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갤러리는 2022년 4월 29일(금)부터 5월 28일(토)까지《Breath of Spring》을
개최한다. 빛의 감각과 자연의 균형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오다교, 오희원, 홍순용 작가가 참여한다. 파이프갤러리는 2층과 3층을 전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2층에는 캔버스 위 독특한 안료를 통해 빛을 상징하거나 재현한 오다교, 오희원 작가의 회화가, 3층에는 자연의 균형과 율동을 화면에 담은 홍순용 작가의 회화가 전시된다. 자연 빛의 광학과 심미, 철학이 감각적이고 사색적으로 표현되어 시각적으로 충만하면서도 심오한 시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회화를 비추는 빛
우리는
회화의 어떤 유동 속에 있다. 기법을 탐구하거나 매체 간극을 융해시켜 무한으로 확장하고 환원하는. 그것은
암굴에 새겨진 선사시대 벽화에서부터 모더니즘 갤러리 벽에 걸린 추상 캔버스에 이르기까지 긴 문명의 여정을 훑고 현실과 삶을 조망한다.안료를
개고 초벌을 거쳐 밑색으로 완성한 배경 위에 드로잉의 획을 긋기 시작하는 화가의 움직임은 봄철을 준비하며 땅을 일구는 농부의 동작에 겹쳐진다. 화가(농부)의 손이 닿아 발화한 씨앗이 마침내 화면의 표피이자 지상 세계로 얼굴을 내밀어 모습을 보이는 순간, 이제부터 그에 환하게 쏟아질 빛의 영성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어둠 속 암각화의 음각 선을 비추는 하나의 빛줄기일 수도 있고, 그림 속 도상을 우리에게 인지시키는 가시광선의 파장일 수도 있다. 빛은 회화를 더 생동하게 하고, 회화는 빛을 제 안에 오롯이 담으려 엽록소가 분열하듯 일어나는 조형의 어휘를 섞고 솎아 자신의 이름을 미술의 지면 위에 계속 생존해나가고 있다.인류는
자연의 빛을 재현하고, 빛을 응용해 세상을 통찰하며 시간을 재창조했다. 미술은 빛을 연구하는 시각에 관한 학문이자 빛의 비물질성과 상징성을 통해 숭고함에 이르는 철학이기도 하다. 파이프갤러리 기획전 《Breath of Spring》은 빛에 관한 미술가의 지속적이고 진중한 태도를 비춘다.《Breath of Spring》은
회화가 자신의 전통적 관심과 중심 언어를 유지하는 한편으로 주변과 결합해 새로 탐색한 오늘날의 위치를 확인하고자 한다. 또, 동굴의 어둠을 뚫고 암벽에 내비친 빛처럼 창작의 근원이자 숨결의 동력이 되는 세계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 여기, 재현과 관념, 순간과 영원의 스펙트럼을 방출하는 계절의 유속이 흐르고 있다.
글:
오정은(미술비평) 부분발췌
참여작가: 오다교, 오희원, 홍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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