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나드 런 Promenade Run

복합문화공간에무

2019년 12월 12일 ~ 2020년 1월 2일

<프롬나드 런>은 예술활동의 기반이 되는 '반복'이 어떻게 작가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여정의 복합적인 전시이다. 누군가에게는 '반복'이 매우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전복의 대상이 되면서 각기 다른 패턴과 리듬, 운율, 그리고 프로젝트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오프닝에서는 박혜민과 안데스 작가가 그동안 진행하여 왔던 <보통의 국가들>, <도시 지질학의 분자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음식을 나누어주고, 신제현은 프로 라틴 댄서 허희철x김순진 팀과 함께 댄스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잘 짜여진 공연에서의 '반복'과 전복의 대상으로서의 '반복'을 대비시킨다. 

이샘은 허윤경 안무가와 함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한 HRD 워크숍을 신체 움직임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며, 조영주는 수십개월간 작성한 육아 일지를 바탕으로 무보와 악보를 만들고 작곡을 한 <소나타 “Diary of D’Art”>를 선보인다. 

박이도는 '선을 찾는 아크네'를 주인공으로 다양한 선 패턴을 보이며, 방은겸은 우주를 이루는 사과를 기반으로 화려한 입체적 페인팅을 보여준다. 장준호는 수륙재(水陸齋)를 지내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목어(木魚)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홍학순은 작은 방을 <토끼 언어>라고 부르는 드로잉 체계로 채울 예정인데, 오프닝 토크인 <달의 뒷모습>과 함께  <토끼책>에 담긴 '조립','연결','대칭'이라는 요소의 반복을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서문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시각예술가와 공연예술가가 ‘반복’에 대해서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지점을 발견한 경험이 있다. 공연예술가들에게 반복은 공연이나 퍼포먼스를 진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행위로 매우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시각예술가들은 몸에 밴 습관들, 지나치게 훈련된 특성이라고 생각하여 이러한 습성들을 타파하려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대중가요에서도 ‘반복’은 반복되는 악몽이나 잊기 힘든 추억들과 연관되는 등 매우 부정적인 가사로 엮어진다. 그러나 ‘반복’은 각각을 수행했을 때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이는 어떤 일을 결과적으로 잘 수행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추어 볼 수 있다. 그렇게 각각의 반복은 아무리 ‘다시’한다고 해도, 새롭게 의미를 가지며, 아까의 시간과 지금의 시간은 같은 ‘반복적 행위’를 한다고 해도 조금씩 다르다. 이번 전시에서는 ‘반복’이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여러 시각예술가들이 반복적인 과정과 들의 리서치, 작업의 결과를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지를 큰 틀로 삼아, 이번 전시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을 다루고자 한다.

‘반복’은 전시의 주제이자 전시를 이루고, 기존의 예술과 다른 습성을 보여주는 형식적인 기재로서 작동한다. ‘반복’을 하는 시간 동안 동일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각각의 행동들은 사실 미세하게 다르다. 또한 수행자가 행동한 반복적인 행위들은 특정한 목표지점을 향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복적인 과정들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반복’은 진행이 되면서 하나의 루틴으로 발전하며, 일종의 법칙과 형식이 된다. 또한 일반적인 것, 보통의 것, 습관적인 것 등으로 성격이 지워진다. 한편으로는 강력한 형식과 법칙을 기반으로 제의적인 양식이 되기도 하며, 각각의 기운을 연결하는 운동성은 기승전결의 과정을 겪으면서 희극과 비극처럼 하나의 극으로 엮이게 된다. 결국 형식에서 시작했지만, ‘반복’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내용을 포괄하게 된다. 이렇게 형식과 내용을 갖춘 것이라면 모든 예술은 ‘반복’에 기반할 수 있다. 힙합에서의 비트와 플로우, 리듬, 운율, 모듈, 발란스와 텐션, 패턴, 수련, 습관 등 다양하게 확장된다.

무용이나 음악 분야에서는 이렇게 반복되는 동작이나 용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볼레로’는 잘 알려진 18세기에 생겨난 스페인의 민속 무용의 한 형식으로 캐스터네츠로 리듬을 반주하는 춤곡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작곡가 라벨의 ‘볼레로’는 같은 리듬을 반복하면서도 무한히 확장된다. 제목으로 사용하는 ‘프롬나드 런’은 댄스스포츠에서 마치 볼레로처럼 연속으로 남녀가 함께 걸어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반복적인 연결 동작이다. 또한 ‘프롬나드’의 뜻에는 걷는 행위인 산책의 의미가 포함되거나,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에서 곡과 곡 사이를 연결하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이같이 동작이 반복적이거나 연속적으로 보이면서 각각의 동작에는 미세한 차이점이 있는데, 차이와 반복을 동시에 나타낸다는 뜻에서 제목을 <프롬나드 런>으로 짓게 되었다. 이 전시에 참여하는 예술가 약 10여 명은 ‘반복’을 미션으로 작업 세계를 보여준다.

작가 각자가 생각하는 반복의 요소는 여전히 ‘진행중’인 것이 많다. 한 작가가 갖고 있는 작업세계가 단칼에 하나가 끝나면 다른 하나가 밀려오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을 언제나 맴돌고 있는 그만의 세계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의 성향은 하나도 반복적인 것이 없다. ‘반복’은 곧 ‘차이’라는 것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체감하고 있다.

오프닝 리셉션

2019년 12월 12일(Tue) 5-8PM

5PM 오프닝 케이터링
박혜민 <보통의 국가들:팬카탄 그린푸드>
안데스 <보도블럭 카스테라_도시지질학의 분자빵>

6PM 오프닝 퍼포먼스
신제현 x 허희철 x 김순진 x 성수진 <프롬나드런>

7PM 오프닝 토크
홍학순 <달의 뒷모습>

프로그램

2019년 12월 14일(Sat) 1-4PM
이샘x허윤경x왕혜인 HRD워크숍_동작을 통한 자각

2019년 12월 19일(Thu) 6:30PM
신재현 움직이는 팔림프세스트<Ⅰ>

2019년 12월 26일(Thu) 4PM
Curator & Artist Talk

2019년 12월 26일(Thu) 6:30PM
신재현 움직이는 팔림프세스트< Ⅱ >

2020년 1월 2일(Thu) 6:30PM
신재현 움직이는 팔림프세스트< Ⅲ >

참여작가

박이도, 박혜민, 방은겸, 신제현, 안데스, 이샘, 장준호, 조영주, 홍학순

기획: 고윤정
협력: 허윤경, 허희철x김순진, 왕혜인, 성수진
사진, 영상: 평범한 스튜디오
디자인: 산책자
후원: 서울문화재단, 2019 예술작품지원 다원예술 분야 선정작

출처: 비평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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