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트 프로젝트는 스페이스 윌링앤딜링과 공동기획으로 장성은 작가의 개인전<따뜻한 검은 돌멩이 Warm and Black Stone>을 5월 11일(토) 부터 7월 20일(토)까지 개최한다.
프랑스에서 조형미술을 공부한 장성은 작가의 주 매체는 사진이다. 일반적으로 사진을 다루는 작가들이 피사체를 대하는 방법이나 화면의 구도를 정하는 방식은 ‘특정 순간의 기록’ 으로서 드러나곤 한다. 이에 비해 장성은의 사진은 퍼포먼스적 연출로부터 잡아내는 ‘특정 장면’에 가깝다. 즉 사진이라는 하나의 매체를 기준으로 장성은 작가 특유의 ‘조형성’과 ‘현장성’을 탐구하는 태도는 일반적인 사진 작가들의 ‘시간성’을 다루는 태도와는 다르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이러한 특징은 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현상 등의 비물질적 현상계를 시각화 하기 위한 연구를 해오고 있는 장성은 특유의 맥락을 잘 드러낸다. 즉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의 상태를 작가가 선택하고 연출한 물질을 매개로 하여 가시화된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현상학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 <따뜻한 검은 돌맹이 Warm and Black Stone>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인간의 신체가 주변 환경이나 오브제와 같은 위치에 놓여 조형성을 구성하는 요소로 기능하고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장성은의 초기 작업 <비스콘티 거리 Rue Visconti, 2006>와 <Wall, 2010>은 건물과 건물 사이, 혹은 거대한 쇼핑백의 공간을 메우고 있는 인간 군상을 연출하였다.
2019년도에 작가는 ‘인간–오브제–풍경’을 동등한 존재로서 다루며 사물화된 대상의 장면을 연출하는 시도를 했다. 이들 중 작품<리듬C, 2019>는 조형성과 색감의 회화적 감각이 돋보이는데, 특정 공간을 무대화 하여 테이블이 된 신체와 오브제, 배경 간의 관계를 조화롭게 드러내며 긴장된 감정과 안정감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생일’에 대한 감정을 다각적이고 미묘한 레이어로 표현해 냈던 2022년도 제작 작품들 중 이번에 선보이는 <Wild Fluctuation, 2022>과 <Nude Apple, 2022>은 누구나 행복감을 느낀다고 여겨지는 ‘생일’이라는 기념일을 둘러싼 다차원적 감정의 시각화된 이미지들이다. 일렁거리며 휘몰아치는 슬픔 혹은 상념을, 그리고 화려한 찬사 속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마음 등은 그것 또한 인간 군은 다양한 개체들을 통칭하고 있기에 그 개별 존재들마다 생성되는 다양한 감정들인 것이다.
장성은은 전시 제목을 구성하는 단어인 ‘검은색 돌맹이’에서 연상되는 단단하고 차가움, 그리고 생명이 없는 대상에 대하여 고찰한다. 그것에 부여하는 온기의 감정은 흡사 애니미즘과도 같은 생명력을 감지하는 태도이다. 찰나의 순간으로 제시되곤 했던 사진 이미지 속 대상들은 장성은의 사진 속에서는 그가 마주한 실제 환경 안에서 의미와 역할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완성된 장면으로서 대상은 생명력을 내포하게 된다. 이는 더 나아가 생명을 감각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면에 존재해야 하는 죽음이라는 개념을, 그리고 물질로서만 인식되기도 하는 존재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이고 애정어린 시선이기도 하다.
참여작가: 장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