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Sungnyemun

산수문화

2019년 12월 3일 ~ 2019년 12월 22일

<숭례문>은 2013년 복원 논란이 있었던 숭례문에 대해 다룬 전시로 지난 <땅 밑에 별들>에 이어지는 전시이다. 참여 작가들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모두 ‘동양화’를 공부했다.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오래된 개념이 당대와 어떻게 만나고 교차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왔다. 이들의 작업을 통해 복원, 보존의 의미와 역할, 창작과의 균형 등 숭례문 사건이 남긴 다양한 문제들은 여전히 구체적인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보민은 숭례문 화재 사건과 복구 과정에 비유해 재난과 춤을 주제로 그린 그림을 전시한다. <재>, <이인무>등의 연작은 한 때 찬란하게 존재했으나 폐허가 되어 버린 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 인물을 촬영한 오래된 자료, 숭례문 사건의 보도 사진등을 참고로 비단, 모시, 삼베 등에 수묵채색으로 그렸다. 철저한 고증과 과학 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복원가에게 창작은 제한되거나 금지된다. 그러나 김보민은 바로 이 부분에 개입해 시간의 흐름과 재난 등으로 소실된 것들을 화가로서의 상상력으로 메꾼다. 복원과 예술이 만나고 갈라지는 지점에서 예술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고서화의 종이류 보존가이자 장황(裝潢) 예술가인 송형란은 지류 보존의 원리과 개념을 보여주기 위해 병풍과 족자를 복원했다. ‘장황’이란 비단이나 종이를 발라 화첩이나 족자를 만들고 꾸미는 것을 말한다.  오래된 병풍을 재활용해 만든 작업 <병풍>은 그림을 붙이기 전 단계의 병풍의 구조를 보여준다. 또 다른 작업인 불타버린 궁중 어진(御眞, 왕의 초상화)을 모티프로 만든 족자 <影영>은 닥종이를 태워 복원한 것이다. 그림자, 또는 초상(portrait)이란 의미를 가진 이 작업은 1954년에 부산 용두산에서 있었던 화재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피해 부산 국악원 창고로 옮겨 보관되고 있었던 조선 시대 어진 대다수가 당시 화재로 소실되거나 피해를 입었던 사건이다.

복원 모사가(模寫家)인 송지은은 일본 나라현에 있는 <호류지(法隆寺 법륭사) 금당 벽화 보살반가상>의 일부를 ‘현상모사’한 그림과 색상 연구 자료를 전시한다. 문화재 복원을 위한 모사 기법 중 하나인 현상모사는 변색되거나 떨어져 나간 부분까지 현재의 상태 그대로 그리는 것이고, ‘복원모사’는 제작 당시의 기법으로 변색 전 그림 상태를 추정해 그리는 것이다. 또 이 두 방법을 절충한 것을 ‘고색복원모사’라고 한다. 모사의 개념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간대의 가치관의 교차와 타협이 있다.

출처: 산수문화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김보민
  • 송지은
  • 송형란

현재 진행중인 전시

다섯 발자국 숲 DEAR MY FOREST

2024년 3월 22일 ~ 2025년 2월 9일

사운드: 노이즈&피드백

2024년 3월 2일 ~ 2024년 6월 2일

이혜승 개인전: 머무는 듯 흐르는 Still in Flux>

2024년 3월 15일 ~ 2024년 4월 20일

Whispering noise

2024년 3월 9일 ~ 2024년 4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