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전시의 제목 THEA는 ‘보다, 목격하다.’의 그리스 어원이다. 이것은 이주선이 작업을 통해 관객과 향유하고자 하는 지점과 닿아있다. 유럽과 한국에 살며 인지적으로 분류한 카테고리에서 파생된 자기 증명은 작업의 모티브가 되었다. 예술을 통해 이를 드러내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외와 오해는 이주선이 곧 작업 의도의 경계를 넓혀 행위와 감상에 집중하도록 했다. 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인지는 감정과 기억을 지나 곧 목격했다는 사실만이 남게 된다. 오직 그 사실만이 공유될 뿐 개인적 전유는 공유로부터 벗어나 각자를 더 다채롭게 만든다. 이에 이주선은 작업으로서 사회로부터 이해받으려는 노력과 감정의 설득 대신 자기 발견으로부터의 공명에 대해 말할뿐이다. 특히 작업 출발점에서 작가 스스로의 물리적 고립은 작업 종결점의 개방성과 평행한 채 놓여있다.
이주선의 작업은 조각, 설치,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아우른다. 또한 작가 내면의 영감과 장소 특정적 표현법은 시간적 차원 위에 놓여 서로 대조되고 융합된다. 그는 작업을 통한 이러한 감정의 설정과 변화를 세심하게 인지한다. 또 그것이 향유자에게 어떻게 감각되고 도달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포함하고 배제하는 것인지를 유념한 채 작업 프로세스를 이어간다. 이 공간을 점유하는 이주선의 설치물은 천장에서 금속 사슬에 매달려 떠 있는 듯하며 이질적이고 틈이 많다. 다양한 재료로 구성된 설치물은 개방성과 투명성 덕분에 매우 신비롭고 초대적이지만, 부분적으로는 좁아져서 다가가는 것을 가로막는다. 이로 인해 생기는 내부와 외부의 구분과 이중성, 상호 작용은 이주선의 작업에서 중심적인 요소가 된다. 구분하고 나누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속성과 특징이 두드러지는 것은 지키고 받아들여야 하는 기준이 늘어나는 것과 같다. 존재의 영역을 규정하고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함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그의 퍼포먼스로 더 잘 드러난다. 답을 내리는 순간 답답한 틀에 갇혀버리는 것과 같은 역설 속에 그의 퍼포먼스는 실험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주선은 자신의 작업적 중심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불확실성의 진정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참여시키며, 소통하려고 시도한다. 이것은 자신의 작업이 개인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그 존재로서 모두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각자의 슬픔은 다르고 그것을 서로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다. 오묘하고 추상적인 감각들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표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개인의 사건을 뒤로한 채 감정만으로 위로받을 때 그 공유와 연대감은 극대화될 수 있다. 이주선은 스스로를 탐구하고 예술로서 향유하며 그것이 다시 누군가의 부분이 되고 또 작가의 영향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의 확장을 기대한다. 서문_이주선
작가소개
이주선 (b.1992)는 비엔나 예술 아카데미에서 공간전략과 설치미술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심화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4월부터 비엔나 시립비술관의 그룹전시 ‘Come as You Are’에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전시는 sideshadowing (KSRoom, 콘베어그, 오스트리아, 2023)과 YCC (Young Curators Club)이 기획한 ’PATCHWORK’ (lautlos.haus, 비엔나, 오스트리아, 2023)이다.
작가: 이주선
포스터 디자인: 김경래
후원: 서울문화재단
오프닝: 2024. 8. 30. 19:00
퍼포먼스: 2024. 8. 30. 20:00
전시 속 대화: 2024. 9. 9.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