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 정승규는 아베 코보(1924–1993)의 소설 『짐승들은 고향을 향한다』(1957)에서 영감을 얻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어느 언덕》은 구체제와 신체제 사이 잠시 존재했던 ‘해방기’라는 시공간을 경유하여 가상의 무대를 제시한다. 이 무대는 국경과 경계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유동적인 지반으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 같은 땅으로, 부서지고 다시 쌓이는 모래 언덕의 이미지로 암시된다. 전시는 이 흔들리는 땅 위에 선 주체들의 ‘위태로운 상태’가 확고부동을 이상으로 두는 시스템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의 조건이 될 수 있는지 질문한다.
음악, 사운드: 임승택
미디어 대여: 강호성
설치 도움: 엄정섭
주최, 주관: 정승규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본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5년 청년예술가도약지원>을 통해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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