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고리: 마르셀을 위하여 Strange loop: for Marcel

성북예술창작터

2022년 3월 22일 ~ 2022년 6월 25일

성북예술창작터의 2022년 첫 기획전 《이상한 고리: 마르셀을 위하여》는 오늘날 현실-가상 자아의 위치감각 인식에 관한 전시입니다.

과학 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팬데믹 이후로 가상세계는 더욱 더 현실처럼, 현실은 점점 더 가상과 유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의 확산으로 디지털 자아가 가상공간을 넘어 실제 세계로 넘어와 현실 자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전시는 이처럼 가상이 실재를 초월하는 시대에 현실의 ‘나’와 가상 자아의 균형 있는 공존법을 고찰합니다.

전시 제목 ‘이상한 고리'는 처음으로 돌아오는 끝, 거짓을 담고 있는 참, 뒤엉킨 계층질서라는 의미를 함축하는 인지과학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개념에서 착안한 것으로, 무한한 자기 참조(self-reference) 루프를 통해 진정한 자기 인식에 이르는 길을 은유합니다. 전시에 참여한 4명의 작가들은 그동안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로 우리의 시선과 감각을 되돌리면서 각각 사물(김경태), 공간(오종), 관계(조호영), 가상현실(박동준)을 응시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몰입하게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반복하며 다시 돌아오는 자기 반영의 순환 시스템을 경유하는 이들의 작업을 통해, 전시는 현실세계의 물리적 몸에 닻을 내리고 우리의 위치감각을 재확인함으로써 디지털 자아가 중심을 유지할 수 있는 신체의 지속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무화과를 먹고 주인과 몸이 뒤바뀌면서 정체성마저 변이된 개 ‘마르셀’을 위하여, 스스로 재구성한 가상 자아의 욕망에 쉽게 휘둘리고 분열되는 ‘나’를 위하여, 매끄럽고 반짝거리는 스크린 위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환경에 놓인 ‘우리’를 위하여, ‘좋아요’로 표상되는 타인의 시선에 길들여져 스스로를 주체적으로 대상화시키는 현대인을 위하여, 《이상한 고리: 마르셀을 위하여》는 ‘여기’에서 재발견한 신체의 위치감각을 ‘저기’에 있는 나와 동기화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현재 안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래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여작가: 김경태, 박동준, 오종, 조호영

출처: 성북예술창작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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