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와 호박목걸이 Dilkusha and Chain of Amber

서울역사박물관

2018년 11월 23일 ~ 2019년 3월 24일

종로구 행촌동에‘딜쿠샤’라는 가옥이 있다. 현재 이 가옥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내부복원 공사를 통해 다시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 집의 원래 주인은 앨버트와 메리 테일러 부부였다. 이들은 1917년부터 1942년까지 서울에 살면서 다양한 활동과 경험하였고, 그 때 남겨진 유물들은 당시 흔적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앨버트와 메리 테일러 시각을 통해 본 서울(경성)의 모습은 외국인이 관찰했다는 측면에서 기존과는 차이점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테일러 부부가 어떻게 조선을 바라봤는지 알 수 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행촌동, 500여년 된 은행나무 옆에는 붉은 벽돌의 서양식 가옥이 있었다. 집 주변의 음산한 분위기 때문에‘귀신이 나오는 집’으로 불렸고, 1990년대에는 ‘대한매일신보 사옥’이나 ‘베델하우스’로 추측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서일대학교 김익상 교수가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의 의뢰를 받아 그가 어릴 적 살았던 집을 찾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결국 집을 찾는데 약 2개월이 걸렸다. 이 집의 이름은 ‘딜쿠샤’DILKUSHA였고, 외국인 부부 앨버트 테일러와 메리 테일러가 거주했었다. 2006년 브루스 테일러는 67년 만에 자신이 태어난 집을 찾았으며, 이로써 은행나무골 붉은 벽돌의 집 ‘딜쿠샤’에 숨겨져 있었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앨버트 테일러는 운산금광을 운영하고 있던 조지 알렉산더 테일러의 아들이다. 그는 22세부터 조선이 와서 금광업에 종사하였다. 그가 출장차 일본에 갔을 때 요코하마에서 메리 린리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1917년 인도 뭄바이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그 해 가을 조선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였다.

1919년 테일러 부부의 아들 브루스 테일러가 태어날 때 조선에는 3.1운동이 있었다. 앨버트 테일러는 고종국장, 3.1운동, 제암리 학살 사건 등 조선에서의 독립운동과 일제의 잔학상을 기사에 실어 전 세계에 알리려고 노력하였다. 이 후 이들은 1923년 종로구 행촌동에 자신들의 집을 짓고 이름을‘딜쿠샤’라고 하였다.

1941년 일제의 진주만 기습으로 미국과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고 이듬해 테일러 부부는 조선에서 강제로 추방되었다. 1945년 조선이 해방된 후 이들은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1948년 앨버트 테일러는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숨을 거두었다. 메리 테일러만이 홀로 입국하여 남편을 서울 양화진 외국인 묘원에 안장하였고, 미국으로 돌아가 1982년에 세상을 떠났다.

메리 테일러가 지은『호박목걸이 Chain of Amber』는 1917년부터 1942년까지 테일러 부부의 서울살이를 기록한 자서전이다. 자서전이 출판되기 전 1982년 메리 테일러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유고를 아들 브루스 테일러가 정리하여 1992년에 출간하였다. 이 책에 등장하는‘호박목걸이’는 메리 테일러가 앨버트 테일러에게 결혼선물로 받은 것이다. 책의 모든 내용은 호박목걸이를 통해 이야기가 되고 있기 때문에 상징성이 매우 큰 자료라고 할 수 있으며, 테일러 가문에서도 귀한 보물로 여겼다. 『호박목걸이』에는 당시 서울사람들의 생활모습, 민속신앙, 금강산 유람 등을 보며 느낀 생각 등 그녀가 조선에 살면서 체험했던 경험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딜쿠샤’는 종로구 행촌동 커다란 은행나무 옆에 세워졌다.‘딜쿠샤’라는 이름은 산스크리트 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의미이며, 메리 테일러가 인도 북부 러크나우를 여행할 당시에 본 건물의 이름을 따왔다. 가옥 오른쪽 구석에는 DILKUSHA 1923 PSALM ⅭⅩⅩⅦ.Ⅰ’이라는 정초석이 새겨져 있다. 집의 구조는 지하1층에 지상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강석을 다듬어 기단을 놓고 그 위에 붉은 벽돌을 쌓아 올렸다.

출처: 서울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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