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곤 플래시 OBT Polygon Flash OBT

인사미술공간

2018년 5월 18일 ~ 2018년 6월 1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최창주)는 2017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시각예술분야 성과보고전을 오는 5월 18일부터 6월 16일까지 인사미술공간에서 개최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6년부터 아카데미 방식으로 차세대예술가육성사업을 확대 개편하여‘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를 개설, 운영하였다. 아카데미는 문학, 시각예술, 연극, 무용, 음악, 오페라, 무대기술, 창작기획 분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만 35세 이하 차세대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창작 연구와 작품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7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시각예술분야에 참여한 큐레이터 중에서 전시지원 대상자로 최종 선정된 2인(이한범, 정시우) 중 정시우가 기획한 전시이다. 정시우 큐레이터는 공간 교역소를 운영했으며 «루밍 셰이드»(산수문화, 2017), «헤드론 저장소»(교역소, 2016), «굿-즈»(세종문화회관, 2015) 등을 공동으로 기획했다.

<폴리곤 플래시 OBT>(Polygon Flash OBT)는 1997년 일본에서 발생한 ‘닌텐도 쇼크’라고도 불리는 ‘폴리곤 쇼크’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본래 ‘폴리곤’은 ‘다각형’이라는 사전적 정의 외에도 3D 컴퓨터 그래픽의 단위를 이루는 가장 작은 조각을 의미하며,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 캐릭터는 네트워크에 서식하는 특이한 종으로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 일행이 포켓몬을 포획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잠입하고 추격하는 과정에 등장한다. 일본 전역의 브라운관을 통해 방영됐던 이 추격의 과정에서 발생한, 적색과 청색이 빠르게 점멸하는 폭발 효과 때문에 포켓몬을 시청하던 700여 명이 발작을 일으켰고, 이후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상매체에서 이러한 효과를 제한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처럼 폴리곤 쇼크는 가상의 공간이 브라운관을 통해 현실에 보낸 일종의 신호이자 현실에 개입한 상징적 사건이다. 더는 현실과 가상이 화면을 경계로 온전히 분리되지 않고, 상호참조하고 동기화하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대개 게임 산업은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 Close Beta Test), 오픈 베타 테스트(OBT: Open Beta Test), 런칭의 순서를 따른다. <폴리곤 플래시 OBT>는 게임 산업의 방식을 전유한 3단계 기획에서 두 번째 단계인 오픈 베타 테스트에 해당하는데 동시대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의 궤적을 관찰하고, 매개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전통적인 작업 방식으로 수렴되지 않는 동시대적 감각을 대입하는 방법론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미지 시뮬레이터인 선셋밸리(Sunset Valley) 애플리케이션은 본 전시에서 하나의 조건이자 매개체로 전시의 중심에 놓이고, 사용자이자 베타테스터인 작가 세 명은 앱을 활용해 이미지데이터를 생성하며, 전시환경에 맞는 신체로 변환한다. 

기획자는 레벨 디자이너로서 실재 환경과 비물질 이미지데이터가 앱을 경유해 동기화되는 구조를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물성과 원본 없는 시각 이미지와 현실 사이를 탐험하는 시각적 긴장을 불러낸다.

정시우 큐레이터는 “본 전시는 3층으로 이뤄진 인사미술공간 전체를 하나의 ‘데이터 환경’으로 가정하고, 각 작가들은 이미지 시뮬레이터(시뮬레이션용 기계장치)를 활용해 전시장 안에서 작품의 형태와 크기, 위치 등을 무작위로 지정한다”며 “가상현실과 실제현실의 구분이 얼마나 힘들고, 불가능한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와 연계된 행사로는 토크 프로그램인 ‘폴리곤 플래시 Tutorial’(6/2, 토)과 서울핑퐁클럽이 진행하는 클로징 퍼포먼스, ‘폴리곤 플래시 (Re)Flash’(6/16, 토)가 예정되어있다. 자세한 내용과 참여방법은 추후 인사미술공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 할 예정이다. 전시는 매주 일요일, 월요일은 휴무이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기획의도

