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청
2024년 9월 3일 ~ 2024년 9월 13일
일몰과 일출 사이의 검은 시간 사이로 샛노란 통로가 고여있다. 좁은 파장의 황색 빛만을 발광하는 저압 나트륨램프the low pressure sodium lamp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단색monochrome의 풍경은 가위눌림 속 생생했던 마주침을 마치 없었던 세계처럼 접어 닫는다. 전시에 초대된 모든 존재는 서서히 색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선명해지며 — 잠기고soaked, 들리고lifted, 들뜨기peeled 시작한다.
이제 죽은 자와 산 자가 하나의 탕에 들어간다. 훼손되어 너덜거리는 모든 살과 뼈는 퉁퉁 불어 스스로 벗겨지기 시작한다. 그 많은 이들이 때를 밀었는데도, 멀어지는 풍경은 깊은 산 속의 옹달샘처럼 검고, 밝고, 맑다.
글: 차연서
차연서 개인전 《살도 뼈도 없는 나에게 Feed me stones》 는 작가의 아버지이자 화가인 故 차동하의 작고 전 마지막 시리즈 〈축제 Festival〉(2006-2017)의 재료를 전시장에 불러옵니다. 단색으로 채색된 색면이 수직, 수평의 격자 구조 안에서 균형을 찾아 배치되는 〈축제 Festival〉(2006-2017)는, 딸인 차연서의 시선을 관통해 관객 앞에 재등장합니다. 2021년 아버지의 급사 후 그의 작업 재료의 무더기가 유품으로 남았고, 차연서는 그가 제작해 놓았던 채색된 닥종이를 하나씩 하나씩 소진하며 동명의 평면 연작 〈축제 Festival〉(2023-2024)을 이어갑니다.
〈축제 Festival〉(2023-2024)는 남겨진 닥종이를 가위로 갈라내는 기법을 사용합니다. 일종의 ‘종이 오리기(Paper Cut-out)’이자 ‘훼손하기’로 볼 수 있는 이 형식은 돌연사한 아버지에 대한 작가의 정서가 반영된 행위입니다. 작가는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법의학 책에 실려 있는 죽은 몸을 가르고, 드로잉하며, 그것들과 관계 맺습니다. 이는 무언가를 베껴 쓰는 필사의 몸짓이기도 합니다.
법의학 책의 도판으로 등장하는 몸들은 무연고의 몸이자, 공익을 위해 도용되고 전시된 몸입니다. 작가는 아무도 경조 행사를 치러주지 않는 이 몸들과 하나의 지면을 밟기를 시도하며, 이들과 함께 영가들의 목욕재계를 이끄는 의식 ‘관욕 Baths’을 행합니다. 이는 우리가 그들을 위로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몸들로부터 무언가를 받는 사건의 현장을 만드는 일입니다.
글: 하상현 (협력기획)
기간
2024.9.3.(화)—2024.9.13.(금)
* 월요일 휴관
관람 회차
15:00 / 17:00 / 19:00
러닝 타임
50분
장소
SAPY 그레이룸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26-26 어바니엘 102동 B2F)
관람료
일반 10,000원
크레딧
작가: 차연서
목소리: 동환스님
사운드디자인 · 음향감독: 이솔엽
공간디자인 · 무대감독: 김혜정
셋업 크루: 김진솔 이정모
조명 기술감독: 김주슬기
조명 크루: 전하경, 윤효경
협력기획: 하상현
그래픽디자인: 인현진
한-영 번역: 소제
멘토: 최빛나
비평: 양효실
중간자문: 고대영 손나리 이상화
담당자: 강민정
후원: 서울문화재단
2024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 지원사업 선정 작품
제목 인용 시: 김언희 「귀류」 (『GG』, 2020)
포스터 인용 그림: 차동하 〈소묘 90 #12〉(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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