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다 개인전: 일만 마리의 코끼리들 / imagine prompt: ten thousand elephants

쇼앤텔

Oct. 8, 2022 ~ Oct. 23, 2022

사라다의 첫 개인전은 필사본 시대의 이미지와 AI가 그린 이미지의 만남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imagine prompt:” 는 ai 화가 중 하나인 Midjourney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요청할 때 사용하는 명령어입니다. 흔히 '상상하다'라고 번역하는 imagine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믿다, 생각하다” 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ai를 이용해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 쌓이는 이미지들을 만들 때마다,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고 그려보라고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일만 마리의 코끼리들"은 AI로 제작된 무수한 이미지들을 은유합니다. 세상 모든 만물을 뜻하는 불교 용어인 삼라만상의 만상萬象을 직역하면 일만 마리의 코끼리라는 뜻입니다. 코끼리 상象이라는 글자는 과거 쉽게 볼 수 없었던 코끼리를 그림을 통해 보았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화가들이 그린 코끼리 그림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화가들은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코끼리 라는 생물을 여행가들의 ‘말을 듣고’, 혹은 다른 화가들의 ‘그림을 보고' 그려야 했습니다. 그 결과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기괴한 형태로 보이는 여러 가지 동물들이 탄생했습니다. 이 과정은 마치 현대의 ai가 인간의 말을 듣고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해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번 전시의 작업들은 작가가 오랫동안 관심이 있었던 필사본 시대의 이미지와 ai가 그린 이미지의 여러 가지 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필사본 속에 섬세하게 그려진 이미지들은 주로 종교적인 내용을 주제로 현대인의 눈에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묘사합니다. 이 이미지들은 오랜 세월 보존되어 살아남았고, 박물관에 조심스럽게 보관됩니다. 반면에, ai의 그림은 밀물과 썰물처럼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이미지입니다. 메신저에서 메시지를 보내듯이 텍스트를 입력하면 쉽게 이미지가 생성되고, 곧 다른 사람들이 요청한 새로운 이미지에 묻혀 화면 바깥으로 밀려나가 버립니다.

작가는 이 두 이미지들이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현실에 없는 것을 진실로 믿고 그려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를 ai에게 언어로 설명하려고 애쓰는 사람과는 반대로, 이 이미지들은 언어로 표현된 것을 그림으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실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극한의 믿음 - 필사본 시대의 리얼리티가 하늘을 나는 성인과 얼굴 달린 태양을 통해 묘사되었다면, ai 그림의 리얼리티는 명령어를 가다듬기를 반복하며 정교해집니다.

기획, 디자인, 글: SARADA
주최: 쇼앤텔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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