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2017년 9월 29일부터 2018년 2월 18일까지 《벌집도시와 소리숨바꼭질!》전을 개최한다. 미술 감상을 통한 사고력 향상이라는 큰 방향 아래 ‘색’, ‘점선면’, ‘율동’ 등 기초 조형 언어들을 주제로 전개해온 북서울미술관 어린이 전시의 이번 키워드는 ‘소리’이다.
구부요 밴드와 이화진은 ‘플라잉 시티’ 시절부터 서울의 개발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이어왔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서울에 손금처럼 새겨져온 사람들의 삶과 자생적인 관계망들이 자본의 힘에 무력하게 밀려나는 현실 속에서, 어린이들은 더 나은 도시를 함께 그려보는 작가의 동반자이다. 작가는 10년 가까이 어린이와의 교육, 협업을 지속해오며 어른이 상상할 수 없는 시선으로 도시의 현재를 새롭게 바라보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미래의 도시를 꿈꿔왔다.
북서울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소리’의 관점으로 도시 환경을 새롭게 발견하고,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감상 경험을 통해 어린이들이 소리감각을 기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전시에 등장하는 소리, 키네틱, 인터렉티브 미디어 기술은 작가가 오랫동안 어린이와의 소통방식을 연구해온 과정에서 시도한 장치들로, 재미있고 이색적인 관람 경험을 통해 관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어린이들과 함께 상상한 ‘벌집도시’의 다양한 면면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큰 줄거리를 제공하는 ‘도시모형’ 연작은 도시의 생활, 빌딩 숲, 깊은 호수, 푸른 숲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대나무로 만든 ‘넝쿨 테두리’가 각 ‘도시모형’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테두리 안팎을 채우는 건물, 거리, 파도, 나뭇가지 등 세부 요소들과 센서 반응으로 작동하는 소리들이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도시모형’에 얽힌 상상 속 이야기를 선묘로 표현한 작품 <도시에게 보내는 시>는 작가가 작품의 영감을 받은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 속 이야기를 어린이들이 듣고 그린 드로잉 연작이다. 이 드로잉은 전시장 바깥 복도 공간의 참여형 작업으로도 연결되어 관람객이 버튼을 직접 두드리며 도시 소리를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전시장 안쪽의 키네틱 조각 <해파리>, <콩벌레>는 독특한 움직임을 통해 벌집도시에 사는 바다, 육지 생물을 표현하고, 동굴 안 어둠 속에 등장하는 네온 작업은 도시에 사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나타낸다.
<벌집도시와 소리숨바꼭질!>은 어린이들이 소리와 숨바꼭질하며 스스로의 도시 리듬을 만들어보고, 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주변의 소리들에도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애정과 질문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자신만의 도시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1923-1985)/ 이현경 옮김, 『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2007.

조라 2006 – 2012 2017. 약 2m (가변설치물), 종이, 대나무, 재활용 가공재료 (우)
제노비아 2009 – 2012 2017. 약 2.5m (가변설치물) 종이, 대나무, 재활용 가공재료 (좌)

이사우라 2005 – 2006 2017. 약 3m (가변설치물) 종이, 대나무, 재활용 가공재료 (우)
체칠리아 2012 2017. 약 2.5m (가변설치물) 종이, 대나무, 재활용 가공재료 (좌)

여전히 공사중, 우당탕탕, 재원, 제노비아, 2017, 가변크기, 디지털 프린트

깊은 호수, 출렁출렁, 하빈, 이사우라, 2017, 가변크기, 디지털 프린트

도시에게 보내는 시, 2017, 가변크기, 나무, 제어시스템, 디지털 프린트

해파리(Kinetic Ramble v1), 2017. 높이 약 1.4m, 목재 프레임, 모터, 인조가지, 센서시스템

벌레(Kinetic Ramble v2), 2017. 높이 약 1m, 모터, 제어시스템, 인조가죽

외계어 놀이, 2017, 가변크기, 네온
도슨트 시간
주중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5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3시, 5시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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