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그레잇 컬렉션은 오는 9월 3일 작가 신민의 개인전 <semi: 世美>를 개최합니다. 전시 제목 ‘세미’는 주변 프랜차이즈 노동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영어 닉네임에서 출발했습니다. ‘세미’는 전시장 주변, 도심의 육중한 건물들 사이, 이름모를 사무실 속에서 가짜 이름을 가슴팍에 달고 일하는 사람들을 점차 다양하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확장했습니다. 이들은 불안정한 고용환경 속에서 세상의 풍파를 힘겹게 맞는 우리 혹은 주변의 무수한 ‘세미’들이지요. 저임금 고강도 서비스직에 밀집되어 있는 이들은 시대가 지나도 별반 나아질 것 없는 사회의 아픈 초상을 상기시킵니다. 이번 전시의 주요 신작, 작은 인물 조각들은 찰흙 주물에 종이를 캐스팅하고 그 위에 색연필 혹은 흑연으로 얼굴을 묘사했습니다. 하나하나 이름을 적어 넣은 시대의 청년군상들은 익살맞거나, 귀엽기도, 어쩌면 저항적이고, 반항적 이기도한 개성 가득함으로 무장, 그들만의 강력한 연대를 도모합니다. 우리 모두는 아직 세미일지도, 세미였을지도 모르며, 세미로 살아갔던 시절을 잊고 있었을지 모르지요. 여전히 우리 곁에서 고단한 삶을 지속할지 모르는 세미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들의 희미한 존재가 보다 가시화되며, 이 시간을 지나는 모든 세미들의 순전한 연대를 지지하고자 합니다.
참여작가: 신민
출처: 더그레잇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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