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지 개인전: The Whole Painting Vanished

디스위켄드룸

2021년 6월 9일 ~ 2021년 7월 3일

디스위켄드룸은 6월 9일부터 7월 3일까지 박형지 개인전 ‘The Whole Painting Vanished’를 개최합니다.

박형지는 지난 10여 년간 회화에 대한 고찰로 구축된 캔버스 회화와 그 과정에서 파생된 하나의 주제를 탐구한 프로젝트를 쉼 없이 병행해왔습니다. 전자는 회화의 문제를 회화로 해결하는 것으로 일종의 ‘찾기’ 형태인 반면, 후자는 회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화 아닌 것이 요청되는 것으로 어떤 ‘되기’의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캔버스 위에 무엇인가 시도하고, 실패하고, 물감으로 덮어버리거나 긁어내고 다시 그리는, ‘실패와 망치기’로 명명되는 작가의 작업과정은 말 그대로의 ‘실패’ 혹은 ‘망침’이 아닌, 작업을 풍요롭게 하는 주요 동력입니다. 각각의 쌓아올린 층들은 다음의 행방을 가리키는 지도가 되며, 과정의 모든 단계가 각각의 목적이고, 이 목적들이 그려지고, 달라지고, 지워지고, 축적되어 비로소 한 점의 회화가 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며칠 전 이 그림을 시작했을 때 작업이 잘 되어갔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림은 하루 정도면 거의 완성이었다. 하지만 그날 저녁 작업실에 와서 그림을 다시 보았을 때 나는 그림의 왼쪽 부분은 마음에 들었지만, 오른쪽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림의 오른쪽 부분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림의 오른쪽 부분이 왼쪽 부분보다 더 좋아 보이는 일이 생겼고, 그래서 다시 그림의 왼쪽 부분을 바꾸었다. 그러자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림 전체가 사라져 버렸다.” - 필립 거스턴(Philip Guston)

박형지에게 회화는 필립 거스턴의 고백과 같이 선택과 결정을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사건들이 축적된 결과물입니다. 회화란 물질적 총체의 현전임과 동시에 형태의 무한한 이행으로 나아가는 능동적 운동체라는 점에서 박형지의 작업은 ‘실패와 망치기’라는 반복적 층위를 통해 어느덧 자신만의 고유한 논리를 구축해나가며 회화라는 계통의 뚜렷한 개체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디스위켄드룸이 올해 초 한남동으로 공간을 이전하고 기획한 두 번째 전시입니다. 망쳐 지우고 긁어낸 흔적이 안내하는 연속적 지층을 따라 화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직관적 서사를 감상하며, 많은 관람객들이 화화가 제공하는, 아직 다 누리지 못한 자유의 형태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참여 작가 소개

미술작가 박형지(b.1977)는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 과정을 거쳐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개인전 ‘Fake Tales from Somewhere’(Harrington Mill Studios, UK, 2010)을 비롯해 노팅엄, 제네바, 산네스, 브루산, 서울 등 국내외를 오가며 지금까지 총 8회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로테르담, 부다페스트, 런던, 바르셀로나, 서울 등에서 열린 다수의 기획전과 산네스, 암스테르담, 양곤, 로테르담, 서울 등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초대되거나 선정작가로 활동했다. 

참여작가: 박형지

출처: 디스위켄드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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