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 개인전 : 사라져 가다

예술공간수애뇨339

2020년 7월 17일 ~ 2020년 8월 15일

작가의 글

“결국엔 문명이라는 질병으로 죽는 것이 인류의 최후가 될 것이다.” -R.W.에머슨

북극 최후의 빙하가 녹기 시작하더니, 2030년에는 북극에 얼음이 사라질 거라는 보고를 들었다. 인류의 최후를 상상해보게 된다. 북극곰이 사라지고, 펭귄이 사라지면 결국엔 우리도 사라지겠지.

전국의 산을 찾아 식물탐사를 다니면서 우리의 꽃들도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분별하게 채취당하거나, 자생지가 파괴되어 절멸하거나 멸종되어 가는 식물이 많다는 것을.

근대문명은 끝없는 탐욕으로 우리의 삶터인 자연을 파괴하고 자본과 생명을 맞바꾸었다.

인간이 이 땅에서 폭군처럼 마음대로 자연을 파헤치고 무분별하게 개발하는 동안 생태계는 병이 들어 죽어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폭염, 홍수를 빈번하게 겪게 되었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전 세계가 모든 것을 멈출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매일 아침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숫자를 체크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사라져 가다– 소망을 품다>

북극의 그린란드 풍경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는데 빙하의 거대하고 높은 얼음 장벽은 마치 마천루 같이 보였다. 그 빙하가 녹아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며, 북극이 북극으로 온전할 때 도시의 삶도 온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빙하가 사라지면 우리의 삶도 서서히 사라져 가겠지.

갤러리 정면의 커다란 벽 전체에 북극의 빙하가 녹아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마치 도시의 마천루가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그린다. 빙하와 마천루가 하나로 겹쳐진 현재 우리의 민낯, 위태로운 풍경화이다.

목탄을 재료로 한 드로잉 퍼포먼스로 관객을 초대하여 드로잉의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공간에서 그림의 과정을 함께 하며, 새로운 상황 앞에 놓인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이 파국의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사라져 가는 무명의 얼굴들>

우리나라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식물들을 조사하여 그리고 있다. 무명이어도 어여쁘고 향기롭기만한 그 얼굴들이 사라져 버리지 않기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린다.

출처: 예술공간 수애뇨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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