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기록적 가치로서 역사에 힘을 보태지만, 많은 경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말과 음이 마음을 더 울린다. 한석경은 주로 국가 차원의 거시적 사회 담론을 개인의 영역으로 끌어와 사적-나아가 시(詩)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지속하는데, 이번에도 굴다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신평의 사건들을 어루만졌다. 어르신들을 찾아 말을 건네고, 말을 모아 음과 움직임을 지었다.
이제 '신평초소굴다리'는 몇 세대를 거쳐 여과된 감각으로 응축되어 한시적 메아리로 채워진다. 작가는 물로 인해 지리적 경계가 구분 지어지고, 물이 삶의 터전을 이루는 중심이 되는 것에 주목하여, 물 주변 터널의 시간을 좇아 흩어진 세대, 소원해진 공동체의 목소리를 예술로 이어보길 시도한다.
개막공연
10. 11. PM 5
신평초소굴다리
참여작가: 한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