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사회

문화역서울284

2020년 1월 8일 ~ 2020년 3월 1일

호텔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개항과 함께 물류가 밀려들어오던 시절, 많은 외국인들에게는 체류 기간 동안 지낼 숙박 시설들이 필요 했습니다. 바로 당대의 이러한 구체적인 욕구들이 호텔 문화의 시초를 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많은 외국인들이 교류하는 사교클럽이자 신문물을 담아냈던 호텔들. 우리나라의 호텔관광문화는 대불호 텔, 스테이션호텔, 손탁호텔, 조선철도호텔, 반도호텔 등을 거치며 오늘날의 수많은 호텔들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호텔은 이동의 ‘속도’가 중시되었던 근대에 접어들어서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이 국의 풍미를 온몸으로 느끼고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국의 문화들이 내국의 문화와 새롭게 관계 맺는 과정에서 우리만의 고유한 관광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문화역서울 284를 호텔 284로 즐기다.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에서는 경성의 중앙역이자 옛 서울역이었던, 지금의 문화역서울 284가 호텔 284로 탈바꿈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 개항기에 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호텔문화가 도입되고 확산되면서 정착하는 과정과 오늘날, 호텔이 지닌 생활문화 플랫폼으로서의 다층적 면모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는 로비, 라운지, 객실, 수영장 등 호텔 속의 상징적 공간에 기능적 속 성을 교차시키며 여행·여가·유흥·식문화 등 서구의 새로운 문화의 도입과 확산 과정을 보여줄 것입니다. 관람객은 호텔 284에 입장하는 체크인부터 시작하여, 호텔의 기능과 역할을 재해석한 공간들을 통과해가며 우리나라 호텔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는 아카이브는 물론 과거-현재-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먹고, 마시고, 즐기고, 잠드는 융합의 장소로서 호텔만이 가진 고 유한 문화들을 살펴보고 체크아웃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에서, 이질적인 시간과 공간의 블록들이 얽히며 쌓아올려진 복합적 이고 다층적인 호텔의 문화를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1920년대를 중심으로 사람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신문화를 수용했던 근대 호텔을 이야기하는 <익스프레스284 라운지>

호텔이라는 작은 사회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우연한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간인 로비에 착안해 구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 공간을 로비로 탈바꿈시켰다. 근대의 호텔 로비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계단 후면으로, 라운지의 콘셉트에 맞추어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로비를 모티브로 한 중앙홀부터 호텔 정원을 모티프로 한 서측복도까지 연결되는 익스프레스 284 라운지에서 는 식음과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열차 안내 방송 과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등 구 서울역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중앙홀’은 문화역서울 284 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으로, 석재 기둥과 반원형 창, 스테인드글라스 등 석조 건축의 아 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프론트와 계단 등 열린 구조의 배치를 통해 호텔 내부로 진입하는 관문이면서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소개하고, 서구문화의 도입과 확산에 중추적 역할을 한 우리나라 근 대 호텔의 특성을 <근대의 맛> 프로그램에 담아 전달한다.

공간기획: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콜로니얼 가든

서측복도는 구서울역사 가장 바깥에서 건물 외벽과 맞닿아 길게 늘어진 통로 공간이다. 우측은 건물 외 부로, 좌측은 부인대합실과 역장사무실로 이어진다. «호텔사회»에서 이 공간은 중앙홀에 조성된 라운지 의 연장인 동시에 호텔 정원의 모티프를 재해석하는 곳이다. 관객들은 복도를 거닐며 여러 식물 수종들 을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한 다과 및 애프터눈 티를 서비스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할 수 있다.

이강혁은 사진가로 활동하며 ‘snakepool’ 프로젝트를 통해 2000년대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미술, 디자 인, 퀴어 씬을 기록해 왔다. 다른 대표작으로 수도권 일대의 밤 풍경을 찍은 ‘nightglow’ 시리즈가 있 다. 이강혁의 신작 <나이트플랜트 Night Plant>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서울의 대표 호텔들을 방문해 (혹은 침입해) 내부 조경을 기록한 사진이다. 이 사진들은 가로 1.5m, 세로 3m의 커다랗고 얇은 천에 인쇄되어 서측복도 우측 벽을 따라 줄지어 걸린다.

우지영은 일상의 사건과 그에 관한 감상을 공감각적 설치 구현해 온 미술가다. 그의 설치는 조각의 스 테레오타입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한다. 그가 복도 오른쪽 끝에 제작한 분수 <라토나: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Latone: The Early Bird Eats the Worm>는 베르사유 궁전에 조성되어 있는 라토나 분수대를 서울의 제작 환경에서 흔히 발견되는 자재와 재료들로 재구성 했다.

분수대를 향해 뻗은 보행로에는 이동훈의 목조 조각들이 놓인다. 이동훈은 경희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 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나무를 사용해 꽃과 동물을 조각하고 다시 그것을 평면 회화로 전환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는 재료가 가진 특성이 특별한 형태를 만들고 그 것이 다시 보편적 왜곡으로 이어지는 조형적 특이점이 관찰된다. 구작 <선인장 Cactus>, <화병Flower Vase>, <플라밍고와 풀 Flamingo and Grass> 등을 비롯해 <왕부리새와 아레카 야자 Toucan and Areca Palm>를 새로 선보인다.

