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실들이, 세로 실에 의해 분절되는 과정을 거치는 실들이, 규칙 없이 흐트러지는 듯 보이는 그들이 시간을 겪으며 그 무엇보다 밀도 있게 위로 쌓입니다. 결국 그들을 갈라놓던 세로실마저 그들에게 의지합니다.
타피스트리는 서로 다른 각각의 실들이 하나의 맥락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작업입니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쥔 채 나아가지만 단숨에 완성할 수 없습니다. 그저 가장 밑부분에서부터 쌓아 가야합니다. 옳은 방향으로 향하기 위해 간신히 발을 돌리지만 닿은 곳이 맞는 곳인지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결정한 순간부터는 그저 믿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입니다.
꽤나 일관성 없는 과거를 지나온 작가가 타피스트리라는 작업에 매진하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일상 속 사소한 순간들이 실처럼 엮여 어떻게 영원히 남는 장면으로 변하는지, 그리고 삶의 모든 실들이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를 직조해내는지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참여작가: 이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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