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내가 너희를

인터랙션

2016년 12월 24일 ~ 2017년 2월 12일

인터랙션 INTERACTION 은 장종완‚ 정희민‚ 장진택의 전시 «보라‚ 내가 너희를»을 개최한다. 전시 참여자들은 순수 미술 작가로서 혹은 미술 이론가로서 다양한 형상으로 존재하는 자기 정체성을 스스로 설정하고 매일을 살아내는 한 인간으로서의 복잡한 삶의 모습을 파악한다. 이로부터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를 관조하고 각자에게 내재하는 신의 의미를 전시라는 형식 안에서 찾아나간다.

어쩌면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질곡의 인류 역사 속에서‚ 사람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창조한 무형의 인공 창조물인 ‘사회’라는 거대 구조는 이제 그 창조자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기능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내부의 ‘종교’라는 요소는 사회의 인간 통제 수단으로서 진정한 자아를 파악하고자 하는 우리를 ‘구도자’라는 역할의 틀 안에 갇혀있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본 전시는 이미 어떠한 틀 안에서 잉태되었기 때문에 자유로이 선택할 수 없었던‚ 주어진 모든 것에 대한 의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아와 세계 간 관계 맺음의 구도를 조망하려는 태도는 전체와 세부‚ 안과 밖‚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계와 신 등의 이분법적 관계 도식을 소거시키려는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보라‚ 내가 너희를»은 자아–세계의 관계를 살피고자 하는 작업자들의 진지한 내적 성찰을 통해 우리가 이른바 ‘정체성의 확립’이라는 지점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각자의 삶에 대한 정당한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옅은 믿음을 담담히 내어놓는다.

장종완은 무너졌던 것들에 대한 잊혀진 희생의 서사에 집중한다. 흥망성쇠의 흐름을 공유하는 피조물의 존재는 그 나름대로 의미를 찾기 위해 스스로의 근원을 신화화한다. 떠나버린 아버지의 남겨진 유산은 현존하는 창조물이 행복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일 수도 있음을 그는 이야기 한다. 정희민은 대상과 나의 진정한 조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것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거나 혹은 어떠한 ‘진정성’이 내포하는 그 실재의 모호함을 느끼는 것이 곧 우리의 숙명임을 자각한다. 여기서 그는 자아의 인식을 위한 탐구의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순간들‚ 즉 무엇인가를 찾아나가는 물리적인 행위의 실천을 통해 자신을 파악하고자 한다. 장진택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자기–설정하고 진실로 자유로운 인간으로서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내적 고민을 지속한다. 그는 진솔한 자전적 고백을 공개하는 것으로서 자아와 세계의 거리를 체감하고‚ 건강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하는 다짐과 선택을 올바르게 행하기 위한 내적인 준비 상태를 조성하려는 노력을 종용하려 한다.

«보라‚ 내가 너희를» 안에서 각각의 작업들은 서로의 세계를 드러내는 행위이자 서로의 신을 바라보려는 일종의 제스쳐이다. 나아가 전시 자체는 작가 그리고 기획자이기 이전에 현존하는 한 인간으로서 홀로 때로는 함께 소유하게 되는 신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집산에 뒤따르게 될 새로운 가능성의 한 표본이 되고자 한다. 이로써 전시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내적 의심 그리고 반성과 고민의 행위를 통해 모두가 각자의 신을 관조하기를 바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간의 고민의 흔적과 잠정적인 결과물을 다시금 바라보게 될 다른 타인과의 마주함을 통해‚ 그들이 그들의 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또 다른 타인이 되는 전시의 참여자들과 함께 또 다른 상호소통과 이해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오프닝 리셉션: 2016. 12. 23, 오후 6시


기획 : 장진택‚ 정희민

주최 : 인터랙션 INTERACTION

디자인 : 이원섭


출처 : 인터랙션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장종완
  • 정희민
  • 장진택

현재 진행중인 전시

래리 피트먼: 카프리초스와 야상곡 Lari Pittman: Caprichos and Nocturnes
래리 피트먼: 카프리초스와 야상곡 Lari Pittman: Caprichos and Nocturnes

2025년 11월 6일 ~ 2025년 12월 27일

더 드로잉 : 나에게 드로잉이란
더 드로잉 : 나에게 드로잉이란

2025년 9월 26일 ~ 2026년 2월 8일

A. Westerlin Hatt.: Maximum Momentum
A. Westerlin Hatt.: Maximum Momentum

2025년 12월 3일 ~ 2025년 12월 20일

광장의 노래
광장의 노래

2025년 6월 9일 ~ 2025년 1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