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수)부터 12일(일)까지 열리는 “일본영화의 풍경론”의 주제인 ‘풍경론’은 68혁명 이후 경제 성장과 기술 진보 속에서 시대의 전환기를 맞이한 1970년 전후의 일본에 등장했습니다. 1970년 전후의 일본에서는 1960년대 말 학생운동의 고양이 쇠퇴하는 한편, 경제 성장과 함께 전국의 도시화, 동질화가 가속화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화평론가 마쓰다 마사오, 영화감독 아다치 마사오, 시나리오 작가 사사키 마모루, 사진작가 나카히라 다쿠마 등이 제안한 ‘풍경론’은 고도 경제성장 하에서 급속하게 진행된 개발로 동질화되는 경관을 불가시적 권력으로서의 풍경으로 파악하는 이론입니다.
‘풍경론’은 좌파적 비평=운동을 지향하며 이를 둘러싼 논쟁을 진행했고, 아다치 마사오의 <약칭: 연쇄살인마>(1969)의 제작과 병행해 개척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1968년 10월부터 11월에 걸쳐 도쿄, 교토, 하코다테, 나고야에서 무차별의 연속 사살 사건을 일으킨 19세의 나가야마 노리오가 태어나서 체포될 때까지 보았던 풍경만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아다치 마사오는 이후 이러한 풍경론을 일본을 넘어서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의 현장에 적용해 와카마쓰 고지 감독과 <적군-PFLP 세계전쟁선언>(1971)을 제작했고, 오시마 나기사는 <도쿄전쟁전후비화> 이후 오키나와의 풍경을 로드무비로 그려낸 <그 여름날의 누이>(1972)를, 오키나와 영상작가인 다카미네 고는 오키나와의 노상의 풍경과 일상을 담은 <오키나와 드림쇼>(1976)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4K로 복원된 <약칭: 연쇄살인마>를 포함해 풍경론 논의를 촉발한 와카마쓰 고지 감독의 <가라 가라 두 번째 처녀>(1969), 와세다대학 학생들이 주축으로 결성한 일본 다큐멘터리조합(NDU)이 제작한 <모토신카카란누>(1971) 등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에 이르는 풍경론을 주제로 한 9편의 작품을 상영합니다. 이 특별전은 지난 해 8월, 도쿄사진미술관에서 열린 ‘풍경론 이후(After the Landscape Theory)’ 기획전을 기획한 영화연구자 히라사와 고(平沢 剛)와의 협력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특별전 기간에 아다치 마사오 감독과의 화상을 통한 대담과 히라사와 고의 ‘풍경론’에 관한 강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주최: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후원: 영화진흥위원회, 서울시, 서울영상위원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출처: 서울아트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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