서측복도 중앙에는 식물상점에서 디자인한 <위스테리아가든 Wisteria Garden>이 설치된다. 하프-아치 형태의 구조물을 따라 이어지는 15m 길이의 통로에 여러 종류의 드라이플라워, 조화가 디스플레이 된다. 식물상점을 운영하는 강은영은 홍익대학교에서 판화와 동양화를 전공하고 우연한 계기로 식물 작업을 시작했다. 판화와 식물의 유사점을 연구한 <감광생활>(반지하, 2015) 이후 두 작업을 함께 병행 중이다. 브랜드 식물상점을 통해 전시 내용과 상황에 맞는 식물/꽃의 이미지를 제안하며 다양한 협업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최고은은 생활 근처에서 흔히 찾아지는 가전,가구를 모아 조각 혹은 전시장과 감응하는 설 치작품으로 구현해 온 미술가다. 그에게서 사물이나 사물들의 배열로 다시 탄생하는 가전/가구는 그것 이 제작되고, 유통되고, 폐기되고,다른 자원으로 순환하는 도시 네트워크에 관한 증언이기도 하다. «호 텔사회»를 위해 최고은은 두 가지 종류의 샹들리에를 제작했다. 고급 사치재 브랜드의 정교한 이미테이 션으로 수집해 각각 공업용 다이아몬드 1만 캐럿 , 사카린 2kg으로 코팅한 신작—<샹들리에: 말룸보 Chandelier: Malumbo>, <샹들리에: 유령 난초 Chandelier: Ghost Orchid>를 선보인다.

기획: 윤율리
참여작가: 박경률, 식물상점, 엄유정, 우지영, 이강혁, 이동훈, 장종완, 전현선, 최고은, 황예랑
연구 협력: 김정화(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강사)

빛의 군집

호텔의 로비에서 압도적인 스케일 감으로 고급스러움과 호화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샹들리에는 호텔 전 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상징적인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시대와 문화가 공존하는 호텔’이 라는 컨셉에 맞게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샹들리에를 현대적인 인테리어 조명으로 많이 사용되는 ‘T5’ 간 접조명과 빛이 굴절되면서 오묘한 빛을 내는 필름을 사용하여 구현하였다. T5 램프와 필름과 같이 현 대적이면서도 간소한 요소로 샹들리에의 화려하고 극적인 조명효과를 표현하고, 이를 모듈처럼 프레임 에 연결하여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조명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참여작가: SWNA

«호텔사회» 복식

근현대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곳으로 새롭게 상정된 «호텔사회»의 정체성을 호텔의 복식으로 더욱 명확 하게 전달하고 패션 분야를 통해 호텔의 사회문화적 코드를 공유한다. 전시주제에 맞게 개념적 혹은 현 대적으로 재해석한 혹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트 형식의 복식들(도어맨, 벨맨, 프론트 스태프 등)과 악세사리(모자, 앞치마 등)를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완성된 유니폼들은 전시의 스태프들과 프로그램 참 여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작가: 전제권


1970-80년대부터 오늘날로 이어지는 수영장을 통해 호텔과 여가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오아시스- 풀·바·스파>

1960년대 최초로 호텔에 실내수영장이 생겨난 이래, 호텔 야외 수영장 및 호텔 온천 사우나는 1970-80년대 타워호텔과 워커힐 호텔, 메트로 호텔 등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을 위한 유흥과 가족을 위 한 여가 장소로 기능했다. 푸하하하 프렌즈가 구 서울역의 3등 대합실 공간에 기획한 놀이터 콘셉트의 풀장 구조를 중심으로, 작가들이 오늘날 맥락에서 재해석한 수영장 공간,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의 휴식처이자 여가문화의 온실인 호텔 수영장을 만나볼 수 있다.

공간기획: 푸하하하 프렌즈
협찬: 롯데칠성, BM상사

남은 물웅덩이

이번 전시에서 수영장 및 온천을 재현하는 3등 대합실 공간에는 각기 다른 크기와 재질의 ‘물’을 구현 한 작업물을 배치한다. 수영장이라는 공간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물 자체에 보다 집중하여 접근했다. 물웅덩이의 형상을 본 딴 다양한 유선형의 형태가 각각의 크기와 높이에 따라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매트, 방석, 스툴, 거울 등이 된다.

참여작가: 도한결

휴 스파 – 웰빙 클럽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더 적극적으로 휴식을 하러 가는 곳, 목욕탕-찜질방-스파는 모두 뜨거운 시원함 을 느끼기 위해 가는 장소다. <휴(Hue, 休) 스파 – 웰빙 클럽> 역시 건강한 휴식을 위한 공간이다. 자 연을 닮은 초록색을 테마로 한 이 공간은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키워드인 웰빙과 힐링의 이미지를 제공한다. 소지품을 맡기거나 물건을 빌릴 수 있는 물품보관소, 음료를 제공하는 매점, 앉아서 쉴 수 있는 족욕탕으로 이루어진 이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여작가: 양민영

바 언더워터

<바 언더워터 Bar Underwater>는 호텔 수영장에서 즐길 수 있는 풀바(pool bar)에서 영감을 받아 재 해석한 라운지바(lounge bar)이다. 3등 대합실 기둥을 바의 중심부로 이용해 확장된 바 테이블 겸 배 리어로 제작, 관객들이 수영장 안에 머물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 상단 우산 형태로 된 옥외 수영장의 비치 파라솔을 연상케하는 지붕구조(조명)는 <바 언더워터>의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 하는데, 바 테이블을 기준으로 수면 위, 바닥의 카펫과 그래픽 가구들은 수면 아래에 있는 감각을 불러 일으키도록 연출했다. 더불어 작품 내 VIP라운지에서는 관련된 책자를 함께 비치해 칵테일을 마시며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여작가: 맛깔손과 포스트스탠다즈

오아시스–풀바

호텔수영장의 풀 바를 모티프로 한 <바 언더워터>에서 문화역서울 284와 국내의 칵테일바들이 진행하 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토·일요일에 다양한 무알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수영장’과 ‘호텔 ’을 주제 로 새롭게 만든 레시피로 칵테일을 선보이며 화·수·목요일에는 오아시스 오렌지주스(생 오렌지 착즙 주 스)가 제공되어 호텔 야외 수영장의 풀바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오아시스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칵테 일과 함께 가족과 연인의 따뜻한 바캉스를 보낼 수 있다.

