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나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었는지, 도시생활을 접고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었으나 다시 도시로 돌아왔고, 시름하던 순간 그림이 다가왔다. 고흐처럼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고, 앙리 루소처럼 주말에 그림을 그렸다.
스토리텔링 여행 작가로 경기관광공사에서 이년 남짓 글 쓰는 일을 하면서 경기도 성지순례가 성당과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때만 해도 성지의 신부님과 인터뷰 혹은 성지를 소개하는 글이면 되었는데, 이번에는 아주 우연히 성당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떤 인연인지는 모른다. 매주 그리려 갈 계획과 약속이 있었고, 그리고 있었고, 즐거운 작업이 되었다.
‘아름다운 성당 그림여행’ 은 지난 가을에서 봄으로 이어진 야외 스케치의 기록이자 결과물이다. 이른 새벽 자연의 숨겨진 색과 만나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새들의 노래를 만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성당 33곳. 시작은 ‘100년 성당‘ 모두가 100년이 된 건 아니지만 오랜 역사와 시련을 겪으며 현재까지 이어 온 정신과 존재를 그 자체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성당들이다.아름다운 성당 작업들은 직접 '그곳'을 방문하여 그린 그림들이어서 때론 거칠기도 하고, 그곳의 분위기에 따라 그림도 다르지만, 야외라는 공간과 제한된 시간 안에 표현해 낸 것들이다. 다음 작업에는 어디로 여행을 갈지, 어떤 주제가 나를 기다릴지 기대된다. / 김복녀
오래된 아름다운 성당을 가보고 싶고, 기회가 되면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성당 야외스케치. 작년 가을부터 올 5월까지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전국의 성당 33곳을 찾아다니면서 스케치하였다. 어떤 장소에 잠시 머물면서 그림을 그리면, 사진을 찍는 것보다 더 그 장소에 대한 느낌과 감정이 고스란히 생생하게 살갑게 다가옴을 알았다.
하늘과 첨탑과 성당, 성당과 수목, 성당과 성상, 성당과 마을과의 관계를 담아내는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다. 매번 각 지역 성당건물들 나름대로의 특색을 살려서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를 주어 그려보고자 하였다.
산을 오를 때, 잘 모르는 길을 앞장서서 걷게 되면, 길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안하다. 오르막이라 한치 앞의 길도 헷갈려서 이쪽인지 저쪽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잠시 멈춰 서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면, 내가 걸어온 길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아~ 미지의 길과 이미 걸은 길은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는구나. 나의 성당스케치도 이와 같지 않을까. 처음에는 막연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길에서 시작하여, 늘 함께 해주신 주님이 계셨기에 어떠한 두려움 없이 그 길이 기쁨이 되어 충만하여 걸어왔던 것이다. / 윤영선


출처 - 갤러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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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5일 ~ 2026년 5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