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이 고향인 송필용은 광주5.18을 현장에서 겪으면서 미술대학을 다닌 세대로 암울한 현실을 직면하기 위해 택한 국토 답사를 통해 질곡의 현대사를 더듬어 갔으며, 가사문학으로 정신문화가 서린 담양에 둥지를 틀면서 우리의 땅에 정신을 담아내는 작업으로 확장해 갔다. 그 후 20여 차례에 걸친 금강산 탐승으로 쪽빛과 옥빛의 물줄기를 만나고 기세 좋게 낙하하는 폭포에 감동하여 물, 폭포시리즈를 작업하다 최근에는 실경을 떠나 자신의 내면에서 흘러내리는 육화한 폭포를 그리고 있다.

심상을 훑어 내리는 물줄기가 되어 정신의 각을 깎고 다듬어 깨달음에 이르게 하며 무한 순환의 계를 거치면서 자유로운 정신세계가 열리게 할 것이다. 송필용의 이런 믿음은 폭포그림으로 구현되어 출구 없는 현실을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열린 기운을 몰아주고 있다.

출처 - 광주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