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어느 부분이나 다 그러함과 같이 정치 형태에 있어서도 무한한 창조적 진화가 있을 것이다. – 김구 <백범일지> ‘나의 소원’중에서
망명 임시정부의 귀환을 상징하는 항공기 내부에서 3막 1/2장으로 구성된 토크, 영상 상영, 퍼포먼스는 우리가 어떻게 공생해야하는가에 관한 근본적인 화두를 탐구한다. 정부가 부재하는 이 짧은 순간은 우리 자신을 항공기 속에 유예시키면서 계층없이 존재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상을 유발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사회경제적 이주의 시대라는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는가에 관한 중요한 질문들이 부각된다. 자기조직화의 역사적 경험과 현재의 실험적 공동체들을 살펴보면서, 이 프로그램에서는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직조하여 공동체를 위한 미래의 청사진을 함께 상상하고자 한다.
군정기였던 1945년, 임시정부요원 15명이 상하이에서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미군기에 탑승했다. 그들은 실질적 정부가 없는 나라로 돌아가면서 허공에 유예되어있는 상태였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번 그 항공기에, 이 통치권이 유예된 상상의 공간속에 모여 다른 미래를 함께 상상해본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한국 최초의 비행장에 임시정부요원들을 태운 동종의 C-47 비행기가 놓여 있다. 현재 여의도 공원인 이곳은 여가와 시위 등 대중적인 장소이다. 이렇듯 뒤엉킨 역사를 짚어보면서, 아트 플랫폼 프로그램인 ‘전복적 통치술’은 국제적 조립체를 구성한 여러 행위자들과 현재의 새로운 행위자들을 다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정부의 부재 상태에서 부상할 수 있는 민족국가 형태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들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큐레이터 제이슨 웨이트
Act 1/2
식민지 체제에서 급진적 공동체
서해성 작가와 항일운동가 후손 원동욱 교수의 대담과 토론
Radical communities in Manchuria
Suh Hae Sung and Won Dong-Wook discussion
10월 22일(토) 오후 5-7시
Saturday 22 October
17:00-19:00
1920년대 만주에서 한국 이주민이 조직한 대규모 항일운동 공동체와 이것이 한국적 무정부주의 사상의 발전에 기여했던 역할을 탐구한다. 서해성 작가와 원동욱 교수는 독립운동가 이회영과 원종린에 대해 대담을 펼친다. 이회영은 행동주의적 지식인이자 신흥무관학교의 설립자였으며, 원종린은 아나키스트 항일운동가다. 이 대담에서는 이주 공동체 자기조직화 실천에서 나타났던 이들의 역할과 추후 통치 형태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대안적 교육 형태의 발전에 대해 다룬다.
서해성 작가는 문화비평가이며, 광복 70주년 서울시기념사업 예술감독이다. 원동욱 교수는 동아대학교의 국제학부 교수이며, 아나키스트 항일운동가 원종린의 손자이고 아나키스트 항일운동가 김종진의 외손자이다.
Act 1
식민지화 지워버리기?
영화 제작자 히카루 후지이의 영상작품 상영과 토론
Unlearning Colonization?
Hikaru Fujii screening and discussion
10월 25일(화) 오후 7-9시
Tuesday 25 October
19:00-21:00
중첩된 역사의 결합이 일상의 생각과 행동을 좌우한다. 이 복잡한 실타래를 완전히 끊어버리지 않은 채 풀어낼 수 있을까?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히카루 후지이는 신작 “제국의 교육체계”(2016)를 상영한다. 서울에서 학생들과 함께 작업한 이 작품은 식민적 잔학행위와 광복의 장면들을 재연하고 1940년대 일본의 사상과 교육을 대상으로 펼쳐진 미군의 선전 영상을 엮어가며 체화된 역사를 탐구한다. 후지이는 이 지역에서 공유하고 있는 거친 역사와 이것이 여전히 오늘날의 상호인식에 끼치고 있는 역할에 대해 논한다.
히카루 후지이는 일본의 사회 정치적 상황을 드러내며 예술과 영화를 넘나들어 작업한다.
Act 2
함께, 그러나 다르게 하다.
예술프로젝트팀 믹스라이스와 마붑 알엄의 영상 상영과 토론
Doing things differently, together
Mixrice and Mahbub Alam screening and discussion
10월 27일(목) 오후 5-7시
Thursday 27 October
19:00-21:00
노동력의 흐름에 따라 좌우되는 우리의 현재에서, “다름”에 대한 협의는 우리가 공유하게 될 혼성의 미래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주민 노동자 TV의 공동 창입자인 예술 프로젝트 팀 믹스라이스와 마붑 알엄은 한국에 있는 이민자 공동체들이 보여주는 협업의 형태와 자기표현을 탐구하는 비디오 작업들을 상영한다. 이들의 공동체에서 드러나는 비공식적인 자기조직 구조에 집중하면서, 통치의 굴레를 벗어나 이 공동체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이미지 생산을 통해 필요한 지지와 관계들을 제공하는지를 살펴본다.
마붑 알엄은 1999년부터 서울을 근거로 활동하고 있는 영화감독이자 미디어활동가이다. 아시아 미디어 문화 공장의 전 디렉터였다.
믹스라이스는 조지은과 양철모로 이루어진 듀오 아티스트이며 서울을 근거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라는 상황이 만들어낸 여러 흔적과 과정, 경로, 결과, 기억들에 대해 탐구해온 팀이다.
Act 3
막간극
여의도공원에서 예술가그룹 옥인 콜렉티브의 불시적 행위/행동들
Interlude
Unidentified acts and interventions
by Okin Collective in Yeouido Park
10월 13일(목)-11월 23일(수)
Thursday 13 October - Wednesday 23 November
“진행 중(on-going)”인 퍼포먼스에 대한 예술가그룹 옥인 콜렉티브의 토크
Okin Collective discussion of the ongoing new performance
10월 29일(토) 오후 5-7시
Saturday October 29
17:00-19:00
예술가그룹 옥인 콜렉티브는 여의도공원에서 불시적인 행위/행동으로 이루어진 퍼포먼스 [프랙티스02-막간극(幕間劇)]을 진행한다. ‘프랙티스’는 완성된 작업의 형태를 지향하기 보다 주어진 장소와 조건, 행위와 공간, 몸과 관계의 변수들을 적용, 실행하며 그 형태와 위치를 만들어가는 옥인 콜렉티브의 프로젝트이다.
옥인 콜렉티브가 새롭게 선보이는 과정 중심적인 정체불명의 행위들은 일상의 휴식 공간이자 통근자들의 공간, 주변 다국적 금융 기업들과 국회의사당, 대규모 시위 현장으로서의 용도, 이전 식민지 시대에 이착륙장으로 쓰였던 역사까지 여의도 공원의 시간과 공간의 층을 횡단한다. 퍼포먼스 “프랙티스 02: 막간극”의 개입은 10-11월 동안 이뤄지며 공간에 있는 신체와 물체를 도입하고 기존의 일상을 진행 중인 수행적 행위의 특성으로 재배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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