1990년대 중반 대한민국은 비정상적인 속도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었지만 반면 대형 참사와 국가 부도라는 초유의 사태를 떠안았다. 기나긴 불황의 입구인 1998년 출범한 새 정부는 IT산업을 국가 중심 산업으로 선포하고, 경쟁력 확대를 위해 초고속 인터넷환경을 단기간에 구축한다. 이로써 음성, 텍스트 기반의 전화회선 시대를 뒤로하고 전 세계가 높은 대역폭으로 연결되는, 시각 이미지에 기반을 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국가의 주도로 마련된 웹이라는 시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흡수하기 시작한 동시대 20, 30대 작가들의 작업은 독특한 경향을 보인다. 개인의 체험과 작가적 독창성을 강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웹이라는 공공영역에서 참조된 이미지를 데이터 차원에서 조합하고 완성한다. 그러나 결국 이미지데이터는 전시장이라는 실재 환경에 반응해 물성을 획득하고 우상적 신체를 지니게 된다. 본 전시는 이러한 새로운 경향의 작업과 전시환경의 관계에 관해 질문한다.

본 전시는 작가 - 애플리케이션 - 컨버터의 구조를 전시의 중심에 위치시켜 이미지 데이터를 조합해 자동 생성해 주는 웹 애플리케이션 <선셋밸리>를 이용해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것을 실제 공간인 전시장에 구현한다. 현실에서 가상, 가상에서 현실로 각자의 방향에서 반대로 흐르는 사이의 어느 지점을 본 전시의 좌표로 설정한다. 선셋밸리 앱은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지 생산자의 작업 방법론에 관해 질문하며 전시를 통해 수정 보완되고, OBT 이후를 예비한다. 현실의 조건에서는 건축>조각>평면의 순서로 물성을 확보하게 되는데 디지털 환경에서는 물성의 조건이 역으로 흐를 수 있다. 본 전시는 인사미술공간을 디지털 환경으로 가정하고, 3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건축적 특성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해 공간-입체-평면의 물질성을 반대로 설정한다. 

김동희는 전시장 바닥에 수평으로 층위를 쌓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물성을 담보하지 않는 디지털 환경에 층위를 쌓는 작업을 진행한다. 입체 작업을 진행하는 문이삭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부조로 입체화 하고, 기둥이자 가벽으로 기능하는 물질성을 구현한다. 권영찬은 전시를 이루는 텍스트와 공간의 특성을 이미지로 구현해 인사미술공간의 내 외부를 구분하지 않고, 다른 작가의 작업을 넘나들며 달라붙는다.


참여작가 및 기획자 소개

김동희(1986)
홍익대 판화과 졸업. 학부 재학 당시 교내 버려진 공간을 이용한 공간 작업인 <프리홈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다양한 동료 미술인들과 협업하며 기능성을 상실한 공간에 새롭게 기능을 부여하는 작업들을 진행, 주목 받아왔다. <나열된 계층의 집>(2014), <오페라 코스트>(2015), <오픈 스튜디오>(2017), «3 볼륨즈» (시청각, 2017) 외에도 그 사이사이 다채로운 공간 작업을 선보이며 독특한 작업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권영찬(1990)
그래픽 디자이너.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람과 협업한다.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일민미술관, 2016), «서울 바벨» (서울시립미술관, 2016) 등의 전시 디자인을 했다. 

문이삭(1986)
국민대 입체미술학과 및 동대학원 석사 졸업. «Passion. Connected.» (아카이브봄 2017), «구성하고 그리고 쌓고» (공간 사일삼 2016)에서 개인전 개최. «사물들: 조각적 시도» (두산갤러리 2017), «ACC네트워크 플랫폼:아시아 쿨라 쿨라-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6)등 단체전 참여.

기획 정시우(1984) 
어설프게 회화를 전공하며 도상 애호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상봉동에 위치했던 무슨 공간 교역소를 공동 운영했으며 인사미술공간, 플랫폼엘, 캔파운데이션에서 일했다. «루밍 셰이드»(산수문화, 2017), «헤드론 저장소»(교역소, 2016), «굿-즈»(세종문화회관, 2015) 등을 공동으로 기획했다. 현재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지 생산과 소비에 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부대행사
6.2(토) 2시-폴리곤 플래시 Tutorial 
6.16(토) 5시-폴리곤 플래시 (Re)Flash


기획 : 정시우
주최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 인사미술공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출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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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김동희
  • 문이삭
  • 권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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