소코바

소코바의 공간은 1920년대에 동양의 문화와 서향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문화의 꽃을 피우던 개화기를 모티브로 한다. 그 시절 경성, 상해, 동경의 양관의 응접실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공간에서 고 급스러움과 아늑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격식 있고 친근한 바텐더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코바의 오아시스의 맛: Passion of Seoul
소코바는 패션 푸르츠와 코코넛, 레몬, 자몽이 들어가는 Passion of Seoul 무알콜 칵테일을 제공한다. 태양의 기운을 머금은 패션 푸르츠가 어우러져 Pool bar 열대의 즐거움을 느껴 볼 수 있다.

EP

칵테일은 술이 아닌 음식이라고 생각하며, 칵테일을 요리하듯 만든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메뉴를 제 공하며 시각, 청각, 후각, 미각이 어우러져서 다른 곳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요리를 제공한다. 더불어 세 부적인 즐거움 하나하나가 모여 EP만의 즐거운 경험 해 볼 수 있다.

EP의 오아시스의 맛: 석류 모히토, 블러디 메리, 피나 콜라다, 허니 진저 피즈
EP만의 스타일로 제안하는 Pool Bar의 대표 칵테일인 “석류 모히토, 블러디 메리, 피나 콜라다, 허니 진저 피즈”를 맛볼 수 있으며, 시원한 수영장과 신나는 수영 놀이가 떠오르는 기분 좋은 청량감을 담았 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문 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문 바가 선보이는 칵테일과 함께 오아시스의 매력에 취하다! 호텔 최 고층인 20층과 21층에 위치한 문바(Moon Bar)에서는 남산의 전경과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세련된 타파스와 다채로운 안주 플래터를 문 바에서 엄선한 주류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문 바의 오아시스의 맛: Poolamingo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문 바가 재해석한 POOL BAR의 칵테일은 요즘 유행하는 홍학 튜브를 모 티브로 한 분홍색 “Poolamingo(풀라밍고)” 칵테일을 선보인다. 수영장 물 위에서 홍학 튜브를 타며 즐 기는 여유와 편안한 시간을 제안한다.

코블러

한옥이라는 전통가옥 형태에 엔틱한 소재로 장식한 코블러는 메뉴 없이 훌륭한 바텐더들의 추천으로 다양한 위스키와 칵테일이 서브 된다. 골목의 운치와 한옥의 친근함 그리고 새로운 음료에 대한 기대감 이 코블러의 매력이다.

코블러의 오아시스의 맛: 담양백향(潭陽百香)
코블러가 선보이는 “담양백향(潭陽百香)”은 담양에서 생산되는 패션 푸르츠가 담긴 칵테일이다. 수영장 의 물결의 모양과 해처럼 따사로운 칵테일을 표현했다. 수영장에서의 놀이를 상상하며 칵테일을 음미해 보자.

참바

경복궁역 인근 서촌에 자리한 일 층의 한옥으로 만들어진 바이다. 칵테일을 필두로 다양한 주류 메뉴 구성을 하고 있으며, 그중 한국의 술과 재료를 활용한 지역별 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참바의 오아시스의 맛: 제주 하이볼
제주도 바다와 바람의 청량함을 담긴 상큼한 레몬 향과 싱그러운 진피향이 느껴지는 “제주하이볼”은 참바의 특색을 살린 무알콜 칵테일이다.

헬카페 스피리터스

헬카페는 “밥 같은 커피를 지향합니다”,“이곳에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는 두개의 슬로건 으로 시작되었으며, 주간에는 커피를, 야간에는 칵테일 바를 운영한다.

헬카페 스피리터스의 오아시스의 맛: 봄날이 온다
헬카페 스피리터스가 재해석한 “봄날이 온다” 칵테일은 은은한 로즈에센셜 오일향이 담긴 따뜻한 봄날 의 벚꽃 향을 담았다.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한 주간 고생한 내게 주는 휴식과 같은 한잔은 어떨까?

*각 프로그램마다 참여방법과 일정이 상이하니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 284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https://www.seoul284.org


철도역이었던 구 서울역의 장소적 맥락 안에서 여행안내의 거점으로 기능했던 호텔을 살펴보는 <여행·관광안내소>

근대적 여행은 서로 다른 세계의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기차의 발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증기기관을 이 용한 기차와 증기선은 근대의 상징이자 세계여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교통수단이었다. 1876년 개항 이후 조선인들은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게 되었고, 여행은 호텔이라는 숙박문화를 형성하였다. 한반도 교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구 서울역의 1, 2등 대합실 공간에서 철도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던 호텔과 근대 여행문화에서 출발, 과거 국제역이었던 경성역과 다가올 시대에 국제역으로서 기능할 서울 역의 미래를 살펴보고 동시에 국내 지역과 유라시아 대륙철도 노선을 잇는 여행의 경로를 제안한다.

공간기획: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호텔사회» 도시여행안내소

개화기 때부터 호텔은 해당 지역의 특징 이 함축된 장소로 여겨졌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의식주가 모여 있는 ‘일상성’과 가장 앞서 있는 정보가 담긴 ‘현대성’. 이 두 가지가 공존해 있는 호텔은 가장 도시적인 장소라고 말할 수 있다. 도시생 활 콘텐츠에 집중하는 어반북스는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되는 호텔의 기능에 주목하고자 한다. 개화기부 터 오늘날에 이르는 호텔 비즈니스의 변화 형태를 되짚어 보고, <호텔사회 여행안내소 with 어반북스 를 배치하여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호텔 여행을 제시한다.

타블로이드
호텔의 비즈니스는 매일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숙박을 위한 시설이었던 개화기 시대의 호텔부터, 문 화 콘텐츠가 생산되는 거점인 현재의 호텔까지 호텔 비즈니스 형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팸플릿
오늘날의 팸플릿은 개화기 때부터 ‘경성유람안내소’라는 이름으로 여행자들에게 장소의 안내를 도맡 았다. 소설가 구보 씨는 금강산(과거)을, 근대 시기의 수필가이자 미술평론가 였던 김향안은 서울(현재) 을, 한국 최초로 세계 일주를 한 민영환은 유라시아(미래)라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여행코스를 제시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스탬프
과거 철도역에 배치되어 있던 스탬프는 한 도시를대표하는 하나의 표상을 상징했다. 이에 당시 가장 왕래가 활발했던 역을 총 5곳(경성역, 인천역, 부산역, 원산역, 철원역) 선정하여 재해석했다.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요소와 도시명 밑에는 각 역의 건립 날짜를 새겼다.

