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학술부에서 2018년도 제31회 학술제를 개최합니다. 올해 학술제의 주제는 ‘아시아 – 디아스포라, 탈식민주의-오리엔탈리즘, 국가, 페미니즘’입니다.
예술가 피에르 위그는 <대본읽기>라는 작품에서, 오랜 시간 굳어져 온 이데올로기적 시나리오를 재조명하여 권력에 의해 집필된 시나리오 속 단역이 되는 것을 벗어나야 함을 주장합니다. 이에 현대예술이 져야 할 짐 중 하나는 이러한 권력의 계보를 추적하고, 개개인의 반성적 사고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올해의 학술제는 ‘아시아’라는 용어를 둘러 싼 이데올로기를 파헤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탈식민주의 논의는 우리에게 비판과 자성의 수평적 시선을 제시해 주었고, 민족과 국가, 인종을 둘러 싼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은 새롭게 정의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 탈식민주의 논의가 힘을 얻은 이후에도 여전히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유령은 끊임없이 회귀하여 우리 주위를 부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평등이라는 이름 하에 그려지는 디아스포라의 사회는 과거 식민주의와 가부장제의 흔적을 은폐해 버릴 위험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오를 기억하되 화해할 수 있는, 모순적인 미래를 어떻게 꿈꿀 수 있을까요? 제31회 학술제는 <아시아 아시아>라는 제목으로 이에 답하려 합니다. 아시아를 둘러싼 우리의 이러한 고민들은 결국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이데올로기가 아로새겨진 ‘아시아’라는 기표를 말소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완전히 지워지지 못할 이 단어의 여백에는, 새로운 기의들을 포용하는 ‘아시아’가 자리할 것입니다.
우리는 기표가 기의를 완전히 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의 단어를 쓴 다음 그것에 삭제표시를 하고, 그리고 나서 이 둘을 함께 표기한 <아시아 아시아>는, 부재해야 하는 것과 부재했던 것 모두를 우리에게 상기시켜 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만들어 갈 ‘아시아’, 제31제 학술제에서 함께 상상해 보고 싶습니다.
일시: 2018년 11월 14일(수)-11월 16일(금) 오후 6시
장소: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E동(조형관 103호)
대상: 누구나 참석 가능
웹사이트: https://www.facebook.com/artstudiesasia/
주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주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학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