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근 개인전 : 교과서(철수와 영희)

서학동사진미술관

2016년 10월 1일 ~ 2016년 10월 23일


오석근은 <교과서_철수와 영희>를 통해 위선과 오만이 교묘하게 은폐된 사회를 은밀하게 조롱하며 우리의 잘못된 교육과 교과서의 허구를 재구성한다. 1979년생인 작가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열악한 환경 탓에 어떤 처우에도 무조건 순응해야 했던 시절의 아이가 아니다.

작년 오석근의 <교과서_철수와 영희>를 서학동사진관에 전시하고자 했을 때는 작품이 말하고자하는 바가 아이들과 사회 환경, 교육의 갈등과 모순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즈음 대한민국에 정치지도자의 교육 전횡, 국정교과서 개정 문제가 한동안 대두되었고 다시 여러 큰 이슈에 묻혀 잠잠해진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국정 교과서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으로 접어들어 이 전시의 의미는 이 위기를 환기 시킨다.

한 명의 국가 지도자나 일부 정치가들이 자신의 가계(家系)나 정당의 이익을 위해서 한 나라의 교과서를 자기들 입맛대로 뜯어 고치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 이것은 공정한 진리를 알아야하는 국민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 헌법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위정자들은 지금도 밀실에서 교과서를 수정하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그들의 주장대로 교과서 개정이 정당한 일이라면 국민의 합의를 끌어내고 집필진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가 한 개인이나 당파의 이익에 편익해서는 안 된다.

오석근의 <교과서_철수와 영희>는 위정자들의 눈에 불량학생의 파행쯤으로 간주 될 것이다. 위정자들은 가면을 싫어한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얼굴을 가리면 잡아내서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 정부에서는 모든 시위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법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나아가 국가원수는 마스크를 쓰고 시위하는 행위를 일명 IS에 비견하며 범죄로 규정하였다. 오석근은 <철수와 영희>라는 캐릭터가 가면이었음을 말한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성장통을 앓는다. 그리고 내장도 뇌도 없는 인간처럼 순진무구해야 한다는 억압 때문에 가면 속으로 들어간다.

오석근은 자신의 ‘철수와 영희’를 통해 우리가 자라오면서 가진 죄책감과 행동을 표면화 시키고 문제를 제기하여 한 개인의 고민을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하고 인식하여 고민하게 한다. 그래서 사진을 보는 사람은 불편하다. 어딘가 숨어 있던 나의 부끄러움, 죄의식, 비겁함, 수치심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러나 그것은 한 아이의 일탈로 그칠 수없는 어른과 아이의 소통의 부재, 즉 무관심이나 부모의 대리 욕구 대상으로 떠밀린, 겉으로만 반듯한 인간의 전형을 요구하는 이 사회에 대한 고발의 메시지인 것이다.

그 외 오석근의 작품으로는 “욕망을 통제하고 죄책감을 생산해 내는 한국훈육시스템 그리고 근대부터 현재 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청소년 표상을 가족사를 중심으로 풀어낸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 한국 전쟁과 군부독재를 거치며 발생한 수많은 국가 폭력과 민간인 학살의 기억을 통해 권력의 역사를 해체하는 작업 <기억투쟁>, 근대에 만들어졌으나 각각의 시대에 따라 변형, 증축되며 그 생명을 지탱해온 한국의 건축물을 담아낸 <재와 먼지(灰塵)>, 개항기 열강에 의해 기록된 조선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작한 엉터리 한국의 풍속 자료 <한국의 풍습>” 등이 있다. /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오프닝 및 작가와의 대화 :10월1일. 토. 4시


출처 : 서학동사진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오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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