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보다 먼저

수원시립미술관

2021년 8월 18일 ~ 2021년 11월 7일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 김수영 「풀」 중에서

민중미술은 1980년대 격변하던 한국의 시대변화에 발맞추어 태어난 사회참여적 미술을 이르는 명칭이다. 우리나라 현대미술사는 일제강점기에 서양화를 수용하며 서구 미술사의 양식적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되고, 한국전쟁과 분단 이후 참여적 경향의 제 예술이 힘을 잃으면서 1960년대에는 본격적인 모더니즘의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민주적 시민의식의 성장과 더불어 미술에 있어서도 현실비판과 저항정신을 담아내는 미술의 새로운 형식에 대한 고민이 생겨났고, 이는 서울뿐 아니라 광주, 부산 등의 지역 중심권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기도의 중심지였던 수원에서는 1979년 ‘POINT(포인트)’를 시작으로 서울, 광주와 더불어 가장 이른 시기부터 사회적 고민을 담은 전시가 개최되었고, 이후 여러 소집단이 등장하며 사회상을 반영하고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전국적으로 이루어졌던 민중미술운동은 다른 미술의 경향들과 마찬가지로 문화의 중심인 서울을 중심으로, 그리고 중앙에 알려진 활동들을 중심으로 정리되었지만 실상 이러한 미술사적 기술(記述)에 부족함이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이번 전시는 기획되었다. 민중미술은 노동의 현장과 시민들의 시위현장에서 액자를 끼우고 좌대에 놓이는 기존의 예술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이루어졌기에 전국에 산재(散在)되어 있는 미술작품과 활동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서울은 물론이고 수원과 인천, 안양, 가평, 청주, 울산, 대구, 부산 등 각지에서 벌어진 민중미술의 양상이 노동과 분단, 그리고 여성의 문제를 동시다발적이고 다양하게 폭발시킨 전국적인 흐름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번 전시의 1부에서는 수원 민중미술의 그룹과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고, 2부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했던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포괄적으로 조망하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가 1980년대로부터 우리나라 미술의 큰 줄기를 형성하였던 민중미술의 갈래들을 폭넓게 조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참여작가
권용택, 박찬응, 손문상, 신경숙, 이억배, 이오연, 이윤엽, 이주영, 임종길, 최춘일, 황호경, 강요배, 곽영화, 광주시각매체연구회, 김봉준, 김정헌, 김종례, 그림패 둥지, 노원희, 민정기, 박경효,배용관,서성훈, 박경훈, 부산청년미술인협회, 성효숙, 신학철, 안성금, 윤석남, 이기연, 이상호, 이응노, 이종구, 임옥상, 전정호, 정비파, 정정엽, 정하수, 천광호, 최민화, 한국TC전자 여성노동자, 홍성담, 홍성민

출처: 수원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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