭉개어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언어적 논리구조의 영역과 그 바깥 영역에 반씩 걸쳐진 반투명한 의미들을 인식 가능한 감각으로 구현하려 합니다. 하지만 아마 그것은 그 바깥 영역을 드나들며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통로가 아니라, 그 바깥 영역의 존재를 겨우 인식할 수 있게 돕는 꼭짓점이 되는 것이 고작이겠지요.

우리는 특정 지점에 우물을 파서 우리에게 필요한 물을 얻어냅니다. 하지만 우물 밑바닥에 연결된 거대한 흐름을 통제하지도,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그 깊이를 가늠해보려 던진 조약돌이 바닥 표면에 닿는 소리로 심연을 감히 알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노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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