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베이2020 문장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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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9일 ~ 2020년 11월 29일

«서베이2019»가 ‘지금 현재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질문과 대답을 모으고, 서로 잇고, 그 위치를 표시하여 거대한 상황 파악의 그래프를 그리려는 시도’였다면, «서베이2020 문장수집가»는 20세기의 디자인 잡지를 통해 그래픽 디자인의 계보에 언제나 존재했던 이야깃거리를 낯설게 그러나 익숙하게 마주하려는 시도다.

«서베이2020 문장수집가»는 2000년 이전에 발행된 세 종류의 디자인 잡지를 문장 단위로 해체하고 그러모았다. 잡지만이 가진 특징은 그가 다룬 소재에 대한 지속적인 애틋함, 더 나은 세계를 위한 희망일 것이다. 이곳에 등장하는 문장들에서 우리는 창조력의 근원을 묻는 원론적인 태도, 선배 디자이너가 차세대 디자이너를 바라보는 시선, 익명의 디자이너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는지 걱정하는 일상적인 푸념 등을 엿볼 수 있다.

‘세기말’이 흔한 농담의 소재가 되고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의식하는 일이 익숙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 시절을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할 말이 너무나 닮아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 현대는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일까. 비등한 문제의식과 상통하는 감정 사이로 시기를 구분하는 타임라인은 희미해진다. 동어 반복에 가까운 수많은 언어가 단순히 과거에 대한 냉소가 아닌 지금 이 영역의 골조를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시, 현재는 우리의 몫이다.

https://survey2020.xyz
문장수집가가 발췌한 500여 개의 글을 원하는 방식으로 열람하고, 복사할 수 있다. 또한 당신에게 말을 거는 문장에게 약 50년에서 20년 정도 늦은 답변을 남길 수 있다. 그 일이 고되거나 헛되지 않도록, 문장수집가는 반자동 완성 기능을 갖춰 몇 가지의 언어를 제공하고 응답된 문장을 함께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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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지면에 있던 문장이 다른 호흡을 갖추고 하나의 공간에 모여서 나열된다. 눈에 들어오는 문장만 보거나, 새롭게 등장하는 화면의 문장을 보거나, 문장의 공간에 들어서서 문장수집가(혹은 필자들)의 강박을 느끼는 등 관람 방식은 열려 있다.

기획: wrm, rebel9
콘텐츠 후원: 월간 <디자인>
웹사이트: https://survey2020.xyz
*웹사이트는 11월 9일 오픈할 예정이며, 전시가 끝나도 닫지 않습니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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