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의 어떤 하루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2019년 5월 31일 ~ 2019년 8월 4일

양주 회암사지(사적 제128호)는 고려 때 창건되어 조선 전기까지 당대 가장 큰 위용을 자랑하던 대사찰이었습니다. 이야기에 따르면 최대 3천여 명의 사람들이 머물렀다 하는데, 현재 남아있는 약 3만㎡의 넓은 유적을 바라보노라면 그 말이 가히 이해가 될 정도라 하겠습니다. 

대량의 온돌, 거대한 공중화장실, 커다란 맷돌 등 유적 곳곳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생활했던 흔적을 지금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땅 속에 묻혀있었기 때문에 건물은 물론, 많은 유물 중에서도 옛 회암사의 생활상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암사를 무대로 한 가상의 어떤 하루 이야기를 설정하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머물렀을 대가람의 하루 이야기를 한편의 동화를 읽는 마음으로 관람해주세요. 그리고 이야기 속에서 절집의 일상을 이해하고, 그 일상을 채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수백 년 전 회암사의 생활상을 직접 머릿속에 그려보시길 바랍니다. 


전시구성

1부 하루의 시작 
동자는 이른 새벽부터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절에 중요한 손님이 온다는 기대감에 동자는 법당으로 향한다. 불전사물의 울림을 들으면서 부처님께 아침예불을 올리고 나서 동자는 하루의 일을 시작한다. 

2부 마음 닦기 
“하루를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백장청규』)는 말처럼,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두 절 안팎을 청소하기 시작하고, 동자도 뒷간 청소를 나선다. 뒷간은 청소할 때는 힘이 들곤 하지만, 농사의 기본인 거름을 생산하는 즐거운 일이다. 농사, 청소, 음식준비 등 여러 노동으로 부산하게 돌아가는 절집의 광경을 살펴보고, 동자는 든든하게 공양을 마친다. 

3부 손님 맞이 
오늘은 나랏님이 절집에 방문하시는 날이라 모든 경내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큰 스님들은 평소보다 위풍당당하게 가사장삼을 걸치고 돌아다니시고, 여러 사람들이 곳곳에서 손님맞이에 한창이라 절 내부에 즐거운 광경이 가득하다. 동자는 여기저기 즐겁게 둘러보다가 먼발치에서 임금님의 행차까지 눈에 담았고, 특별했던 오늘 하루를 마음속에 간직하며 잠이 든다.


출처: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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