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은 기획자와 작가가 팀을 이뤄 전시를 만드는 시작부터 협업하는 프로젝트이자 전시다. 2013년 개관전으로 시작한 이 형식은 11회를 맞은 올해도 기획자와 작가의 협업의 방향을 유지한다. 지난해 공모와 심의를 거쳐 작가와 기획자, 곽기쁨(작가)×박예린(기획자), 양하(작가)×최은총(기획자), 양희아(작가)×김남수(기획자), 정혜정(작가)×문아름(기획자), 총4팀이 선정되었다.
작가와 기획자의 협업은 물질과 의미, 창작과 기획의 만남이다. 기획자들은 작가가 생산해왔던 그간의 작품들을 들여다보고, 전체적 맥락뿐만 아니라 작가의 근작과 그들의 최근 관심으로부터 무엇을 초점화할 것인가, 어떤 부분을 쟁점화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작가들도 역시 내재적인 것이든 외재적인 것이든 하나의 기획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계기로 삼는다. 이번 참여 팀들의 시작과 운영 방식은 큐레이터가 제안자로서 역할하거나 담론적 해석에 초점을 두거나 작업의 방향성을 함께 나누는 등 각자 차이를 두고 있다. 그렇지만 기획과 작품을 매개로 공동의 목적을 찾는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본 전시는 작가들이 가진 모종의 문제의식에 개입하는 기획자들의 제안과 해석이 작용한다.
기획자 박예린은 작가 곽기쁨에게 아마도예술공간의 시공간이 응축된 10주년 도록을 전시의 소재로 제안하였고, 작가는 기존 작업 형식과 이 공간이 가진 물리적 조건을 지지대 삼아 새로운 시공간을 창출한다. 《당신의 눈동자에 눌어붙어 스며든다》는 공간을 기록하고 기억했던 문자들의 발췌, 해체, 우연적 조합을 여러 조형법으로 직조하고, 생성과 사라짐의 감각까지 형상화한 조각, 영상, 설치를 보여준다.
기획자 최은총은 작가 양하의 근작, 폭발과 관련한 일련의 작업을 재난 문자라고 하는 공동의 경험으로 치환하여 작업이 가지고 있던 여러 함의 중 한 국면을 초점화한다. 《부르르(Brrr)》는 폭발의 순간을 형상화한 회화와 그 연장선에 놓인 조각을 제시하고, 사운드와 거울 효과, 파티션 등의 설치적 요소는 전시장을 하나로 묶는 매개이자 정동을 생성하기 위한 연출이다.
기획자 김남수는 작가 양희아의 작업 세계를 ‘SF 창작’이라 규정하고, 그의 작업이 가진 시공간과 차원의 문제, 일상의 규정을 넘어서는 감각을 동서양의 고전 및 현대의 텍스트에 기반하여 해석한다. 이를 토대로 양희아의 작업 세계가 현실의 시공간을 다르게 상상하고 창출한다는 점을 사상적으로 규명한다. 그리고 작가는 《무한정원+△》을 통해 과학 담론을 텍스트, 영상 설치, 오브제 조각, 드로잉 등의 조형 안으로 흡수하고, 이들의 내적 연결을 통해 보이지 않던 것과 못 보던 숨겨진 차원을 시각적, 감각적으로 인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기획자 문아름은 작가 정혜정의 최근작의 리서치와 작업의 방향성, 새롭게 인식하게 된 매체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 작가는 《뗏목 아래 우리》에서 어디든 들러붙어 이동하는 따개비로부터 바다 생태계의 단면을 탐구한 영상과 조형, 드로잉을 통해 생태 문제를 환기하고, 지구적 재난 상황을 일종의 스크린처럼 경험하는 것을 전시 공간의 특성을 빌어 공간 체험으로 치환시킨다.
아마도애뉴얼날레는 기획자와 작가의 협업 형식을 제안하는 전시이자 프로젝트로 주제전은 아니다. 그럼에도 각각의 팀들이 설정한 의제는 현실의 문제들을 상기하게 하고, 현실을 다르게 보는 방식을 제시한다. 재난, 언어, 생태, 과학 등 인접 분야를 소재로 삼는 것도 세상에 대한 관심과 맞닿아 있다. 이런 소재들은 각각의 경험, 일상, 작은 것, 감각, 신체로부터 출발하여 일반성을 비껴가는 방법과 내용을 제시하면서 조형적 스타일로 수렴된다. 따라서 각각의 전시는 그 특성에 따른 공간 연출을 통해 보이지 않는 시공간과 세계 내 존재들을 호명하는 다성의 목소리가 울리는 장소가 된다.
참여 작가×큐레이터: 곽기쁨×박예린, 양하×최은총, 양희아×김남수, 정혜정×문아름
전시장소: 아마도예술공간(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54길 8)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창작주체
전시 연계 프로그램
• 프로그램 제목: 제11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_난상토론
• 프로그램 일시: 2024년 5월 2일 오후 3시
• 참여자: 제11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 참여 작가×큐레이터 4팀
아마도예술공간 운영위원회, 초청 미술 전문가, 관객
• 장소: 아마도Lab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54길 8)
• 참여 신청: 링크를 통한 인터넷 접수(추후 아마도예술공간 홈페이지 및 SNS 참조)
출처: 아마도예술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