엽서
여행지의 풍경을 담은 사진엽서는 개화기 시대부터 가장 수요가 많았던 홍보물로서, 도시별 기차역이 나 호텔에 배치되었다. 개화기 시대의 호텔과 경성의 모습을 담은 엽서를 통해 다시금 당시의 정취를 유발하고자 하였다.

참여작가: 어반북스

«호텔사회» 여행상품점

철도, 호텔, 여행의 요소들로 디자인된 기념품을 통해 호텔 내 위치하던 여행상품점의 역할을 떠올려보 고, 이번 전시를 기념하는 상품을 제안한다.

«호텔사회» 철도여행카드: 근대 철도 노선을 담고있는 기관차를 담은 카드
«호텔사회» 철도여행카드: 시공간을 넘나드는 낭만적인 철도여행을 즐길 수 있는 카드
«호텔사회» 철도호텔여행게임: 문화역서울 284를 시작으로 호텔, 철도, 관광 등 근대 여행문화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보드게임
«호텔사회» 딩벳폰트: 철도호텔여행게임의 디자인 요소를 담은 딩벳폰트로 만들어보는 나만의 철도 지도
«호텔사회» 종이성냥: 과거 기념품의 대명사였던 성냥을 전시를 대표하는 기념품으로 제작
«호텔사회» 스티커 세트: 여행을 잘 마친 기념을 캐리어에 스티커로 기록
«호텔사회» 지우개: 기념품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작지만 소중한 지우개
«호텔사회» 스탬프: 근대 관광의 대표적인 제작물이었던 스탬프로 여행을 기록

참여작가: 오이뮤


근현대 호텔이 선도했던 호텔의 미용문화와 오늘의 바버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바버 284>

격식과 예의, 그리고 시각적인 정갈함을 중시한 이발소는 호텔의 필수요소였다. «호텔사회» 전시에서는 오늘날 트렌디함을 좇는 바버샵의 미용문화와 이들의 뿌리가 된 전통적 이용원의 이야기, 근대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바버샵의 맥을 짚어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1895년 내려진 단발령으로부터 6년 후, 국내 최초 이발소 ‘동흥 이발소’가 개점했고 근대적 위생관념이 확대됨에 따라, 문명화의 상징으로서 이발소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1925년에 완공된 구 서울역 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역내 이발소를 열어 손님을 맞이했다. 이전 시대와의 단절을 원했던 당대 지식 인들과 모던보이들의 수요에서부터, 이용업은 호텔과 같은 근대적 공간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 해, 한국전쟁 이후, 남학생과 직장인의 단정한 용모가 의무화되면서 지금의 형태로 대중화되었다. <바 버 284>는 조선 후기 남성 사교의 장(場)이자 문화공간으로서의 이발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화려하고 개성 있는 12팀 바버들의 바쁜 손놀림을 따라가 보며, 점잖은 손님들과 이발사 간의 대화에 담긴 천변의 소문들에 조용히 귀기울여본다. ‘모더니티’를 추구하며 ‘그루밍’을 받는 모습에서, 자신만의 멋을 좇는 근·현대 남성 문화의 연속성을 자연스럽게 목도하고 바버와 손님 사이에 펼쳐지는 드라마를 통해, 우리 시대의 품격에 대해 상상해 보는 공간이다.

공간기획: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헤아(Herr)
2013년도 오픈한 대한민국 최초의 클래식 바버샵이다. 1920년대 미국 금주령 시대를 그대 로 옮겨놓은 듯한 인테리어와 재즈 에이지 시절 유행했던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아는 남성 고객만을 위 하여 다양한 시술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클래식 바버샵이다.

빌리캣 바버샵 (Billycat Barbershop Seoul)
2016년도 9월 성수동에 오픈한 빌리캣 바버샵은 단순히 머리카락을 자르는 공간이 아닌, 하나의 특별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의 점잖 은 스타일을 존중하면서, 조금은 과감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대표원장 김태우 바버(Slack Barber)는 다양한 바버 배틀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바버샵 브랜드의 앰 버서더로 활동 중이다.

나모 (Namo Barbershop)
2014년도에 오픈한 나모 바버샵은 유럽식 클래식 커트와 쉐이브를 베이스 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산 남천동, 창원 용호동에 위치하고, 올드스쿨 무드에 걸맞는 인테리어와 소 품, 그리고 친절함으로 남성 고객에게 최상의 만족을 선사한다. 대표원장 임남호 바버는 부산 유일의 이용학원도 운영하며 후배양성에 힘쓰고 있다.

잭슨파마 (Jackson Pama)
2001년도에 부산에 오픈한 잭슨파마는 블랙 헤어(흑인 머리) 및 클래식 남 성 커트를 비롯해 전반적인 맨즈헤어와 쉐이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바버샵 으로서, 부산의 다양한 서브컬처를 느낄 수 있으며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님들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킨다.

찰스 바버샵 (Charles Barbershop)
2015년 홍대에 오픈한 찰스 바버샵은 호텔 바버샵 경력 40년 이 상의 정철수 원장의 지휘 아래 남성을 위한 커트와 뒷면도, 스타일링을 경험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직원 들이 20년 이상 이용업에 종사한 베테랑들로, 나이를 불문하고 고객들의 스타일을 가장 잘 파악해 스 타일링을 제공한다.

