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다화 개인전: 나, 웃긴 짤들, 엄청난 슬픔

더 소소

2025년 11월 11일 ~ 2025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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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나, 웃긴 짤들, 엄청난 슬픔》에는 ‘커스드 이미지’가 없다. 그것으로 멈춰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이 이제 없기 때문이다. 전다화는 밈의 한복판에서 이탈하여 가장자리 혹은 경계 지점으로 향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인터넷을 순환하는 이미지 중에서 누군가 직접 찍은 것처럼 보이는 사례, 그러면서도 나름의 정치적 의미를 포함하는 듯 보이는 사례를 골라내어 그렸다. 또한 작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함께 그려내었다. 무의미한 밈의 네트워크 순환으로부터 벗어나 그것이 현실과 접합되는 우연한 장소를 찾아내고자 했고, 나아가 만들어내고자 했다.

‘우리’는 밈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가짜 노스탤지어에 온통 시달리던 이들이 밈에 대한 ‘진짜 노스탤지어’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일까? 《나, 웃긴 짤들, 엄청난 슬픔》은 두 가지를 요청한다. 밈 노스탤지어라는 거짓말 같은 향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정동을 찾아 그리고, 그 정동 아래 모일 수 있는 임시적인 장소를 만들기. 그리고 그렇게 모임으로써, 노스탤지어에 시달리는 것을 그만두고 밈을 넘어 어디론가, 가능하다면 현실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기.

“웃긴 짤들”은 “엄청난 슬픔”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준다. 그러나 바로 그 “웃긴 짤들”이 유통되는 공간에서 우리는 분노하고 대결하고 분리되고 서로를 싫어하며 우울해진다. 그럼에도 여기서 인생의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해 버린 사람들만이 나눌 수 있는, 오직 슬픔으로만 연결될 수 있는 관계가 있다.

“밈은 없어,” 그럴 지도 모르겠다. “사랑해.” 아니, 여기선 슬픔만이 가능하다. (서문: 황재민)

주최/주관: 전다화
글: 황재민
그래픽 디자인: 에이스튜디오에이(이재환)
촬영: 스튜디오 오실로스코프
프로젝트 매니저: 고안철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본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5년 청년예술가도약지원〉을 통해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모더레이터: 황재민
참가신청: https://forms.gle/2j2uNFANyb4rR3er6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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