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아티스트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 가공할 헛소리 Monstrous Moonshine

네이버파트너스퀘어 광주

2018년 9월 7일 ~ 2018년 11월 11일

(재) 네이버문화재단의 헬로!아티스트는 12회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으로 가공할 헛소리 전시를 개최한다. 헬로!아티스트는 2013년도 현대미술 작가들이 대중과 호흡 할 수 있도록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소개하고 있다. 창작자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헬로!아티스트에서는 작가들이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신규 작품 제작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 지원의 하나로 기획 이번 전시는 ‘헬로!아티스트’의 다섯 번째 오프라인 전시로,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광주에서 열린다.

[가공할 헛소리(monstrous moonshine]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시각 언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보고, 듣고, 믿는 실재의 감각이 전시라는 일시적인 조건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고자 마련된 전시다. 예술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예술가들이 있을 뿐이라는 샤이너의 말처럼 예술의 본질은 정신적인 활동에서 기인한다. 예술가의 작품은 이에 대한 결과물로 작품 너머의 예술가를 이해해보려는 시도는 어쩌면 다른 방식으로 동시대를 읽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전시 제목 [가공할 헛소리(monstrous moonshine)]는 허튼소리라고 생각할 만큼 낮은 확률의 기묘하고 우연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수이자, 동명의 수학 이론에서 기인한다. ‘헛’은 명사나 동사 앞에 붙는 접두사로서, 뒤에 오는 단어의 의미에 ‘이유 없는’, ‘잘못’, ‘존재하지 않는’의 뜻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김동희, 김실비, 윤지영 세 명의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 이미지, 믿음, 이야기, 경험이 현대사회 안에서 어떻게 헛소리, 헛것, 허상으로 가공되는지 주목한다.

이들은 존재하지 않는 불가능한 것들을 시각화함으로써 우리가 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믿는다는 것에 대해 정신적 투사를 통한 인식의 확장을 이끌어 낸다. 어쩌면 그래서 현대 미술은 종종 어렵고 난해할지 모르겠다. 경험에 의해 체득된 시공간의 감각으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예술의 본질을 마주하면 종종 낯설고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그러나 인식의 확장에 의해 새롭게 부여된 감각은 ‘헛것’, ‘허상’이라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각적 결과물을 상상 가능하게 한다.

이번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으로 소개될 3명의 작가는 지난 7월 작가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3명의 작가를 최종 선정했다. 전시에서 작가들은 모두 신규 작품을 선보인다. 김동희 작가는 전시장 전체를 새로운 공간으로 구성했고, 김실비, 윤지영 작가는 영상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소개

신체와 정신의 온전한 개입과 몰입을 통해 믿음의 사당으로 들어가기, 김실비
김실비는 오늘날 우리가 대면한 현실의 문제들을 종교적 표현과 신앙의 구조를 이용하여 시각화한다. 신작 [회한의 사당]은 앞서 열린 두 번의 개인전을 통해 선보인 [회한의 동산](2018)과 [회한의 소굴](2018)에 이은 ‘회한(regret)’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현재의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떤 미래를 추구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맞닥뜨리게 되는 이 작품은 가람배치의 사당의 구조를 차용하여 만든 영상 설치 작품으로, 스크린과 거울을 통해 비친 작품 내외부의 환경의 이미지를 마치 빈 공간에 직조하듯 만들어낸 일종의 지지물이 된다.
[회한의 사당]에는 신라 시대 축조된 인공 연못인 안압지를 연상시키는 가상의 공간에서 주령구 놀이를 하는 일곱 신이 등장한다. 텅 빈 전시장 한가운데 지어진 3m가 넘는 입방체 모양의 사당에서 인간사를 관장하고 수호하는 일곱 신의 모습은 거울에 가려진 채 분절된 상태로 나타난다. 작가는 신문에서 발견한 익명의 인물들을 사당을 지키는 여덟 명의 문지기로 명명하고, 관객이 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현실의 문제를 직면하게끔 만든다.
결국 김실비의 사당은 그의 심상이 투영된 일종의 성찰을 위한 장소인 것이다. 관객들은 작품 앞에 설치된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고, 마치 ‘탑돌이’를 하듯 몸을 움직여 작품의 네 면을 돌아봐야만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관객이 신체와 정신을 온전히 개입(mental introjection)해야만 비로소 완결된 장면의 연출과 감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회한의 동산과 소굴, 그리고 사당이 미술이라는 자기 신념을 통해 삶을 견뎌낼 수 있다고 믿는 허상의 구조물이라면, 작가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이 대화를 통해 관객 스스로가 직접적인 행위와 몰입의 시간을 거쳐 믿음의 구조를 만들고, 그것을 매개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유기적인 상황을 창조하도록 유도한다.

