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1993 ~ 2014 : Back to the future

피비갤러리

2019년 9월 5일 ~ 2019년 11월 2일

피비갤러리는 2019년 9월 5일부터 2019년 11월 2일까지 이동기 작가의 개인전 “이동기, 1993 ~ 2014 : Back to the futur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8년 피비갤러리에서 열린 “이동기 : 2015 ~ 2018”에 이은 두 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전시에서 특정 시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작품 경향을 ‘절충주의(Eclecticism)’와 ‘추상화(Abstract Painting)’ 를 중심으로 소개하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1993년부터 2014년 사이의 작품들을 심도있게 재조명하여 이동기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태도와 방식을 살펴본다. 아울러 9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작가의 여정을 살필 수 있는 도록을 발간할 예정이다.


전시 소개

피비갤러리의 “이동기, 1993 ~ 2014 : Back to the future”는 이동기의 33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2018년 피비갤러리는 이동기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이동기 : 2015 ~ 2018”에서 다양한 매체로부터 수집된 이미지를 병치, 나열, 혼합함으로써 미디어에 대해 메타적인 태도를 취하는 “절충주의”와 추상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올오버(all over) 추상화”를 통해 최근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특성을 조명한 바 있다. 

이번 “이동기 : 1993 ~ 2014 : Back to the future”는 1990년대 초반 예술형식에 대한 실험과 매체 환경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났던 시기, 한국 팝아트의 탄생을 이끌었던 이동기 작가의 초기 작업에 집중한다. 1993년을 전후로 하여 2014년까지 이루어진 작업을 자세히 살펴보고 한국 현대미술에서 팝아트가 탄생했던 배경을 함께 되짚어 본다. 이를 통해 한국 팝아트의 1세대 작가로서 이동기의 역할을 파악하고 나아가 현재 한국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이동기의 예술세계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1960년대 앤디 워홀(Andy Warhol)이 순수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해체하며 미국에서 팝 아트의 꽃을 피웠다면 아시아에서는 1990년대를 전후로 한국, 중국, 일본이 약간의 시차를 두고 각국의 특색을 반영한 팝아트가 등장하였다. 1990년대 초 이동기의 아토마우스와 함께 본격적으로 한국의 팝아트가 시작되었고, 중국에서는 천안문 사태 이후 ‘냉소적 리얼리즘’이라 불리기도 하는 ‘정치적 팝’이 그리고 일본의 경우는 망가(Manga)를 기반으로 무라카미 다카시를 주축으로 한 J-Pop(혹은 네오팝)이 세계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치적인 경향의 중국 팝아트나 망가를 주축으로 일본의 J-Pop과는 달리 한국의 팝아트는 팝의 형식적인 측면과 미시적인 현실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면서 중국, 일본과는 구별되는 모습으로 발전해 나갔다.   

이동기 작가가 데뷔하기 직전인 80년대 후반까지의 미술계는 추상작업과 리얼리즘 경향의민중미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젊은 작가들에 의해 그 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의 작업들이 전개되면서 새로운 미술의 흐름, 이른 바 한국(적인) 팝아트가 탄생하였다. 초기에는 민중미술과 민화에서 광고적인 기법들이 팝의 요소를 통해 표현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후 팝아트는 눈에 띄게 확산되며 ‘한국 팝아트 1세대’라 부를 만한 작가군을 형성하였다. 픽셀과 모자이크 방식으로 유명인의 초상을 그렸던 김동유, 사진과 조각을 넘나들며 새로운 매체에 대한 실험을 전개했던 권오상,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키치적인 작업으로 주목받은 최정화와 같은 작가들이 팝아트의 외양을 띄고 각각의 미학적 입장을 견지하였다. 

대중문화를 차용 혹은 비판의 소재로 다루었던 이들 작가들과는 달리 이동기는 한국 사회와 대중문화의 목격자이자 소비자로서 자신의 스타일을 규정해나간다. 7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이동기의 작업은 개인적 기억, 즉 70~80년대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대량소비되었던 대중문화에 많은 부분 연결되어 있다. 사회적으로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미국, 일본으로부터 전파된 대중문화 그리고 대중매체의 확산이 진행된 당시의 한국 대중문화는 자생적 흐름을 만들어가기도 전에 외부로부터 유입된 미디어와 문화를 흡수하면서 혼성적인 형태를 띄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토마우스는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대중문화의 두 표상, 미키마우스와 아톰을 결합한 혼성적 이미지로 1993년 처음 탄생하였다. 하지만 이 시기 이동기의 작업은 아토마우스 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이동기는 초기부터 꾸준히 현실의 도큐먼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려왔다. 그는 만화 컷을 확대한 작업, 신문 지면의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을 실크스크린으로 프린트한 것처럼 보이는 작품(실제로는 손으로 일일이 그린), 신창원과 조용필 등의 유명인과 대형사고의 이미지, 잡지나 광고의 스틸컷, 10만원짜리 수표 등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사건과 장면들을 끌어들여 자신의 스타일로 변형하고 재구성하였다. 이러한 측면들은 팝의 특성을 반영하면서 이동기 작업의 구체성을, 나아가 한국의 특수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한국 팝아트를 특징짓는 역할을 하였다. 

이동기의 작업은 대중적 시각 이미지를 예술의 영역에 무비판적으로 차용하기보다 새롭게 설정된 방법론과 전략을 통해 대중문화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과 효과 그리고 예술과 시각문화의 여러 접점을 교차시키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동기의 작업은 오늘날의 구체적인 현실 속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중문화와 예술의 관계 그리고 상호작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피비갤러리의 “이동기, 1993 ~ 2014 : Back to the future” 전시는 과거의 어느 지점에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특정 시대에 국한된 회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동기의 회화를 통해 한국 팝아트의 태동을 살피고 나아가 동시대 현대미술 속에서 이동기의 작업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출처: 피비갤러리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이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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