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찬 개인전 : 흰코끼리 Lee Byungchan : White Elephant

P21

2019년 2월 27일 ~ 2019년 4월 14일

P21은 2019년 2월 27일부터 4월 14일까지 이병찬의 개인전 <흰 코끼리>를 개최한다. 이병찬 작가는 현대사회 생산과 소비 시스템을 비판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그 속에서 조성되는 기이한 생태계를 비틀어 보여준다. 도시화된 환경 속에서 무한히 부산(副産)되고 폐기되는 비닐봉지를 주요 매체로 삼으며 자신의 판타지를 더해 변종의 피조물을 만들어오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설치와 조각을 선보이며 소비문화의 화려함에 맹목적으로 중독되어 ‘신성화 되지만 동시에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존재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양태를 지적한다.

전시 제목 <흰 코끼리>는 문화/경제 용어에서 차용된 것으로, 이는 불교 문화권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 대상이지만 경제 용어로 사용될 경우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나 실상은 무용한 존재’를 의미한다. 이병찬은 오늘날의 소비 생태계가 이처럼 어긋나는 두 가지의 중의적 상황에 처해있다는 생각으로, 휘황찬란하지만 폐기를 전제하는 조악하고 거대한 설치와 공산품의 생산 과정을 역으로 모방하여 만들어진 조각을 전시장에 옮겨놓는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는 P21 전시장은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해 화려함으로 점철된 매장의 쇼윈도와 구분이 모호해지고,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고 이성을 마비시킨다. 하릴없이 부풀어졌다 사그라들기를 반복하는 비닐봉지는 오색의 비단 헝겊 조각이 서낭나무에 매어져 나풀거리는 모습과 결합되며, 도시 전체가 소비라는 신을 맹목적으로 모시는 신당과 다름 없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 신성한 비닐봉지 생명체는 진정한 생명력을 소유하지 못한 채, 공기로 채워진 몸을 가지고 허무하게 반짝이는 껍데기일 뿐이다. 자본의 힘이 무한대로 확장된 현사회에서는 상품 뿐 아니라 인간도 다양한 껍질로 스스로를 치장하고 과시한다. 작가는 일회용 라이터로 용접된 연약한 비닐 덩어리와 자극적인 원색으로 빛나는 LED 조명들을 혼합하며 이러한 알맹이 없는 사치스러움을 강조한다. 

설치 작업과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3D 프린팅 조각을 새롭게 선보인다. 작가 본인이 만든 비닐봉지 생명체의 형태를 본 따 설계되고, 기계화된 생산 과정과 유사한 출력과 도색의 단계를 거쳐 단단하고 고운 표면을 갖게 된 조각은, 아직 완전한 작품이 되지 못한 부분품들이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이어온 소비 생태계에 대한 연구를 확장시키려는 시도의 시작 단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예술가로서의 창작, 공산품의 생산 그리고 소비의 행위가 혼재된 오늘날의 환경에 주목한다. 작가는 긴 시간 공들여 자신의 작업을 흰 코끼리와 같은 처지에 위치시키며 생산이라는 행위마저 소비하게 되어버린 기형적 현태를 비판하고, 그 안에서 예술가가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 자성적 질문을 던진다. 

이병찬(b.1987)은 인천 카톨릭 대학교 도시환경조각과 학사와 동 대학원 환경조각과를 석사 졸업했다.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송은아트큐브(2017), 코너아트스페이스(2015)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대전시립미술관(2018), MEGA WATT(2018, 이탈리아), 경기도미술관(2017), 평창비엔날레(2017), Jardin des Plantes(2016, 프랑스), 국립아시아문화전당(2015), 서울시립미술관(2014), 등 국내외의 주요 기관 전시에 참여했다. 난지창작스튜디오(2018), Frappaz Centre National des arts de la rue(2014, 프랑스) 등의 레시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서울문화재단 시각예술 창작지원(2016),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지원(2014) 등에 선정된 바 있다.

출처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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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이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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