우디 바버샵 (Woody Barbershop)
우디 바버샵은 남성 헤어에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들이 모여 2018 년 2월 오픈, 편안한 분위기와 캐주얼한 스타일을 지향한다. 6명의 크루가 각자의 개성을 담아 손님의 취향에 맞춘 느낌을 최대한 구현하고, 이용의 섬세함과 미용의 자연스럽고 모던한 스타일을 함께 추구 한다.

클럽힙스터(Hipster Barber Company)
광주의 최초 오리지널 레트로 바버샵인 클럽힙스터는, 바버와 스트릿 패션,다양한 서브컬처문화를 한 곳에 아우르고 추구하며 다양한 시대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 다.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며,멋진 스타일링을 제공한다.

패뷸러스(Barber Fabulous)
강남구 압구정동 한 골목에 위치한 패뷸러스 바버샵은 포멀하면서도 뉴트 로한 스타일을 지향한다. 20년에 가까운 경력의 대표원장 김현수 바버의 지휘 아래, 바버샵을 처음 이 용하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이용하실 수 있으며, 컬러, 펌 등 전반적인 스타일링을 제공한다.

어센틱 바버샵(Authentic Barbershop)
2018년도 영등포에 오픈한 어센틱 바버샵은 ‘진정성 있는, 믿 을만한’과 같은 뜻을 가진 ‘어센틱(Authentic)’이라는 네이밍 아래 ’Only Old School No Shit’ 이라는 다소 고집스러운 모토를 지닌다. 기교와 화려함보다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커트와 쉐이빙 서비스만을 제 공한다. 1920-1960년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 아래 위스키를 제공하는 특별함이 있다.

노벨(Nobell Barbershop)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노벨 바버샵은 ‘No+Bell’의 합성어로, 벨이 없으니 언제든 편안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라는 뜻으로 지어졌다. 클래식 스타일을 기반으로 하여, 커트와 쉐이 빙, 2가지 서비스만으로 정통 바버샵의 모습을 추구한다. 미군 부대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 으로 2명의 대표 바버가 남성적이고 깔끔한 스타일을 표현한다.

코리아나 호텔 바버샵(Koreana Hotel Barbershop)
쎄아떼 이용학원의 대표원장이자, 대한민국 이용 명장 김성철 원장이 직접 운영하는 호텔 바버샵이다. 클래식한 분위기와 고급 헤어컷, 쉐이빙, 염색 서 비스와 더불어 아이론 펌,두피관리, 남성메이크업 등 남성을 위한 모든 그루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다금미
호텔경력 25년 이상의 이용사 권영숙 대표원장이 직접 운영 중인 이용원이다. ‘다금미’는 조금만 “다듬으면 금방 미남이 됩니다”의 줄임말로, 세심하고 정교한 커트와 쉐이빙, 스타일링 서비스로 젊은 층부터 중, 장년층까지 다양한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클래식 바버샵이다.


호텔 사료들을 중심으로 도시 전경, 여행문화, 여가생활, 유흥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호텔사회 아카이브>

호텔은 근대 여행문화 속에서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숙소인 동시에 도시문화 발전을 주도한 공간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건축 양식으로 조성된 호텔로 들어가 오로지 본인만을 위한 호텔 서비스를 누리며 안 락함을 누리는 한편, 사교와 문화 향유 장소로도 적극 활용하였다. 따라서 호텔은 전근대 사랑방 문 의 탈피를 상징하는 공간으로도 정의내릴 수 있다. 아카이브 섹션은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호텔을 중심으로 한 도시 전경, 여행문화, 여가 생활의 변화, 그리고 공연문화와 식문화 대해 사진 자료와 호 텔의 옛 기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호텔 아카이브: 사물의 기억들

우리는 호텔에서 무엇을 기억할까? 호텔 간판에서부터 객실열쇠, 객실번호, 로비의 향기, 다양한 음식, 음악 등 우리는 호텔에서 수많은 사물들과 접하면서 새로운 감각과 이국적인 문화의 경험을 하게 된다. 호텔을 나선 이후에도 우리는 사물들에 얽힌 기억으로 여행의 추억에 겹친 다양한 시간적 경험을 떠올 릴 수 있다. 초창기 호텔문화의 이질적이고 낯설었던 시간을 담고 있는 사물들을 문화역서울 284의 상징적 공간인 귀빈실로 불러내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융합의 장소로서의 호텔, 그리고 보다 가까워 진 오늘날의 호텔문화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사료 협조: 롯데호텔 앤 리조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세종호텔, 시간여행, 앰배서더박물관 의종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참여 작가: 전산

철도 아카이브

한국 철도의 역사는 1899년 일제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경부선, 경의선을 시작으로 조선 곳곳에 철도가 건설되면서 일제의 침략 예정지였던 만주로 물자와 인력을 수송할 수 있게 되었다. 1905년 러일전쟁에 서 승리한 일제는 전승지인 만주와 조선을 철도를 통한 단체 관광지로 설정하였다. 근대의 여행은 철도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철도는 또한 일제의 수탈과 억압의 도구로도 기능하였다. <철도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관점 아래 건설된 근대 철도의 형성과정을 확인하고, 철도와 관련된 사료를 확인할 수 있다.

사료 협조: 서울역사박물관

식문화 아카이브

1970-80년대를 중심으로 한 호텔 뷔페(buffet) 식기들 및 조리도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호텔 뷔페는 1970년대 앰배서더 호텔의 ‘킹스’ 뷔페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호텔들에 퍼져나갔으며, 오늘날 호텔의 식사문화를 대변하는 대중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음식을 긴 테이블에 차려놓고 먹었던 북유 럽 바이킹의 식문화가 프랑스 지역으로 전해지며 확산된 뷔페문화는 오늘날 호텔이라는 공간적 범주를 넘어 다양한 종류와 구성으로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외에 함께 전시된 호텔의 다양한 식음료 프로그램 광고지들은 여러 나라의 사람이 모이고 교류하는 호텔의 특성을 음식을 통해 보여준다.

