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HYUNDAI 50 PART II

갤러리현대

2020년 6월 12일 ~ 2020년 7월 19일

갤러리현대의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 2부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갤러리와 동행한 한국 작가 16명(팀), 해외 작가 13명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의 출발점이 되는 1980년대 중반은 갤러리현대가 국제화의 비전을 전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담아낸 시기다. 1987년 한국 갤러리 최초로 해외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한국미술을 국제무대에 알렸고,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해외 거장들의 작품 세계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장르와 매체가 다변화하고 작품의 규모가 확대된 동시대 미술의 최신 경향을 반영해 미술관급 전시장을 새롭게 마련했으며, 2000년대 윈도우갤러리, 두아트, 16번지 등 프로젝트 스페이스를 운영하면서 국내외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했다. 또한, 한국 작가가 세계적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해외 미술계에 프로모션하고, 갤러리가 구축한 글로벌한 네트워크를 통해 주요 미술 기관에 한국작가의 작품이 소장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2010년대 이후, 시대를 앞선 한국의 실험미술을 재조명하며 한국과 세계 미술사를 종횡으로 아우르는 학구적인 기획을 이어가고 있다.

신관 전시장은 동시대 미술의 트렌드를 주도한 갤러리현대의 역할과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미술사의 주요 흐름을 대표하는 해외 작가와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 설치 등 한국 동시대 미술가의 다채로운 작품으로 구성된다. 1층 전시장에는 지그재그를 그리는 12개의 네온 빛이 공간을 재정의하는 프랑스와 모를레의 <Prickly π Neonly No. 2, 1=3°>와 밤하늘의 무수한 별자리가 한 장의 지도처럼 화면에 쏟아지는 이반 나바로의 아름다운 신작 <Constellations>이 전시된다. 중앙에 놓인 문경원 & 전준호의 <이례적 산책_황금의 연금술>은 일본 가나자와의 어느 빈집과 한국의 자동화된 식물 공장을 교차하며 인간 실존적 문제와 동시대적 삶의 조건을 성찰하는 시적인 영상과 부산에 버려진 폐선박의 잔해를 결합한 대형 영상설치작품으로, 2018년 테이트 리버풀 개인전 이후 한국에서 처음 공개된다.

2층 전시장에서 관객은 색과 형태, 언어와 이미지, 기호와 의미 사이의 다층적인 상호 작용이 만들어낸 놀라운 시각적 즐거움을 경험할 것이며, 장르와 사조,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작품을 감상하며 에센셜한 동시대 미술서를 읽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크기가 다른 색색의 사각형이 수직 줄무늬 위에 섬세하게 배열되어 부유하는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헤수스 라파엘 소토의 <양면성-11>(1981), 붉은색 외부와 파란색 내부의 극적인 대비 효과가 돋보이는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 <AMOR>(1998), 일상의 단어와 오브제의 이미지를 감각적 색감과 재조합한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의 <Untitled>(2010) 연작, 다양한 클립과 매듭 형태를 확대하고 선으로 구획된 화면을 화려한 색으로 채운 사라 모리스의 추상화 <1980(Rings)>(2009)가 전시장에서 꼬리를 물 듯 시각적으로 이어진다.

갤러리현대는 2007년 두아트 베이징을 설립하면서 중국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문화적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중국 동시대 미술의 ‘힘’을 상징하는 아이 웨이웨이와 쩡판쯔가 참여한다. 작가가 키우는 고양이의 플라스틱 장난감을 중국 장인의 전통적 가구 생산 방식으로 재탄생시킨 아이 웨이웨이의 나무 조각 <무제>, 중국의 급속한 현대화가 불러온 빛과 그림자가 투영된 쩡판즈의 대표작 '풍경' 연작과 <Mask Series>가 출품된다. 온 카와라가 수행하듯 작품 제작일을 캔버스에 그린 ‘날짜 그림’ 연작과 백만 년의 과거와 미래를 책의 형식으로 묶은 <One Million Years>는 시간과 실존을 둘러싼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밖에 갤러리현대와의 협업으로 북한을 방문해 평양의 풍경을 포착한 토마스 스트루스 사진, 이차원과 삼차원을 오가는 프레드 샌드백의 실조각, 구름 형상과 유토피아적 미래의 공중 도시 개념을 결합한 토마스 사라세노의 설치, 전통적 미술 재료인 나무와 대리석으로 모더니즘의 유산에 유쾌한 농담을 던지는 라이언 갠더의 작품은 관객을 동시대 미술의 매력적인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이들의 작품과 함께 1992년 《크리스토 1980년대~1990년대》, 1996년 《엘즈워스 켈리》, 1997년 《장 미셸 바스키아》 등 갤러리현대가 선보인 주요 해외 작가의 아카이브 자료도 공개된다.

