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정 개인전 : 새로운 상점 AU MAGASIN DE NOUVEAUTES

아뜰리에 에르메스

2020년 5월 8일 ~ 2020년 7월 5일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2020년 5월 8일부터 7월 5일까지 제 18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의 수상자인 전소정(1982년생)의 전시 <새로운 상점 (AU MAGASIN DE NOUVEAUTE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8년 12월, 에르메스 재단 수상자 발표 이후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4개월간의 파리 레지던시 경험을 통하여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간의 번역에 대한 작가의 더욱 깊어진 사유의 결과물로서 신작 영상작품과 일련의 조각, 출판물의 형식으로 제시된다.

전시 <새로운 상점 (AU MAGASIN DE NOUVEAUTES)>은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이상(1910-1937)의 초기 시를 모티브로 현대와 근대기라는 서로 다른 시공간의 축을 교차시켜 현재로부터의 상상의 탈주로를 가설하고자 한다. 전시의 제목은 [조선과 건축]에 실린 이상의 연작시 [건축무한육면각체](1932) 중 하나인 동명의 시에서 차용한 것으로, 시는 당시 경성에 새롭게 지어진 미츠코시 백화점을 배경으로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식민지 지배 하에서 자본주의 공간으로 탈바꿈해 가는 서울과 그곳을 활보하는 군중들, 그리고 근대 문명이 가져다 준 양가적인 현실을 수수께끼같은 코드와 다시점의 투시법으로 관찰한 것이다.

전소정은 영상작품 <절망하고 탄생하라>(2020)에서 서울, 파리, 도쿄를 오가며 기록한 이미지들과 TV 다큐멘터리나 영화에서 차용한 클립들을 비선형적으로 오버랩하여 시공간의 만남의 가능성과 간극에 주목한다. 영상에서 도시를 오르내리는 파쿠르적인 신체 체험이나 뒷골목의 배회, 공중으로부터의 조망, 하프와 가야금의 협주 사운드 등은 속도와 엔트로피의 감각을 극대화하는데, 이는 프랑스식 백화점을 본 딴 일본식 백화점에서 모조 근대를 발견하고 그로부터 탈주를 구상했던 이상의 시와 절묘하게 병치되면서 현실과 역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

이상의 시가 근대와 진보, 자본주의에 대한 반원근법적 설계도라 할 만큼 다의적인 축약도로서 기능한다면 이번 전시는 작가 전소정이 이에 조응하여 해설서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영상작품 <절망하고 탄생하라>가 인왕산의 선바위를 기점으로 풍경의 외양을 드러내는데 반해, 풍경의 내부구조는 '도해된 로봇'이라는 인체 설계도로 치환되면서 조각작품과 문학 해설서로 확장된다. 페트병, 빨대, 일회용 컵 등 폐플라스틱을 녹여 제작한 조각 (2020) 시리즈는 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 모든 것이 끓어 녹아내리는 도시를 상상했던 시인에게 공감하며 파편화된 신체로 비유된 녹아내린 도시를 형상화한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상의 시 애호가들과 교류하며 출간해낸 책 <ㅁ>(2020)은 시와 문화의 번역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출처: 아뜰리에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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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전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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