사료 협조: 앰배서더호텔 박물관 의종관

공연문화 아카이브

1963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식당인 ‘워커힐 퍼시픽 나이트클럽’에서부터 오늘의 ‘워커힐 씨어 터’에 이르기까지의 워커힐 쇼의 사료들을 통해 호텔의 공연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2012년까지 이어진 워커힐 쇼의 무대 모형들 중 일부와,1963년도 개관 자료부터 ‘하니비 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워커힐 쇼의 실황 사진들 외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들이 전시된다. 워커힐 호텔은 건립 당시 우리나라 최초 리조트 호텔로서 주한미군을 위한 다양한 문화시설과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워커 힐 퍼시픽 나이트클럽은 해외 유명 가수들 공연과 독보적인 퍼포먼스 디너쇼를 선보였다.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이 1963년 개관 쇼 무대에 올랐으며, 밀스 브라더스(Mills Brothers) 등 해외 유명 가수들이 워커힐 쇼의 무대를 거쳐 갔다. 그 외에도 서커스나 마술쇼, 외국 무용수들과 민속 무용수들의 군무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선보임으로써 워커힐 쇼는 TV 수상기가 없었던 당대에 가 장 대표적인 문화 보급로의 역할을 했다.

사료 협조: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쉐라톤지원팀 예능파트


1960년대-80년대 호텔 극장식당을 모티브로 공연문화와 식문화에 끼친 영향을 알아보는 <그릴 홀>

영화 <워커힐에서 만납시다>에 나오는 1960년대 워커힐 우리나라 최초 양식당이었던 구 서울역사의 대 식당 그릴(Grill)에서부터 소식당 공간으로 이어지는 장소적 특징 속에서 호텔 식당과 공연장 모습을 오 버랩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1960-70년대 워커힐 쇼로 대표되는 디너쇼의 무대와 소품들, 호텔의 식사 매너와 관련된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호텔과 유흥·예술문화, 그 접점에 스며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그릴에서 만납시다!

영화 <워커힐에서 만납시다>에 나오는 1960년대 워커힐 쇼장의 무대와 식당을 기본으로 여러 무대 장 치와 소품을 추가, 변형하여 그릴 공간에서 실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구성했다. 공연 을 보며 음식도 즐길 수 있는 원형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모든 장치에는 프로그램에 따라 이 동이 쉽게 바퀴가 달려 있다.

그릴 홀 음악살롱

워커힐 쇼와 관련된 초대 가수들의 음악 재생 프로그램

그릴 홀 시네마

쇼와 공연문화에 관련된 영화 프로그램 제공

참여작가: 박길종

사물의 정원

‘호텔’이라는 장소는 왠지 식물을 담아 키우고 이동하는 수단인 화분과도 닮은 듯하다. 짧게는 1일, 길 게는 몇 년에 걸쳐 호텔에 투숙하는 여행객들로 인해 그 공간에는 사람들의 많은 추억과 이야기들이 쌓여 있다. 김이박 작가의 <사물의 정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동, 여행, 이주’ 등의 이야기를 기반으 로 여행객들이나 투숙객,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여러 방향의 문화적 다양성을 ‘화분’이라 는 매개체로 담아내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구 서울역의 대식당 그릴을 위한 음식 준비실이었던 공간에 실제 1960-70년대 많이 사용했던 화분과 냅킨과 나이프 등 식사를 위한 도구들을 사용하여 <사물의 정원>을 만들었다. <사물의 정원>은 개인의 생활사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 속의 보편적인 대상들까지 내포한다.‘화분’이라는 임시적인 터전에서 자라나는 여러 집기들과 정리된 사물들 의 모습은, 호텔에 숙박하는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작은 배려와 정서적 위로의 태도를 표현한다.

참여작가: 김이박

퀴진 위층

김동희는 ‘호텔’과 ‘역사’라는 두 상징적인 건축물들의 접점을 찾아 공간과 공간을 잇는 <퀴진 위층>을 선보인다. 건물을 찾았을 가상의 방문객 시점으로 그들이 이용하는 기능 공간을 상정하고 각 공간의 구 조적 유사점을 작업의 기준점으로 삼았다. 사료에 미흡하게나마 기록으로 남아 있는 구 서울역사 대식 당 옆 보조 식당인 ‘소식당’이라는 공간과, 그곳으로 향하는 길에 대한 가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관람객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관객들은 호텔과 역사가 옅게 겹쳐진 2층 통로에서 사라진 소식당으 로 향하는 계단에 앉아 반원창 너머로 1층 로비로 들어오는 다른 이들의 만남과 흩어짐을 바라본다.

참여작가: 김동희


시대를 불문하고 호텔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숙박을 책임지며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자 수많은 이 야기 층이 누적되어 있는 장소인 <객실 Room>

호텔의 공유 공간들 외에 사적이면서도 분리된 공간인 객실을 과거 사무실과 회의실 등으로 활용했던 구 서울역사의 사무동 공간에 마련하였다. 각기 다른 5개의 객실 문 안쪽으로 작가들이 펼쳐놓은 호텔 의 객실에 관한 다른 해석들, 그리고 호텔을 위해 일하는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들과 호텔이 매개해온 사회문화적 역할에 대한 기록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201호실: 낮잠용 대객실

<낮잠용 대객실>은 호텔 객실의 매트리스 촉감을 극대화한 방이다. 켜켜이 쌓인 매트리스와 점멸하는 점등, 흘러나오는 자장가를 통한 낮잠 전용 방이다. 호텔의 객실이라는 공간을 감각을 통해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재해석한 이곳은 관람객들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 전시기간 중 백현진 작가의 낮 잠 자장가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녹음된 퍼포먼스 사운드는 익일부터 한 주간 전시장에서 들을 수 있다.

