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석 개인전 : 허물의 반격 Counterattack of Empty Body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19년 5월 30일 ~ 2019년 6월 10일

작가노트

금자탑도 언젠가는 무너지게 되어있다. 온갖 애정으로 공들이며 차곡차곡 높이 쌓아 올렸을수록 무너질 때 오는 허탈함과 상실감은 투자한 시간만큼 이루 말할 수 없이 더욱 상황을 황폐하게 만들어버린다. 지금 어디선가에는 어느 누군가가 쌓아올린 금자탑 또한 또 다른 금자탑을 쌓고자하는 이들에 의해 여태까지의 공들임은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이 아닌 이상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우리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즉, 누군가는 시간을 거스른 척 할 순 있지만 실제로 완벽하게 거스른 이는 한명도 없다. 하지만 영원히 살 것처럼 열정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세상에서 마주한 모든 것들은 시작도하기전에 벌써부터 삶이 무의미해져 버린다. 그래서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이미 앎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행동이나 열정을 보인다는 것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노력에 의해 남아있는 시간과 죽음의 그림자를 잠시나마 조금이라도 뒤로 유보시킬 수 있는 아주 작은 가능성에 대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평소에 해왔던 기존의 기록화 작업은 숲을 어떻게 하면 고스란히 한 화폭에 녹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개인전은 숲을 구성하는 나무들을 직접 하나하나 만져가며 느껴 봐야했던 탐사적인 흔적들이라 볼 수 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듯 대전구도심 또한 무언가 변화를 꿈꾸고 있는 듯이 쿵캉쿵캉~ 쿵쿵~ 주변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실시하던 공사소리가 작업실 주변을 몇 달 동안 맴돌고선 더 나아가 구도심 곳곳에서도 종종 무언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들이 한순간 사라져가는 현장들을 쉽게 목격하게 되면서 당시의 소멸되고 있던 피사체의 잔상들이 무언가 생존 혹은 삶에 대한 메시지를 말해주고 있는듯  머릿속을 헤집어 놓아 이번 개인전 재료로 당시 무언가 느꼈던 요소들을 적극 활용하여 그에 대한 물음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한번 확인해보면 어떨까란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주변 곳곳에서 발견한 사라지거나 소실될 운명에 놓인 피사체들과 조만간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 마음을 홀리려는 피사체 그리고 끊임없이 살아 남기위해 변종을 꿈꾸는 피사체 등 여러모로 주변에서 발견한 버려지고 앞으로 없어질 일만 남은 생명력을 잃고 방치된 피사체들을 전시를 이루는 재료들로 적극 활용하여 이젠 폐기물이 될 운명만 남은 쓸모없음이란 답안에서 전시라는 가치의 힘을 잠시나마 활용하여 우리가 마주한 삶 혹은 생존에 대한 생각을 나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쓸모의 장이 이번에 준비한 개인전을 통해 조금이나마 느껴 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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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최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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