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Utterly Separate

갤러리플래닛

2021년 4월 22일 ~ 2021년 5월 21일

서로 다른 것의 공존과 조화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의 존재 방식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성(聖)과 속(俗)이라는 양극의 개념이 공존하는 곳이다. 성과 속의 구분은 고대 원시시대부터 존재했고 그 개념의 발생이 동시에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하나가 다른 하나를 양산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들은 전문가들마다 다르게 제시한다. 그 기원이 어떻든 간에 두 개념은 긴 역사 속에서 서로 다른 장소와 존재를 지칭해왔는데 성스러움은 종교적인 것, 신적인 것, 자연과, 세속됨은 일상적인 것, 인간적인 것, 민속적인 것 등과 연결되어 이해되어졌다. 물론 이 두 개념은 상호의존적이라 상대적인 관계 속에 놓여있다. 예를 들어, 과거 숭배의 대상이었던 신의 역할을 동시대에서는 아이돌 스타들이 대신하고 있기에 성과 속의 개념 구분에서 신과 인간을 대립시키던 관점은 무너지고 변화할 수밖에 없다.

본 전시는 성과 속이라는 대립적인 두 개념을 예술, 대중문화, 노동 등 확장된 범주에 적용시키고, 이 두 개념이 동시대 미술에서 어떻게 정립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동시대 작가들에게 이 개념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들의 인식은 전통적으로 두 개념을 구분 짓는 방식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그렇게 구분되는 각 범주에 속하는 오브제나 이미지, 단어들을 작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 전시를 통해 많은 것들의 경계가 무너진 지금 이 시점에도 여전히 굳건하게 존재하는 성과 속의 의미를 재고찰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전시에서는 과연 성과 속의 근원적 의미는 무엇이었으며 이것의 의미를 고정시키지 않고 유연하게 사유하려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관점들과 전략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어쩌면 성과 속의 구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줄 수도 있다. 또는 성과 속의 개념이 당대 사회로부터 비롯된다는 주장에 근거하여,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를 들여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전시 제목인 ‘전혀 다른Utterly Separate’은 양극에 놓인 두 속성을 가리키기도 하고, 또는 이미 혼합되어버린, 그래서 더 이상 전혀 다르지 않은 속성에 대한 반어법적 표현이기도 하다.

어쩌면 서로 다른 두 속성을 구분 짓는 경계는 종이 한 장의 두께만큼 얇고 연약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관점에서 성스러움은 원초적으로 존재하는 속성이기보다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개념에 가깝다. 그리고 여기에는 영원성을 지닌 것에 성스러움의 후광을 덧씌우려는 의도들이 숨겨져 있다. 

참여작가: 신미경, 이정형, 홍경택

출처: 갤러리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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