* 백현진 작가의 낮잠 자장가 퍼포먼스
일정: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참여작가: 백현진
협찬: 시몬스

202호실: 문

호텔 공간 속 다양한 문들을 촬영한 영상들이 상영된다. 겹겹이 반복되는 문들의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통해 객실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는 구간들을 보여주고, 나아가 호텔의 또 다른 차원으로 진입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영상: 김노암, 신나라
참여작가: 박준혜

203호실: 서울호텔

1. 서울시 K구에 위치한 40여 년 전통의 서울호텔은 1960년대 정권 수뇌부에 의해 만들어진 뒤 민간 에 불하되어 현재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호텔로서 명성을 다졌다. 21세기를 맞아 사업 확대를 꾀 하던 최 회장이 2001년 4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호텔은 채권단과 주주로부터 압력을 받 게 된다. 뒤를 이어 경영을 맡게 된 최회장의 부인 윤동숙은 한태준을 총지배인 자리에 영입하고, 신뢰하는 여러 관리자와 함께 호텔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호텔을 노리던 사업가 김복만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수합병 전문가 신동혁과 손을 잡고, 신동혁은 서울호텔에 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신분을 숨긴 채 서울호텔의 사파이어 빌라에 장기투숙한다. 한편 펄 빌라에서는 두 정치 인이 「극비 회동」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자들과 때 아닌 숨바꼭질을 벌이게 되는데…

2. 저희 서울호텔 30주년 기념 파티에 이렇게 많이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저희 서울호텔은 춘하추동 사계의 변화가 뚜렷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30년 전 한낱 야산에 불과했던 이곳이 오늘날 우리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호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은 그동안 함께 고생한 우리 직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30년 동안 미래에 대한 열정 Ambition, 고객에 대한 헌신 Emotion, 창의적인 서비스 정신 Creativity 라는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그늘진 곳에서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뛰었습니다. 사랑하는 제 마누라 윤동숙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2001년 4월 4일
서울호텔 무궁화 그랜드볼룸
최회장

3. 12일 상오 11시에서 정오 사이. 민자당의 김영삼·김종필 두 최고위원은 서울호텔 펄 빌라에서의 「극 비회동」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자들과 때 아닌 숨바꼭질을 벌였다. 김영삼 최고위원은 이틀 전 머리를 손질했는데도 『이발하러 간다』는 수상쩍은(?) 이유를 대며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들을 따돌렸다. 김종필 최고위원 쪽은 이날 상오 10시에 예정돼 있던 김영삼 최고위원과의 회동이 느닷없이 취소된 데 대해 『박태준 대행이 오면 함께 만날 생각』이라고 답변했고 기자들이 회동시기를 묻자 『오늘은 없다』고 연 막을 쳤다. 그러나 두 사람이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일군의 「술래」들이 먼저와 진을 치고 있었으며 두 사람의 표정에는 당혹감과 상대편의 「보안소홀」에 대한 원망이 서렸다.

<빗속의 숨바꼭질>
이상국

참여작가: 홍은주, 김형재

204호실: 객실

침대와 조명, 가구가 설치된 전시장이 호텔 284의 한 객실로 탈바꿈했다. 객실에 설치된 TV에서는 호 텔 284에 대한 소개 영상이 반복되어 재생된다. 영상에는 서울역의 탄생 배경인 경성역부터, 전시기간 동안 호텔로 상정된 전시공간의 역사가 소개된다. 그간 서울역을 거쳐 갔던 나혜석, 손기정 등 근대의 인물들도 소개되며, 이번 전시를 위해 호텔로 변모한 구 서울역의 역사적 가치를 드러낸다.

참여작가: 고재욱

205호실: 호텔, 루시드 드림

20세기-21세기 호텔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수많은 차원의 시간여행자들의 이야기. 호텔은 타임머신이자 타임캡슐이다. 여행객들은 각자의 시간대에 기억과 흔적을 남긴다. 호텔은 마치 우리가 루시드 드림(자 각몽)처럼 깨어 있는 정신 상태에서 꿈을 꾼다는 것을 알려주는 특별한 장소이다. 노마드 시대의 오아 시스와 같은 곳이 호텔이다. 프로젝트 그룹 흥신소는 다양한 전문 분야 호텔리어의 육성과 호텔 투숙객 들의 특별한 경험을 인터뷰한 영상과 설치작품을 연출한다.

영상: 김기노, 김노암, 신나라, 임지연, 박겸숙
참여 작가: 한수지, 이경민, 박준혜


이외에도 전시기간 동안 호텔로 변모한 문화역서울 284에서 수시로 펼쳐지는 해프닝적 퍼포먼스와 공연들로 구성된 <살롱 도뗄>

호텔은 근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호텔의 공연장과 쇼를 통해 당대 예술교류 플랫폼으로서 기능 을 하였다. «호텔사회» 전시에서는 호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공연과 해프닝적 퍼포 먼스를 기획하여, 관람객들에게 근대 호텔의 예술적 기능을 상상하며 보다 입체적인 전시 경험이 가능 하도록 하였다.

총감독: 윤한솔
연출: 김지은, 김혜림, 심이다은

벨보이 퍼포먼스

트롤리로 짐을 옮기는 벨보이. 힘겹게 옮기던 캐리어가트롤리에서 쏟아지고 벨보이들은 더욱 당황하며 여러 가지 슬랩스틱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메이드 퍼포먼스

청소 카트를 밀며 다니는 두 명의 메이드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수다를 떤다. 어젯밤 객실에 묵 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오늘 오는 유명한 손님에 대한 이야기 등 호텔에 돌아다니는 소문을 계속 해서 시끄럽게 떠들고 호텔직원 혹은 벨보이들에게 지적을 받기 일쑤다. 침대보를 정리하며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오방神과

경기소리꾼 이희문이 오방신으로 분하여 중생(관객)들과 함께 고통과 번뇌로 가득 찬 속세를 탈출하는 ‘사바세계 탈출기’를 그린다. 뽕끼 가득한 라이브 민요와 함께 중생들은 잠시나마 속세를 잊고 오방신(五方神)의 세계로 떠난다.

