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畵歌 - 화첩: 심상공간 心象空間

(재)한원미술관

2019년 4월 11일 ~ 2019년 6월 14일

화가(畵歌)전은 한국화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매해 젊은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여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자 2010년부터 진행해왔으며 올해로 1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화가전은 명실상부한 신진작가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수묵과 같은 전통매체의 실험부터 다양한 사회적 이슈까지 매회 각기 다른 주제로 총 59명의 작가들과 동시대 미술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작가들의 성장과 변모를 지켜보며 한국화의 다양한 지향과 가치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 한국화의 미래를 위한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다.

열번째 화가(畵歌)《화첩: 심상공간心象空間》전은 한국화 작가들이 동시대적 감성과 실험적 표현을 바탕으로 현시대의 문화적 요구를 자신만의 예술관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 전시이다. 한국화의 확고한 정체성을 담보로 진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소재, 기법, 화면 구성에서 거침없는 실험과 연구를 거듭하는 김민주, 진민욱 작가를 조망하여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한국화의 미(美)를 담고자 한다.

화첩(畵帖)은 취향에 따라 소재별로 엮기도 하고 같은 주제와 화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작가의 작품 경향과 특징을 파악하고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쓰이기도 한다. 본 전시는 두 작가의 심미적 시선으로 ‘장소’를 어떻게 지각하고 경험하면서 의미화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일상의 풍경과 친근한 소재들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시공간으로 창조한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한다. 작가들은 한국화의 담백한 표현영역들이 자신들의 심상과 연결되어 현재와 어떻게 소통할지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그들이 재현한 풍경들은 현실의 사물과 중첩되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에서 관계 맺은 경험의 산물을 형상화한다.


작가소개

김민주 Minjoo Kim

나에게 그림은 혼자 묻고 답하고 생각하고 노닐 수 있는 곳이다. 내가 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물음에 어떤 답을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그 과정 속의 고민과 생각을 즐기고 상상한다. 어떠한 대단한 물음이나 그에 대한 답을 꼭 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다가 무엇인가가 떠오르면 그것을 이리저리 상상해보며 손으로 그려 보는 것이다. 어느 날은 생각했던 형상과 비슷해서 흡족할 때도 있고, 다른 날은 영 시원찮은 날도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남겨지는 것들이 나의 그림이기도 하다.

일상의 세계와 상상의 세계를 혼합하여 현실 공간 속으로 이상적 자연을 가져와 보기도 하고, 깊다 못해 까마득한 연못에서 그물이나 물바가지를 허우적거려 보기도 하고, 물고기를 잡지 않고 물고기와 하나가 되는 어부와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나무와 하나가 되는 나무꾼이 되어보기도 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역할들이 경계를 허물고 뒤섞이며 구분이 모호해지는 지점을 통해 일탈과 상상의 유희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내가 하는 고민과 생각, 상상들이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터이다. 나의 흔적들을 보는 이들에게 삶이 너무 바빠 망각하고 있던 어떤 즐거움을 잠시나마 찾아볼 수 있는 쉼을 청해보는 것이다.

최근에는 개인의 사유가 극대화되는 공간을 책상과 책꽂이가 있는 서재로 설정, 비유하고 이 공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궁리 중이다. 책상과 산수의 결합, 책거리 그림의 차용, 화첩과 병풍 형식을 활용하여 공간에 설치하려는 계획을 실험하고 있다. 사유공간을 방과 책상, 책꽂이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공간으로 축소하였지만 그 안에서 풀어내는 시각적 이야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김민주_심경_장지에 먹과 채색_각 70×200cm(8폭)_2018

김민주_사유의 섬_장지에 먹과 채색_66×96cm_2017


진민욱 Minwook Jin

걸으면서 보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산책 중 주로 주목하는 것은 주변에 흔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대상, 예를 들어 작은 화단 속 조경수, 작은 돌, 이름 없는 낮은 산과 같은 주변 자연물들 이다. 이것들을 우연히 주목하고 몰입하는 찰나의 시간 속에서 자아와 타인의 구분이 희미해지는 고양된 일체감을 느끼는 의식변화를 경험한다. 이 때 의식 속 주변의 소음은 날아가고 살얼음 위에 서 있는 듯 조심스럽고 적막한 세계 속에 대상과 나만 남는다.

이 교감을 상춘(常春)이라 이름을 짓는다. 상춘의 뜻은 최부(崔溥)의 『금남집(錦南集)』, 「표해록(漂海錄)」에서 ‘상춘지경(常春之景)’이란 표현에 의거하며 사시사계가 공존하는 낙원의 모습을 뜻한다. 현장에서의 작고 거친 속사화(速寫畵), 사진, 소리의 기록을 거쳐 다시 손끝으로 화면에 옮겨지는 선택된 자연의 이미지들은 각각의 독립된 사건이자 군집체로서 하나의 여로를 완성한다.

이렇게 느릿한 행보로 관찰한 주변 자연은 일상 풍경을 실경(實景)의 이름 아래에서 현실의 장소이자 동시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적막한 봄, 구원의 장소로 변모하게 한다.


진민욱_소소경逍小景_비단에 수묵채색_135×153cm_2019


진민욱_관매산금觀梅山禽_비단에 수묵채색_각 104×167cm(2폭)_2018


주최·주관: (재)한원미술관

출처: (재)한원미술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김민주
  • 진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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