지하 전시장에는 강익중, 김민정, 김성윤, 도윤희, 박민준, 유근택, 이명호, 이슬기, 장영혜중공업, 최우람 등 갤러리현대와 함께 성장한 한국 작가들의 대표작과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신작이 대거 공개된다. 3×3인치의 정사각형 나무판에 작가가 ‘아는 것’을 한 글자씩 적고 이를 거대한 달항아리 형상으로 조합한 강익중의 <내가 아는 것>, 향과 초를 사용해 태운 한지를 세심하게 배열해 완성한 김민정의 <The Street>, 공예와 구술문화, 동시대 미술의 연관성을 탐구하며 통영의 누비 장인과 협업한 이슬기의 <U: 쥐 죽은 듯>과 <U: 나비의 꿈> 등은 전통의 현대화라는 문제의식을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김성윤, 도윤희, 박민준, 유근택의 회화 작품은 구상과 추상, 재료와 기법, 형상과 사유, 우연과 계획, 픽션과 리얼리티,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등 동시대 회화의 폭넓은 이슈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며, 캔버스에 나무가 그려져 있는 것처럼 회화적 장면을 연출한 이명호의 ‘나무’ 연작은 사진 매체의 역사와 본질적 속성을 사유한다. 텍스트와 이미지, 음악이 감각적으로 한데 어우러진 장영혜중공업의 영상은 부조리한 삶의 이면을 들추는 통렬한 아포리즘이며, 거대한 흰 꽃이 천천히 피고 지는 것처럼 보이는 최우람의 대형 신작 <하나(이박사님께 드리는 답장)>은 삶과 죽음의 순환을 은유한다.

본관에서는 이승택, 곽덕준, 박현기, 이건용, 이강소 등 주류 미술계에 편승하지 않고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한국의 실험미술가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이들의 작품에는 자연과 인공, 삶과 예술, 물질과 관념, 전통과 혁신, 실재와 환영을 둘러싼 첨예한 화두가 담겨있다. 갤러리현대는 2010년대 한국 실험미술가를 재조명하고 있으며, 세계 미술사의 거대한 흐름과 맥락에 맞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이승택의 고드랫돌 작품, 2016년에는 이건용의 작품이 테이트에 소장되었고, 2018년에는 박현기의 비디오 돌탑 작품이 뉴욕현대미술관에 컬렉션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물질과 현상의 관계를 유머러스한 개념적 언어로 풀어낸 곽덕준의 계량기 작품 <2개의 계량기와 돌>이 출품되며, 자연의 물질과 인공의 비디오를 병치한 박현기의 대표작 <무제(TV 시소)>, 신체-장소-행위 등에 대한 독창적인 미학과 사유가 담긴 이건용의 회화와 퍼포먼스 사진을 함께 소개한다. 이밖에 전시장 천장과 바닥, 벽면을 전방위적으로 사용하며 설치되는 이승택의 1982년작 <무제>가 발표 이후 38년 만에, 세리그래피 방법을 이용하여 이미지와 리얼리티의 문제를 시각화한 이강소의 <무제-7812046>와 <무제-7812026>은 1978년에 제작된 이후 처음 발표된다. 

참여 작가
강익중, 곽덕준, 김민정, 김성윤, 도윤희, 문경원 & 전준호, 박민준, 박현기, 유근택, 이강소, 이건용, 이슬기, 이명호, 이승택, 장영혜중공업, 최우람 (한국 작가 16명,팀)
헤수스 라파엘 소토, 프랑수아 모를레, 로버트 인디애나, 온 카와라,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사라 모리스, 프레드 샌드백, 토마스 스트루스, 아이 웨이웨이, 쩡판즈, 토마스 사라세노, 이반 나바로, 라이언 갠더 (해외 작가 13명)

*본 전시는 관람객의 안전과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온라인 예약제와 현장 방문으로 운영되며, 6월 16일부터 관람할 수 있습니다.
*사전 예약하기:
https://www.galleryhyundai.com
*사전 예약 없이 방문한 관람객은 시간별 예약 상황에 따라 대기 후에 입장합니다.

출처: 갤러리현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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