참여: 이희문, 놈놈(신승태, 조원석), 허송세월(노선택, 선란희, 박현준, 스마일리송, 유나팔, 송승호, 강신태)

Let’s make love tonight

근대호텔 쇼장의 무대와 식당을 새롭게 해석한 그릴 홀 공간에서 김오키 새턴발라드는 기존 곡들과 새 로 발매될 곡들로 공연을 펼친다.

참여: 김오키새턴발라드

One of those amenities

아침에 일어나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해동하는 것. 출퇴근길에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 컴퓨터로 업무 를 보고, 핸드폰으로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하는 것. 일상의 모든 행동과 순서들은 인간을 위한 편리로 부터 출발해왔다. 는 일상 속에서 쏟아지고 있는 편리들, 우리 주변의 ‘어메니티(쾌적, 편의, 아름다움…)’에 대한 공유의 장이다. 편리에 의해 발현된 것들에 대한 경험, 생 각, 의심에 대한 담론들을 나누고자 한다.

참여: 움직임극단곡선

문엽쇼 문엽쇼

호텔 앞 광장에서 노래 부르던 악사들은 이제 이곳에서조차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누더기 옷을 벗 고 양복을 걸치면 노래할 수 있을까. 누가 이들에게 문을 열어주는가.

참여: 코리안집시상자루

여성예술가귀국전

더 먼 곳으로, 더 넓은 곳으로 떠나고자 했던, 떠나야만 했던 여성예술가들의 절실하고 찬란한 귀국전. 붓을 잡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었던 나혜석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의 최초이자 최후 의 사랑, 그리고 황홀과 미의 극치에 이른, 춤추는 최승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참여: 김보경(나혜석役), 김민주(최승희役), 정양아(윤심덕役)

경성판타지

경성을 찾아온 마술사. 일루셔니스트가 «호텔사회» 전시공간을 활용해 경성판타지 마술공연을 펼친다.

참여: 임태홍

화려한 휴가

호텔에 나타난 애매한 춤꾼들. 이들은 휴가 온 걸까? 일하러 온 걸까? 호텔에 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언제나 둘 중 하나다. 투어공연이거나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휴가. 춤도 마찬가지이다. 무대에서의 춤, 일상의 춤. 일과 여가의 애매한 경계에 놓인 춤을 만날 수 있다.

참여: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Space Movement

근대 호텔의 쇼장 무대와 식당을 기본으로 새롭게 해석된, 그릴 홀 공간에 있는 무대장치와 소품을 활 용하고 움직이며 마임공연이 진행된다.

참여: 서울예술대학교 마임동아리 판토스(PANTOS)

*각 프로그램마다 참여방법과 일정이 상이하니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 284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https://www.seoul284.org


아시아권 실험음악을 통해 지역과 문화를 뛰어넘는 경험을 선사하는 <에이-멜팅 팟>

<에이-멜팅 팟>은 아시아의 실험·즉흥·독립 음악의 음향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2020년 <에 이-멜팅 팟>은 철도역으로서 교통의 요지이자 문화 교류의 통로이며 새로운 문화가 전파되는 곳이었던 문화역서울 284에 청각적 거점을 두고 전시기간 동안 음악을 통해 지역과 문화권을 뛰어넘는 다층적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아시아라는 공간적, 정신적 영역의 안과 밖을 이동하며 꾸준히 자기 작업을 하고 새로운 씬을 만드는 창작자들을 통해 자신과 타인, 개인과 사회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 는 상상력과 교류의 장을 선보인다.

기획: 박다함, 신보연

오프닝 파티 A–Melting Pot #1

1980년부터 현대까지 한국/일본 팝/댄스 음악을 중심으로 수집해서 소개하는 하세가와 요헤이와 타이 거 디스코의 파티 <디스 이즈 시티 라이프>를 연계하여 진행한다. 뮤지션 수민을 초대해 디제잉과 라 이브 공연으로 발전시켜 이번 전시의 역동적 시작을 알릴 것이다.

참여: 타이거 디스코(한국), 하세가와 요헤이(일본), Apotak

A–Melting Pot #2

60-70년대 예술 교류의 현장이었던 호텔 쇼장의 레퍼토리 공연을 현재로 옮겨와 소개한다. 호텔 쇼장의 상징적 오브제들이 재해석되어 배치된 그릴을 무대로 고전음악과 전통음악의 경계를 넘어선 젊은 장인의 끝없는 변주와 즉흥음악은 시간과 공간,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자리로 만들 것이다.

참여: 이옥경(첼로) x 박순아(가야금)

Mobility as Voice A-Melting Pot #3

클로징 공연 <목소리로의 이동성>은 전자음악이라는 틀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는 창작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평소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자음악가들을 RTO의 공간으로 소환하여 여러 시도들을 연결하며, 감각의 전환과 능동적 청취 경험이 가능한 새로운 라운지를 선보인다.

참여: Phew (일본), Meuko!Meuko!(대만), HWI (한국), VJING (미정)

A-Melting Pot 믹스테잎 x 리스닝스팟

오프닝 파티에서 진행된 하세가와 요헤이와 타이거 디스코의 음악을 한정판 믹스로 발매, 호텔 284 내 관광안내소 혹은 기념품 샵의 상품으로 판매하고 청취공간을 운영한다. 청취공간에는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스탠딩 형태로 배치하여, 현재화된 과거의 신문물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참여: 타이거 디스코(한국), 하세가와 요헤이(일본)

*각 프로그램마다 참여방법과 일정이 상이하니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 284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https://www.seoul284.org


출처: 문화역서울284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전시

무경계 No Boundaries

2023년 7월 15일 ~ 2024년 3월 31일

이안진 개인전: 목(ㅅ)없는 자들의 구송

2024년 3월 13일 ~ 2024년 3월 29일

조영주 개인전: 카덴짜

2024년 3월 8일 ~ 2024년 4월 14일