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예술촌 교류전 박찬원 사진전 : 숨 젖 잠

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8월 2일 ~ 2016년 8월 14일


돼지는 왜 태어나고 사는 걸까? 

예술문화공간과 철공소들이 공존하는 서울 문래동 <문래예술촌>. 지이잉, 쿠왕, 꿀꿀꿀.... 철이 갈리는 소리, 묵직한 철재가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최근 돼지 울음소리가 뒤섞이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곳으로 쏠렸었다.

소리의 진원지는 사진가 박찬원의 전시 <꿀 젖 잠>이 열린 대안예술공간 이포였다. <꿀 젖 잠>은 돼지들을 사진과 영상, 사운드로 기록한 것으로 <소금밭>(2013), <삶>(2013), <여행>(2014) 시리즈를 통해 ‘삶과 죽음의 세계를 곡진하게 사진작업으로 표상해온 사진가’라는 평을 듣는 박찬원의 네 번째 작업이다.

<꿀 젖 잠>은 돼지가 태어나 사육되고 도살되는 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기록사진’부터 돼지가 관객을 바라보는 시점의 ‘초상사진’, 돼지울음소리와 삼겹살집에서 고기를 먹으며 떠드는 사람들의 소리를 뒤섞어 편집해 돼지의 이미지와 함께 보여준 ‘영상’작업에 이르기까지 그 기획과 구성이 드물게 촘촘한 전시였다.

전시는 막을 내렸지만 ‘돼지 같은 사람, 사람 같은 돼지’의 존재를 은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동물과 사람의 시점을 오가며 서로의 모습을 투사케 한 전시의 여운이 아직까지 회자된다. 이에 박찬원의 <꿀 젖 잠>을, 류가헌이 첫 문래예술촌 교류전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꿀 젖 잠>이 돼지가 사람에게 주는 메시지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전시 <숨 젖 잠>은 ‘생명의 의미’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기 전시되었던 ‘젖’과 ‘잠’의 사진들이 새 전시공간의 규모와 형태에 맞추어 재구성되며, ‘숨’에 해당하는 미발표 사진들이 새로이 전시된다. 어미 돼지의 뱃속에서 새끼가 빠져나오는 출산과정, 탯줄로 연결된 어미와 새끼의 상황 등을 기록한 사진이 ‘숨’이다. ‘꿀꿀꿀’ 돼지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끌끌끌’ 사람이 혀를 차는 소리 같기도 한 사운드 역시 전과 다른 방식으로 설치된 영상과 함께 전시장을 메운다.

“살아 있는 동안 돼지의 역할은 없다. 개처럼 사람을 즐겁게 해주거나 지켜주지도 않는다. 소나 말처럼 일을 하지도 않는다. 죽은 다음 인간에게 고기(자기 몸)를 제공하는 것이 유일한 역할이다. 그런데도 새끼를 가장 많이 낳는다. 1년에 2.5회 임신을 하고, 한 번에 12~16마리 새끼를 낳는다. 그러면서도 가장 빨리 자란다. 자연 수명은 12년인데 반년이면 다 자라 도살장으로 간다. 생태적으로 인간의 식량에 가장 적합한 동물이다. 그런데 왜 태어나고 왜 사는 것일까?”

사진가 박찬원이, 돼지우리를 100번이나 찾아가는 지난한 여정 전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작가는 전시 <숨 젖 잠>을 통해 그 ‘생명의 의미’를 더불어 함께 탐색하기를 바란다.


박찬원 _ <숨, 젖, 잠> _  잠, 돼지 6, Pigment Print, 60 40cm, 2016


박찬원 _ <숨, 젖, 잠> _  꿀, 돼지 1, Pigment Print, 60 40cm, 2015



박찬원 _ <숨, 젖, 잠> _   죽음, 돼지 2, Pigment Print, 60 40cm, 2015


작가와의 만남 8월 6일 토요일 오후 6시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박찬원

현재 진행중인 전시

open cache
open cache

2025년 12월 11일 ~ 2026년 1월 3일

베르나르 프리츠 개인전: The Return
베르나르 프리츠 개인전: The Return

2025년 11월 6일 ~ 2026년 1월 4일

다니엘 레르곤 개인전: Auflösung
다니엘 레르곤 개인전: Auflösung

2025년 12월 4일 ~ 2026년 1월 24일

유신애 개인전: Ghetto Bouquet
유신애 개인전: Ghetto Bouquet

2025년 11월 27일 ~ 2025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