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완 개인전: Patchwork

THEO

Nov. 11, 2023 ~ Dec. 8, 2023

THEO는 2023년 11월 11일부터 12월 8일까지 하승완 개인전 『Patchwork』를 개최합니다.

‘Bellum omnium contra omnes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1

하승완(b. 1992)은 그간 신화나 설화, 지역 민담 등 다양한 이야기의 서사구조를 추출하여 사건을 재구성한 후, 이미지를 재현하여 동시대의 서사로 담화화를 모색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발표해 온 작품/시리즈를 바탕으로 구성되는, 통합된 세계관의 서막을 연다. 기존 발표작들이 주로 현실 세계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서사와 세계관을 재구성하여 재현하는 시각화 과정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작가가 다뤄왔던 서사와 상징, 형식 등을 구성요소로 통합된 작가 고유의 세계관 형성에 그 중점을 둔다. 기존 발표작에서 소개했던 파편적인 서사들과 이미지, 그리고 작가가 제시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작가의 강점인 ‘강렬한 시각적 화면구성’에 대응하고 관통할 수 있는, 세계관을 형성하여 펼쳐보고자 한다. 그 서막인 이번 전시 『Patchwork』에서는 ‘신체화‘를 주제로 세계의 구성원리를 ‘국가’와 ‘신체’의 대응된 개념으로 제시한다.

토머스 홉스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2’을 통해 국가 탄생의 배경을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로 원시 사회에서는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이어져 끊임없는 전쟁과 살육이 벌어졌으나, 공멸의 결과를 인지한 사람들이 투쟁을 종식하고 외부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한 명의 주권자에게 권리를 양도하는 서로 간 암묵적 계약’으로 제시했다. 작가는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주창한 개념을 모티프로 국가의 개념을 시민들의 신체가 모여서 만들어진, 누더기 거인의 형상을 띈 피조물로 구현한다. 또 향후 이 피조물들의 구성요소가 교체/대체되거나 재조합되는 방식을 통해 확장되는 하나의 세계를 구성한다.

기 발표된 시리즈 중, ‘Patchwork golem(2022)’ 연작은 ‘Patchwork family man(2023)’, ‘Patchwork hero(2023) 등을 거쳐 진화하게 되는데 이번 전시에서 부여되는 세계관을 통해 결국 새로운 생명력을 얻게 된다.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결합된 누더기 거인의 모습에서 신체를 보조하는 기계장치와 결합한 사이보그의 형태로, 작은 화면에서 여러 화면이 결합한 큰 화면의 형태로, 진화 혹은 확장하는 생명체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이기적 본성에 따라 이를 실현할 강력한 힘의 형체를 형성한다’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를반영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이를 통해 구성된 사회, 국가에 대한 지상의 신3간 투쟁을 이야기한다. 출품작의 주요 형식(이자 다양한 합의의 결과)인 교체, 대체, 조립, 조합, 확장 등의 방식은 이 투쟁상태에서 형성되는 하나의 신체이자 국가(지상의 신)로 제시되고, 전시를 통해 이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Patchwork』를 통해 새로 시작되는 작가의 연작은, 본 전시에 차용된 형식처럼 구작들의 파편적인 속성들을 재맥락화하여 교체 가능한 상태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무한한 경우의 수로 조합/확장되는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 동시에 (신/구와 같은) 다양한 양가적 속성을 체득하게 됨에 따라 형성되는 다양한 상징/서사와 함께 전체를 아우르는, 그간 작가가 탐구해 온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은, 앞으로 형성될 작가 고유의 거대한 세계관에 기대를 갖게 되는, 작가의 행보를 지켜보아야 하는 지점이다.

정찬용 (THEO Assistant Director)

1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라틴어: Bellum omnium contra omnes, 영어: The war of all against all)은 토머스 홉스가 자연상태의 인간 존재에 대해 리바이어던에서 사고실험을 행하면서 거기서 도출된 결론을 묘사한 문장이다.

2 1651년 1월 런던에서 발표된 토머스 홉스의 저서. 책 제목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괴수 레비아탄에서 따온 것으로, ‘리바이어던’은 괴수 레비아탄의 영어식 발음이다.

3 地上神 (mortal god), 필멸의 신을 뜻한다. 홉스는 Common wealth(특정 계급이 아닌 모두의 행복을 위해 조직된 국가)의 생성 과정을 리바이어던, 즉, 지상의 신의 탄생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참여작가: 하승완
글/기획: 정찬용
후원: 예술경영지원센터, 문화체육관광부

출처: T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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