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교, 광주에 뿌리내리다
광주에서 화교 사회와 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자료는 없습니다. 1900년대 초의 기록에서부터 그와 관련된 자료가 일부 확인될 뿐입니다. 이를 통해 볼 때, 1897년 목포의 개항과 함께 화교들의 본격적인 광주·전남 이주가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큰 건설 공사의 노동자나 행상으로 잠시 광주를 찾았던 산둥성 출신의 중국인들이 점차 포목점·주물공장·중화음식점·채소 재배 등의 산업에 종사하면서 광주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927년과 1931년에는 두 차례의 중국인 배척 운동이 있었고, 1931년과 1937년에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였습니다. 1949년 국공내전이 공산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이제 이들은 고향땅을 밟을 기약도 없는 난민과 같은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 많은 화교들이 광주를 떠났지만, 일부는 이곳에 남아 오늘날까지 우리 곁에서 지속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2. 광주 화교의 식탁
광주 화교의 식탁에는 어떤 음식이 차려져 있을까?
광주에 뿌리 내린 화교는 산둥성 출신이 대부분입니다. 이주 초기 이들의 음식 문화는 다양한 중국의 음식 중에서도 산둥성을 중심으로 한 것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들 중에는 가난하고 힘든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로 떠나 금의환향을 꿈꾼 비교적 낮은 신분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음식 문화는 곧 산둥 서민층의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광주에 정착한 이후, 화교 사회는 제한된 재료와 여건 속에서 자신들만의 고유한 음식 문화를 현실에 맞게 바꾸어 갈 수밖에 없었고, 최근에는 한국으로 유입된 중국의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음식 문화는 완전한 중국 산둥의 것도 아니고, 그들이 떠나오던 시기의 그것이 화석처럼 굳어진 것도 아니게 되었으며, 어느 정도는 광주 화교만의 독특한 모습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3. 광주 화교 사회와 음식문화 가상현실 체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22년 광주대학교와 협업하여 광주 화교 사회와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체험 콘텐츠를 두 가지 제작하였습니다.
첫째는 2017년 철거된 화교소학교 교정을 가상공간에 재현하여, 그 안에 화교 사회 및 음식 문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배치한 메타버스 콘텐츠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화교의 의례와 음식 조리 과정을 360도 가상현실 영상으로 기록한 영상 자료입니다.
이 콘텐츠들을 통해 최신 기술로 기록 및 재현된 광주 화교의 사회와 음식 문화를 태블릿과 머리 장착형 영상 장치를 통해 직접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