믿음의 이면에서 타인의 마음으로 현실 다시 보기, 윤지영
윤지영의 신작 [불구하고]와 [오죽 -겠, -으면]은 예방과 실패, 대비 등 눈에 보이지 않고 의심과 믿음으로 이뤄진 헛것에 대응하는 취약한 인간의 본성과 한계, 불안의 심리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작가는 문을 통해 들어가야만 볼 수 있는 상영실에 익히 알려진 신화 속 신들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먼저 감상하기를 제안한다. 작가에 의해 구획된 동선 안에 상영되는 영상 작품 <불구하고>는 신화 속 인물 아킬레우스와 청동 거인 탈로스, 지크프리트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각각의 영상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주어진 운명에 순응해야만 했던 인물들의 비극적 운명을 그려낸다.
이어서 만나게 되는 작품 [오죽 -겠, -으면]은 편안한 안마 의자에 앉아 감상하는 영상 설치 작품으로, 불안한 일상과 현실에 대비하기 위해 의식적 혹은 자기 최면적 행위를 반복하는 개인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행하는 소소한 노력으로 하루의 안녕을 비는 연약한 개인의 모습이 담겨있다.
발음상 ‘오죽했으면’ 혹은 ‘오 죽겠으면’이라고 읽히기도 하는 작품의 제목은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가 타인이면서 동시에 영상 속 개인일 수 있다는 모종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타인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작가는 이번 신작을 통해 감상의 조건을 의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작품과 관객 간의 상호작용을 더욱 구체화하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상의 사건들을 되돌아보게끔 만든다.

가공된 시간, 가공된 장소, 가공된 현재와 마주보기, 김동희
김동희는 공간을 탐색하고 전시 환경을 변형시킴으로써 새로운 인식의 순간을 제안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업은 빈 공간을 온전히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작가는 공간을 탐색하면서 제한된 조건은 무엇인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어떤 것을 드러낼 것인지를 판단한다.
작동하지 않는 공간과 환경을 새롭게 제안하는 작업이었던 [프라이머, 오퍼시티]는 2015년 처음 선보인 작업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의 오리지널 컨셉과 아이디어를 재차용하면서, 그것을 새로운 전시 조건 안에서 구현한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이 공간에 개입하는 방식을 전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요소 중 하나로 설정하고, 컴퓨터 그래픽 툴을 이용해 가상 공간의 바탕면과 투명도를 자유롭게 조절하듯, 실제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상황을 통제하고 간섭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광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커다란 창과 자동으로 여닫히도록 만든 커튼 구조물을 매개로 전시장 내외부가 연결되는 구조를 제안함으로써, 일시적인 풍경의 확장과 전환을 통한 깨달음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김동희는 전시의 풍경을 만들고 시공감각을 일깨워 관객들로 하여금 잔상을 남긴다.
그가 연출한 한시적인 장면은 가공된 허상으로 채워진 전시를 하나의 구조체로 드러내는 동시에, 전시장을 들어오기 직전 관객들이 경험했던 과거의 시간과 기억을 더욱 명백하게 드러낸다. 관객들은 순간적으로 전환하는 장면을 의도치 않게 경험하면서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이 전시가, 이 장소가, 어느 시간과 환경에 놓여 있는지 인지하게 되며, 이를 통해 가공된 장소와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전시라는 특정 상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김실비의 말처럼 믿는 마음과 행위는 맹신과 성찰을 오간다. 본다는 것은 믿는다는 것이지만 그것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가 믿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가공된 진실과 현실에서 오롯한 인간으로 견디기 위해 우리들은 낮은 확률의 허튼소리를 타인에게 전해본다. 그리고 이 기묘한 우연이 기적처럼 전달되어 허구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집단적인 창작을 거쳐 현실에 안착하길 바란다. 결국 모든 이가 믿으면 현실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글 홍이지 / 미팅룸 큐레이팅팀 디렉터


기획: 미팅룸
디자인: 김성구
영상: 박수환
웹사이트: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671529&cid=59154&categoryId=59154

출처: 네이버헬로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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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김동희
  • 김실비
  •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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